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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강지민 그리고 이별여행

임혜현 기자 기자  2012.04.11 15: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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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통기타 음악이 유행하던 시절은 이미 오래 전에 지나갔지만, 그래도 미사리 같은 곳에서는 아직 당시 대학 시절을 보낸 이들이 그때 정서를 향유하는 공간이, 경제학적으로 표현하자면 '수요'가 조금은 남아 있다.

그런 곳에서 노래를 하는 이 중에 강지민씨라는 분이 있다. 외람되나 탤런트 임정은씨가 조금 더 나이를 먹으면 저렇겠다 싶을, 고운 스타일의 가수다.

천문학적인 숫자의 팬을 거느린 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유튜브에 공연실황(?)을 담은 파일도 다양하게 나돌고, YTN에서 뉴스 한 코너에 인물 대담 형식으로 기타를 목에 걸고 출연해 (짧은 시간이마나) 자기 팬덤이 형성된 경위에 대해 뉴스 앵커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도 있으니 말이다.

인지도 면에서는 이 분만 못한 많은 가수들이 더 많다. 그럼에도, 그들은 더 어려운 형편에서 오늘도 자신의 개성을 담은 목소리로 노래를 하고 있다. 이런 음지에서 일하는 많은 무명 가수들이 있어 우리 문화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고 문화에 문외한인 기자는 믿는다.

그래서, 기자는 아이돌그룹인 소녀시대의 팬이나 행여라도 강지민씨를 내몰고 소녀시대가 카페촌까지 공연을 하러까지 행차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다. 작은 카페에서 노래하던 수많은 강지민씨들에게 어느 날 고별 공연으로 ‘이별여행’을 부르라고 강요하는, 많은 무명 가수들의 밥줄마저 끊고 아무 데나 문어발을 뻗치는 소녀시대를 좋아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데 일반산업 자본 영역으로 가면, 염치없이 미사리 카페 자리까지 문어발을 들이미는 소녀시대 격의 행각들이 너무 많이 목격된다.

일설에, 모 대기업의 옛 납품사(통칭 하청업체)이던 업체의 채권단에서 이 회사로 오던 발주 물량이 부당하게도 ‘계약 몰아주기’로 다른 ‘부당한’ 경로로 빠져 나가 결국 회사가 문을 닫을 처지에 몰렸다며 어느 호텔을 점거한 채 ‘기습 시위’를 했다고 한다.

또 일설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또 다른 어느 대기업의 부당한 단가 후려치기를 적발, 과징금 1억원을 물렸다고도 한다.

또 다른 이야기에는, 어느 유통계 공룡과 거래하던 어느 납품업체 사장이 수사 압박을 못 이겨 투신했다고도 전한다. 그쪽에 리베이트를 주지 않았냐는 강도 높은 수사를 견디지 못해 몸을 건물 아래로 스스로
   
 
던졌다는 분석까지 나돈다. 설사, 정말로 뭔가 부정한 돈을 준 게 사실이고 이를 수사 핑계로 털어놓은들, 무엇이 달라질까 생각하는 게 (불행하게도) 대한민국을 사는 많은 이들이 가진 ‘상식’이다. 고백하자니 영원히 업계에서 따돌림을 받고 결국 일을 접을지 모르는 파장이 두려웠을 것이라는 해석인 셈이다.

아무리 비정한 전쟁이라지만, 대체 왜 이렇게 상도의는 고사하고 몰염치해 보일 정도의 행보들이 많이 목격되는지, 얼마나 많은 중소기업인들이 이별여행을 부르며 일을 접고 목숨을 끊어야 대기업들이 정신을 차릴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