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 무가지에서 ‘거시기 속엔 뭐가 있을까’라는 제목의 재미있는 칼럼을 읽었다.
다음은 그 내용이다.
『 어느 항구에서 본 간판이다. ‘모텔 같은 펜션’. 얼핏 겉모습은 여인숙 정도인데 아마 그 안은 좀 다른 모양이다. 만일 살짝 바꾸어 ‘펜션 같은 모텔’이라고 한다면? 별 차이가 없나? (중략) 뭔가 내놓고 언급하기가 껄끄럽다거나 거리껴지면 ‘거시기’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거시기가 거시기항께 거시기하요.’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로서는 도저히 납득이 불가능한 어법이다. 하지만 그 말을 주고받는 이들끼리는 전혀 거시기 하지 않다.』
금전적 비리에 연루된 사람이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그건 관행이다’이다. 그 말은 ‘떳떳하지 않은 줄은 알긴 하지만 남들 하니까 나도 따라 했다’는 정도의 의미일 것이다. 즉, ‘불편한 진실’이라는 것이다.
얼마 한 일간지에 난 전면광고 ‘환자들만 몰랐던 치과계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광고가 눈길을 끌었다. 한 치과 병원이 임프란트 비용을 공개하면서 일반병원들이 턱없이 많이 받아 폭리를 취했다.
이런 지적을 받은 자들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비용을 더 줄이겠다. 200만원이 넘는 인공치아 하나 당 심는 비용을 100만원 아래로 줄이겠다’고 했다. 반가운 소리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살지’라고 말하는 시대는 지났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인공치아를 심어야 한다. 예외가 없다. 그런데 그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하게 되면 보통 4~5개는 심어야 하는데, 그게 만만찮은 액수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카너먼은 “인간은 감정의 영향으로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한다”고 했다. 또 프로이트는 “인간은 합리적인 동물이 아니라 합리화하는 동물”이라고 했다. 뭘 말하는가? 인간은 불편이나 위험에 직면하지 않기 위해 자신에게 유리하게 합리화하는데 뛰어나다고 정리해보면 어떨까?
진실만이 통용되지 않고, 때로는 진실보다는 거짓이 더 기승을 부리는 세상에 적응하여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 또는 자기들끼리만 아는 불편한 진실을 합리화해내지 못 한다면 얼마나 불편했을까?
사람들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것은 적절하게 포장하여 불편한 진실이 드러나지 않게 덮어버릴 줄 안다. 뇌물을 줄 때 “이거 제 작은 성의입니다”라면서 준다. 이래야 뇌물 수수라는 불편한 진실은 은폐되고 서로의 양심은 무겁지 않게 된다.
우헌기 ACC 파트너스 대표코치 / (전)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 / (전) 택산상역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