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르포] K-1소총 쏘며 실전전투처럼 ‘서바이벌 관광’

KCTC 병영체험…‘마일즈 장비’ 레이저광선 발사기·감지기 교전 재현

전지현 기자 기자  2012.04.12 09:00:2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대항군은 현재 6명만이 남았습니다. 나무 밑에 있는 두명의 대항군을 먼저 조준하십시오.” 20발이던 총알이 5발만 남았다. 40명으로 시작됐던 아군은 현재 15여명만이 남았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연막으로 시야가 뿌려진다. 하지만 연기가 자욱할 때만이 적지로 돌격할 타임이란다. “때는 지금입니다. 연기를 이용해 이동하십시오. 연기가 대항군의 시선을 막아줍니다.”

훈련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거리가 가까울수록 명중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대항군을 맞추기 위해선 100여m 떨어진 거리를 좁혀야 한다. 연기를 이용해 앞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사망소식은 내 차례가 될 수 있다는 무서움에 쉽사리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지난 3월29일 오후 강원도 양구군 남면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 Korea Combat Training Center)과 DMZ관광주식회사(대표 장승재) 주관으로 열린 병영체험에 참가했다.

국내 전문여행사 및 기자단 등 50여명을 태운 버스가 서울시 중구를 출발, 춘천을 지나 1시간 30분여 달리니 양구군. 3월말 봄을 알리는 자연의 소리는 서울에 만연하지만 하늘과 가까이 위치한 강원도의 날씨는 여전히 겨울이다.

◆실전 효과 ‘마일즈 장비’ 

2002년 4월 창설된 후 올해로 10돌을 맞이한 KCTC는 적군대항군과 쌍방 자유기동을 통해 전장의 실상을 간접 체험하는 과학화 훈련장이다. 세계 14개 존재하는 과학화훈련장 중 10번째로 만들어진 KCTC는 이중 5번째로 독자기술을 구축했다. 크기도 가로 16km, 세로 14km, 총면적 3297만평(109㎢)으로 여의도 면적 13배에 달한다. 미국, 독일 이어 3번째 큰 규모가 KCTC의 자랑꺼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마일즈 장비(Multiple Integrated Laser Engagement System, 다중 통합레이저교전 훈련체계). KCTC의 큰 특징인 다중 통합레이저교전 훈련체계 마일즈 장비마일즈 장비는 K-2 소총 실제화기에 레이저광선 발사기와 감지기를 부착, 실탄대신 공포탄이 발사돼 명중여부를 감지한다.

   
 
마일즈 장비를 체험키 위해 K2소총을 들고 사격 연습에 나섰다. 난생 처음 들어본 K2소총의 무게는 2.8kg. 제자리에 가만히 서서 10초만 들어도 손이 떨릴 정도로 무겁다.

사격 조준을 설명키 위해 일대 일로 붙어 설명하는 훈련단 관계자는 “처음 들어봤을 경우 무게도 무게지만 실제 탄환이 발사됐을 때 어깨로 감지되는 충격이 더 심합니다. 단단히 쥐십시요”라며 주의를 줬다.

원형으로 생긴 가늠쇠와 가늠자를 표적에 조준하고 쏘고 나니 노란색 불빛이 켜진다. 중상이란다. 두발을 연속으로 발사. 빨간색 불, 사망표시가 나온다. 여성 혹은 중고생 정도의 청소년이 들기에 다소 무겁게 느껴지지만 공포탄이 나가며 어깨에 죄이는 느낌은 총의 위력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은 ‘진정한 전투’가 무엇인지 실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마일즈를 통해 월·일·분·초 단위로 몇 발을 사격해 적군에게 얼마나 피해를 입혔는지, 기동율은 얼마나 됐는지 훈련통제본부 및 관찰통제관에 의해 실시간 훈련 상황이 통제된다.

   
 
훈련통제본부전투는 과학이라는 전제하에 개인전투기록카드 작성, 결과 DATA 역시 자동 처리돼 실제 보지 않아도 영상으로 객관적인 사후 검토까지 개개인별로 파악하고 분석한다.

현재 KCTC는 29구종의 마일즈 전투장비 총 5998정으로 훈련지역 11개소와 22개 모델을 구현, △대대급 규모 훈련, △전투실험 지원, △전투훈련 개념 발전 및 체계구축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가상이라 하지만 전쟁터를 실전에 가깝게 구상한 만큼 보안이 삼엄할 듯 여겨지지만 신분 조회만 통과하면 병영체험이 가능하다는 것. 병영 실전체험은 실전 같은 전투체험을 하며 평화와 안보의 중요성을 체험하는 국내 최초 관광상품이다.

◆선진국형 군대 홍보…안전의식 고취 효과

KCTC병영체험은 양구군과 KCTC는 대국민 안보의식 고취와 올바른 통일·안보관 확립을 도모하기 위한 지난해 11월28일 상호 협력증진 및 관광정책 공유의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양구군과 KCTC는 중고생 체험학습 및 일반일과 임직원을 대상으로 워크숍, 단합대회, 연수 전문 투어상품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KCTC훈련부장 김대성 대령은 “전장에서의 죽음을 간접체험을 함으로써 안보의식을 고취하고 후진국형 군대가 아닌 선진국형 군대임을 알려주기 위해 단체의 성격이나 목적을 고려해 일반인에게도 공개하는 병영체험 프로그램을 관광상품으로 내 놓게 됐다”며 “우리나라 군인 이미지가 좋지 않지만 훈련과정을 공개함으로써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안전의식을 고취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병영체험은 100m가량의 모의전장에서 시스템 조작을 통해 모의 전쟁을 테스트한다. 우리군 40명이 A팀, B팀으로 나뉘어 곳곳에 숨어있는 12명의 대항마를 향해 출발하면 체험이 시작된다.

   
 
이번에 선을 보인 평화안보 및 병영체험 관광상품 구성은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내에서 훈련통제본부인 EXCON 견학과 K-1, K-2 소총을 이용한 사격훈련과 휴대한 K-1소총에 마일즈(MILES)장비로 불리는 레이저광선 발사기와 감지기를 부착한 뒤 쌍방 실전 같은 교전 전투방식으로 서바이벌체험을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참가자들은 마일즈 장비 등 최첨단 군 장비를 활용한 전투체험을 통해 KCTC체계가 단순한 서바이벌 게임이 아니라, 실전적인 전투훈련을 통해 유사시 즉각 싸워 이길 수 있는 강한 육군의 진면목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의 여러 시설과 양구군의 안보관광자원을 연계한 평화안보 및 병영체험 프로그램은 최전방에 위치한 안보 ․ 군사적 요충지로서의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국민 안보의식을 고취시키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