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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회장 ‘지역전문가 확대’ 강조…속내는?

신흥 전략시장 파견 확대, 여성 전문가 비중 최대 30%

나원재 기자 기자  2012.04.10 17: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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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역 전문가 비중 확대와 지원을 강조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지역 전문가 제도는 사원들을 위한 것이고, 사원이 잘 돼야 회사와 나라가 잘된다는 것.

이 회장은 10일 지역전문가 출신 임직원 7명과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에서 오찬을 갖고 “여성 인력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역 전문가 비중을 25%에서 최대 30%까지 확대하라”고 주문했다.

이 회장은 이날 자리에서 지역전문가 출신 원기찬 삼성전자 인사담당 부사장의 지역전문가 현황을 듣고 이 같이 밝혔다.

◆마누라·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한 이유

이날 이 회장은 “회장이 되자마자 탁아소 운영 등을 생각했다”며 “사람들이 다들 뭐라 했지만 한 몇 년간은 아무것도 안 하고, 보고, 생각하고, 고민했다”고 회고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역 전문가 비중 확대와 지원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1990년대 들어서 손을 대기 시작한 지역 전문가 제도에 대해서는 특별히 애착이 있다”며 “이게 사원들을 위한 것이고, 사원이 잘 돼야 회사가 잘되고, 회사가 잘 돼야 나라가 잘되는 것인데 아무도 이해를 못해 답답했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분도 앞으로 발전하려면 5년, 10년, 20년 뒤 회사와 사회가 어떻게 바뀔지, 그리고 거기에 맞춰 내가 어떻게 달라질지 생각하면서 미래를 보고 나가야 한다”며 “내가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한 것은 다 그런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회장은 특수언어 지역의 기간 조정을 강조하고 나섰다. 아프리카 중남미 등은 1년이라는 기간에 현지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가는 게 쉽지 않다는 게 이유다. 삼성은 이에 대해 올해는 이미 운영 중이며, 내년부터 더욱 늘이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삼성은 1990년 이후 20년간 80여개국 4400명의 지역전문가를 양성했다고 밝혔다. 10일 기준 50개국에서 285명이 지역전문가로 활동 중이며, 총 양성인원의 60%는 전략지역으로 파견되고 있다.

삼성에 따르면 지난 1990년부터 1997년까지 선진국 중심으로 60%의 인력이 파견됐으며, 2000년 이후 인도와 중국, 중동아프리카 등의 양성을 강화했다. 또, 2002년 이후에는 매년 80% 내외를 전략지역에 파견 중이다.

삼성은 향후에도 신흥 전략시장의 확대를 대비해 선제적, 공격적 인재양성 강화를 위해 파견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신흥개척시장은 해당 지역에 대한 열정과 비전을 갖춘 인력을 선발하기 위해 사내공모 활성화 및 다양한 인센티브(경력, 보상, 평가 등) 부여를 검토 중이며, 우수한 여성인력을 적극 발굴 및 양성할 수 있도록 파견지역, 업무 및 선발방식 등의 다양화가 주요 골자다.

◆삼성 인사제도는 곧 도전·개척정신

한편, 이날 자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지역 전문가의 경우, 가족과 함께 가지 못하는 문제점 등이 편하게 논의됐다. 이 회장은 이에 대해 사실 가족이랑 같이 가면 좋겠지만, 현지화 속도가 느려진다는 점을 밝혔다.

때문에 일본 기업들이 삼성에 와서 제일 많이 물어보는 제도 또한 지역전문가 제도로 전해졌다.

삼성에 따르면 실제 일본 인사담당자 중 한 명은 “아니, 그러면 아프리카나 중남미에 가라고 하면 삼성 직원은 갑니까”라고 물을 정도다.

이에 대해 이인용 삼성 미래전략실 부사장은 “삼성에 지원하는 사람들 중 ‘왜 가냐는 설문’을 하면 지역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라는 답이 많다”며 “우리나라 청년들이 도전정신, 개척정신이 강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