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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건강카페’ 1호점 정운석 대표

“착한사업을 위한 장애인 편견 해소”

이혜연 기자 기자  2012.04.10 08:3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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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대전시 장애인복지시설은 지난해 107소로 매년 조금씩 늘어가는 추세지만 장애인을 위해 마련된 일자리는 한정돼 있다. 일자리를 구한다는 것은 사실상 ‘하늘에서 별 따기’ 수준. 하지만 대전시는 다른 중소 도시와 뭔가 다른 실천으로 눈길을 끈다. ‘장애인 고용 창출’을 내걸고 개소한 ‘건강카페’ 때문이다.

건강카페는 대부분 장애인 복지단체에서 운영주관을 맡고 있어 누구보다도 장애인 일자리에 관심이 높다. 현 건강카페는 각 지점마다 평균 80~250명의 고객들이 방문할 정도로 활발히 운영돼 개인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 건강카페를 개소하기위해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정운석 대표(사진 우측)와 장애인 근로자가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과의 소통의 장을 제공하고 있는 한울타리의 원장직과 건강카페 1호점(3,4호점)을 운영하는 정운석 대표를 만나봤다. 다음은 정운석 대표와의 일문일답.

-지난 2010년 12월 ‘건강카페’ 1호점이 생긴 후 꾸준히 카페 개점을 원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이렇듯 장애인 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건강카페’를 운영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장애인의 상징성을 높여보자는 목표로 건강카페를 운영하게 됐다. 건강카페를 운영하기 전에 사람들이 장애인에 대한 시선이 곱지는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하나의 문화로 결합한다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건강카페 1호점 운영을 시작하면서 걱정에 앞섰지만, 최대한 장애인 근로자들이 일하는 모습을 직접 고객들에게 보이게 하고, 대화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꾸준히 가르치고 훈련시켰다. 지금은 시키지 않아도 장애인 근로자들은 지금 직업에 만족하며 사람들과 소통하려고 꾸준히 노력한다. 지금도 항상 매일 오후 1호점, 3호점, 4호점을 방문해 장애인 근로자들과 하루의 일과에 대해 얘기하고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마음이 저절로 뿌듯해진다.

-한울타리와 건강카페에서 많은 장애인 근로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어떻게 고용됐으며 근무환경이 어떤지.

▲우선 건강카페 1~7호점에서 일하는 장애인은 총 29명이다. 물론 이들이 카페를 도맡진 않는다. 그래서 장애인의 편견을 없애기 위해 비장애인 바리스타와 장애인 근로자들이 함께 ‘건강카페’에서 근무하고 있다. 장애인 근로자들은 자신이 직접 채용하고 있으며 이미 많은 장애인들이 근무하기를 원할 정도로 계속해서 신청서가 들어온다. 현 장애인 근로자들은 직접 채용한 인원이 대부분이고, 대전시에서 복지일자리훈련을 통해 뽑힌 인원은 각 지점에 2명씩 배치돼 있다. 이들은 모두 정규직이다. 기간계약에 상관없이 모든 장애인 근로자들은 4대 보험에 가입돼 있으며 하루 평균 3시간에서 많게는 10시간까지 자유롭게 근무한다. 한울타리 장애인 근로자들도 근무시간과 급여는 건강카페와 다르진 않다. 현 한울타리에 근무하는 장애인 근로자는 모두 33명, 이들은 모두 정신지적장애를 앓고 있지만 자신이 맡고 있는 일에 감사하며 매일 손으로 만든 빵과 쿠키를 만들고 있다.

-건강카페와 한울타리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운영방침이 있다면.

▲가장 1순위는 당연 사회적 편견을 없애는 것이다. ‘누가 그렇더라’를 콕 집어 표현할 수는 없지만 누구나 한번쯤 장애인을 바라보는 편견을 가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건강카페를 운영하면서 처음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고 확신이 서지 않았다. 특히 사람들이 자신이 먹는 음식에 예민하기 때문에 ‘장애인도 음식을 만들어 제공할 수 있다’는 표현보단 ‘장애인이 만든 음식’으로 인식해 ‘건강카페’를 운영하면서 사람들의 의심스러운 눈초리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건강카페’가 이만큼 성장했을 정도로 현재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편견은 많이 무너졌다는 것. 이러한 점에서 항상 감사하고 더욱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다양한 장애인 일자리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건강카페가 유명세를 타고 성장하고 있다. 향후 ‘건강카페’를 늘릴 생각이 있는지, 혹은  다른 장애인 일자리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지 말해달라.  

▲현재 건강카페는 7호점까지 설치됐으며 각 지점마다 특성을 가진 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최근 새롭게 건강카페로 계획 중인 것이 있다. 바로 ‘건강카페 1호점’에서 근무하는 부부 김경엽씨와 한밭수목원점(4호점)에서 근무하는 조경란씨가 직접 건강카페의 운영자로 선정하자는 방안이다. 이들은 이미 언론에 보도됐을 정도로 유명한 스타다. 특히 김경엽씨는 3급 정신 장애인으로 아침과 저녁에 약을 먹어야만 일상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에 직장을 구하는 것은 꿈만 같던 일이었다. 이랬던 이들이 ‘건강카페’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심지어 이제는 ‘사장’이 된다는 사실. 이 사항이 성사되면 일자리를 구직하는 많은 장애인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