[프라임경제] ‘선거의 여왕’이 부활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영향력이 새삼 놀랍다. 박 위원장이 제19대 총선에서 원톱 체제로 새누리당을 이끌어 원내 제1당 자리를 지켜낸 이유에서다.
이명박 정부 임기 말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은 한때 ‘100석 안팎’ 확보라는 어두운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16대 이후 12년 만에 제1정당을 탈환하겠다던 민주통합당의 노력은 새누리당의 예상밖 선전으로 물거품이 됐고, 새누리당이 비례대표 25석을 포함해 과반이 넘는 152석을 차지했다. ‘박근혜의 승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박 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진두지휘하기 전가지 당내에는 온갖 악재가 잇따랐다. 디도스 공격 사건,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등 대형 이슈들이 강타했고, 이명박 대통령 측근 비리 문제와 함께 박 위원장에게도 장수장학회 논란 등이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박 위원장은 당의 정강정책은 물론 당명까지 바꿔버렸다. 스스로 쇄신을 강조하며, 달라진 당의 모습과 함께 민생안정을 최우선 정책으로 내세웠다.
이번 선거에서도 원톱으로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맡아 총지휘했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하루에 10~20곳에 달하는 지역구 유세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손목 붕대투혼’과 “잠을 줄여서라도 지원유세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박 위원장의 노력은 민심을 움직였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와 ‘정권심판론’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약속’ 지키는 정당이라는 이미지 심기 전략도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투표일을 열흘 남짓 앞두고 불거진 민간인 사찰 의혹과 부산 사상을 손수조 후보의 선거법 위반 논란과 문대성 후보의 논문 표절의 악재도 비껴갔다.
결국 박 위원장이 이끈 새누리당은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승리를 거뒀다. 특히 충청·강원도에서는 ‘박근혜 효과’가 돋보였다.
충북·충남 지역에서 모두 새누리당이 선전했고, 야권에 유리할 것으로 점쳐졌던 강원 지역구 9곳은 모두 새누리당이 차지했다. 대구·부산 지역은 말할 것도 없이 새누리당이 승리했다.
이와 관련 박 위원장은 12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새누리당을 믿고 지지해준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지난 4년간 새누리당은 국민여러분께 여러가지 실망을 드렸는데 이번에 마지막 기회를 주셨다고 생각한다”면서 “또다시 과거의 구태로 돌아간다면 역사의 죄인이 된다고 생각하고 새롭게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여러분께 약속했던 모든 것을 반드시 실천에 옮기겠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불법사찰 방지법을 제정하고 다시는 국민의 삶과 관계없는 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또 “우리 사회에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갈등과 분열”이라면서 “새누리당은 국민 통합으로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당 내부에서부터 계파나 당리당략과 같은 분열로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의 한계를 실감케 한 이번 총선 결과, 박 위원장의 정치적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 것은 물론 ‘박근혜 대세론’을 더욱 공고히 하면서 향후 대선 가도에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특히, 지금까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됐던 새누리당이 빠른 시일 내로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역전의 드라마’를 이룬 박 위원장이 다시 한 번 대표로 나설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