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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역동성 넘어선 섬세한 드라이빙 ‘아우디 A6’

100㎞/h까지 6초, 흔들림 없는 150㎞…파워풀보다 부드러움 승부

전훈식 기자 기자  2012.04.06 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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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1968년 첫 등장한 이후 일곱 차례의 진화를 거듭한 아우디 A6는 ‘기술을 통한 진보’를 바탕으로 ‘쿠페 같은 세단’으로 변화를 꾀했다. 더구나 7년 만에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을 전면 교체하는 과감함을 보이기도 했다. 새롭게 선보인 A6가 국내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에 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아우디는 프레스티지 중형 비즈니스 세단 ‘7세대 A6’의 아·태 지역 출시를 위한 사전 시승 행사를 진행했다.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가 신차 출시 이전에 시승 행사를 유럽이 아닌 아시아 특이 국내에서 하는 것도 매우 이례적이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아·태 지역에서 큰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출시된 ‘A6’는 사실 1968년부터 장기간 판매됐던 ‘100(C4)’의 후속 차종이다. 1994년에 ‘100’이 페이스 리프트를 거쳐 당시 아우디의 새로운 작명법에 따라 차명이 A6로 바꿨다. 차명인 A6를 기준으로 하면 4세대이지만, 전신인 ‘100’을 기준으로 하면 현재까지 7세대가 출시된 셈이다.

‘기술을 통한 진보’를 바탕으로 ‘쿠페 같은 세단’으로의 변화를 실현했다는 7세대 A6가 기존 6세대 모델과 비교해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지 시승을 통해 샅샅이 살펴봤다.

◆‘스타일’로 디자인 압도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정통성’을, BMW가 ‘역동성’을 강조한다면, 아우디는 ‘스타일’을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다. 단순하지만, 경박하지 않은 디자인으로 젊은 럭셔리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7세대 A6은 이전 모델보다 더 ‘영(young)’해졌다. 외관 디자인은 긴 엔진 후드와 짧은 오버행, 유선형의 루프 라인으로 우아하면서도 단단한 근육질의 형상을 한층 돋보이게 했다. 여기에 더욱 커지고 넓어진 모습으로 새롭게 디자인된 6각형의 고광택 싱글프레임 그릴은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앞모습이다.

전체적으로 일체형 그릴과 전면에서 후면까지 일필휘지로 이어지는 측면 라인은 여전히 유지하면서, 데이라이트 LED와 날카로운 각을 준 전조등, 누른 듯 한 후미등은 이전 모델을 밋밋하게 만들어 버렸다. 하지만 더 젊어진 디자인은 40~50대 구매층에게는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올 우려도 발생됐다.

외부 디자인은 젊은 층 쪽에서 더 좋은 반응을 보이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호응이 줄어들겠지만, 내부 디자인에서는 완승을 거뒀다. 대부분 브랜드들이 상위 모델과 구분을 두기 위해 기준 사양에서 의도적인 절제를 하는 반면, A6는 기준 사양에서 높은 급을 선택할수록 더 좋은 편의사양을 선택하는 방법을 채택했다. 이 때문에 기본형을 선택하더라도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버튼 질감이나 디자인도 한층 세련됐지만, 이보다도 UV코팅으로 장시간 사용해도 품질에 변화가 적도록 세심한 배려가 녹아있었다. 이와 함께 파노라마 썬루프가 제외된 것은 안타깝지만, 실내등과 선루프 조작부도 디자인이 더 향상됐다.

◆곳곳마다 섬세한 터치…우아함으로 매듭

운전석에서 대시보드 패널까지 운전자를 중심으로 유려한 곡선이 눈에 띈다. 시동을 걸면 대시보드에 숨어 있던 8인치 대형 컬러 모니터가 나온다. 이번 7세대 A6는 이전 모델들과는 달리 다양하고 혁신적인 편의장비가 탑재됐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예전에 멍청한 한글화만 이뤄졌었던 MMI는 제대로 된 한글화가 이뤄졌고, 내비게이션 시스템도 자체적인 시스템을 구동한다. 

   
A6 내부는 운전석에서 대시보드 패널까지 운전자를 중심으로 유려한 곡선이 눈에 띈다.

기어 옆을 보면 터치패드가 자리 잡고 있다. 기존 6세대와는 달리, MMI 터치식 내비게이션과 조그셔틀이 장착되면서 손가락으로 글씨도 쓰고 셀렉팅 기능도 있어 진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필기 입력 시스템은 이번이 처음으로, 동양소비자들을 위한 기능이라 아우디 측은 자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전 모델의 MMI에서는 블루투스가 안 되는 단점을 이번 7세대 모델에서는 개선, 적용해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도 했다.

재밌게도 내비게이션을 통해 개인 취향에 따라 차량을 3가지 혹은 4가지로 조절할 수 있는데, 모드에 따라 엑셀 반응 세팅부터 변속기 프로그래밍, 스티어링 휠, 서스펜션 등이 달라졌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부드러운 서스펜션 대신 좀 더 빠른 엔진 반응을 원한다면, 각 부분을 취향대로 설정할 수 있는 인디비쥬얼 모드도 따로 준비돼 있었다.

이밖에도 속도뿐만 아니라 내비게이션의 길 안내 기능을 유리창에 비춰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어도 편리한 운전을 도와준다. 이 디스플레이어는 취향이나 신체 사이즈에 맞게 높낮이 조절도 가능하다.

◆특히 코너링에서 ‘드라이빙 진가’

본격적인 시승에 들어갔다. 시동을 켜고 액셀을 밟으면 의외로 가볍고 부드러운 느낌이 든다. 독일 브랜드 특유의 힘보다는 일본이나 국산 차량에서 느낄법한 주행감이다.

사당에서 수원으로 이어지는 과천의왕간고속도로를 달렸다. 가속도를 내면 아우디 특유 콰트로 4륜구동의 역동적인 힘을 쏟아낸다. 슈퍼차저 기술이 결합된 3.0 TFSI 엔진은 최고출력 310마력, 최대토크 44.9㎏·m의 성능을 갖췄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100㎞/h까지 6초가 걸리지 않는다. 시속 130㎞까지 부드럽게 가속되고 150㎞에서도 차체 흔들림이나 과속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A6는 일본이나 국산 차량에서 느낄법한 주행감으로, 시동을 켜고 액셀을 밟으면 의외로 가볍고 부드러운 느낌이 든다.

코너링에서 A6의 진가는 발휘하기 시작했다. 스티어링 조작시 독특한 4륜 구동 장치와 함께 회전 반경 안쪽의 두 축에 브레이크 제동을 주는 ‘토크 벡터링 기술’이 적용돼 날카로운 코너링이 가능했다. 고속주행시 미끄러질만한 급커브길에도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고 돌아 나갈 만큼, 차량의 한 가운데에 무게중심이 잡혀 있다.

솔직히 기존 A6의 코너링 성능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무거운 차체와 부드러운 서스펜션은 패밀리카로써 편안한 고급차였을지 모르지만, 운동성능 쪽에서는 강한 언더스티어(코너 바깥쪽으로 밀려나가는 현상)를 보이는 둔한 편에 속했다. 아우디도 이러한 부분에 대해 마음에 걸렸는지 이번 7세대 신형 A6에서는 많은 노력이 가했다.

프런트 펜더와 엔진 후드, 트렁크, 도어 등 바디의 20%를 알루미늄 컴포넌트로 제작됐으며, 차체의 경우 스틸과 알루미늄의 조화를 이룬 알루미늄 하이브리드 차체를 사용했다. 이로 인해 기존 모델보다 무게를 최대 135kg(TDI 기준)가량 감소시켰으며 이로 인해 연비도 22% 향상되면서 13.5km/ℓ를 실현했다. 아무래도 차체가 너무 무거워 비난을 받았던 만큼 연비를 끌어올리기 위한 개선이겠지만, 그 덕에 이전 모델처럼 둔하진 않았고 언더스티어도 많이 줄어드는 ‘1석2조’의 효과를 봤다.

아우디는 지난해 A6 출시 행사 당시, 벤츠와 BMW의 경쟁차종과 비교 시승을 실시한 바 있다. 물론 타이어 브랜드 차이 등 조건이 달라 경쟁 차종과의 우위를 논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시승을 마친 후 이번 7세대 A6에서 정확히 확인한 것은 있었다. 바로 가격 대비 향상된 파워트레인에 안정적인 주행감각, 각종 첨단 사양까지 더해졌다는 것이다. 7000만원 안에서 300마력 이상을 느낄 수 있는 A6는 분명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국내에서 월 600대 이상 판매하겠다고 자부하던 7세대 A6. 성공 가능성도 결코 낮지 않았다.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 여부에 따라 국내에서 어떠한 활약상을 보여줄지 판가름 날 것으로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