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배 기자 기자 2012.04.06 17:59:46
[프라임경제] 19대 총선에서 첫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세종특별자치시는 충청권 ‘정치1번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른 지역구와는 달리 충청권은 3파전 양상이 뚜렷한데 세종시도 다르지 않다. 새누리당 신진 후보, 민주통합당 이해찬 후보, 자유선진당 심대평 후보가 금배지를 놓고 대결을 벌이고 있는 것.
4·11 총선 세종시에서 첫 국회의원 자리를 놓고 대결을 벌이고 있는 민주통합당 이해찬 후보(좌)와 자유선진당 심대평 후보(우). |
하지만 사실상 이 후보와 심 후보 양자 구도로 접전을 벌이고 있고, 여기에 무소속인 고진천·박재성·박희부 후보가 이들의 뒤를 쫓고 있다.
◆탄탄한 인지도와 정치신인
이 후보와 심 후보는 탄탄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표심 잡기가 한창이다. 이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 정치 거물로 노 전 대통령이 시작한 세종시를 완성한다는 이미지에 무게를 실었다.
실제 이 후보는 지난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직접 기획하고 추진했던 ‘친노계’의 좌장이다.
이와 관련 세종시에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이 후보의 출마의 변은 확실하다. ‘세종시 설계자’로서 세종시 완성의 소임을 다하겠다는 것.
심 후보는 충청권을 텃밭으로 지역 연고를 앞세워 지금까지 세종시를 지켜왔고, 앞으로도 지켜가겠다는 ‘사수론’을 내세워 민심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지난 18대 총선에서 세종시 선거구의 전신인 충남 공주·연기 선거구에서 당선된 바 있다.
심 후보가 타 후보와 차별성을 갖는 부분 역시 ‘사수론’과 일맥상통한다. 세종시에 대한 진정성 있는 대변자는 과거나 현재, 미래에도 본인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스스로를 세종시의 ‘조강지처’라고 칭하며 ‘세종시는 심대평, 심대평은 세종시’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두 인물에 비해 인지도가 부족한 신 후보는 충청권 출신으로 ‘지역 일꾼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박근혜 선대위원장의 후광을 등에 업었다. 세종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기획했고, 박 위원장이 완성했다는 논리다.
신 후보는 또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못 돌린다”면서 새로 태어난 도시에는 새로운 정치인이 새 정치를 펼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후보와 심 후보는 이미 그 시대에 자신의 소명을 다 한 사람들이라는 설명으로 새 역사를 창조할 사람은 새로운 정치인 즉, 본인이어야 한다는 것.
◆표심 흔들만한 공약은 무엇?
그렇다면 그들이 내세우고 있는 공약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신 후보는 △세종시청의 조치원 이전 건설 △무상임대주택 5000세대 건설 △일자리 창출과 소득증대 △군부대 이전 추진 및 그린벨트 해제 △컨벤션 도시 육성을 내걸었다.
세종시청 이전은 현실적으로 연기군의 발전과 함께 조치원 지역은 지역발전이 후퇴할 수 있다는 지역민들의 여론에 따른 공약인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워싱턴 DC수준의 도시건설을 표방하고 있다. 세종시 특별법 개정을 공약으로 내건 것. 세종시 특별법 개정의 요점은 제주특별자치도와 비슷한 수준의 독립적, 자주적 시정운영에 대한 권한과 재정을 갖춘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복지공약으로 △세종시 이전 공공기관과 노인, 자애인 맺어주는 자매결연 은행 설립 △종합병원 유치 △의료펀드 설치 △조치원에 제2시청사 설치 등을 제시했다.
또 한미 FTA 재협상 관철과 관내 32개 초중고교 혁신학교로 전환,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 전면실시 등을 제안했다.
세종시에 대한 무한 사랑을 표방하는 심 후보는 세종시의 가장 큰 당면과제는 전 권역의 고른 균형발전이라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지역내 균형발전을 위해 추가 예정지역을 지정해 중앙정부의 예산을 투입하고, 장기적으로는 세종시 전역을 예정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약속했다.
이어 △조치원역 민자역사 건설 △두 개의 군용항공기지 이전 △과학벨트 관련 시설 유치 △주거지·호수공원·박물관 건립 등을 제안했다.
그런가 하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과학기술부를 분리해 세종시에 두고 과기부 산하 우주개발청 신설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2030년까지 7만개 일자리 창출과 국제영어기숙학교 설립 의사도 밝혔다.
◆표심 드러나지 않는 충청권 “뚜껑 열어봐야”
충청권은 표심이 드러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밑바닥 민심은 선진당을 향하고 있지만 결과는 끝까지 봐야 한다는 것. 특히 세종시의 경우 첫 국회의원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주민들은 좀 더 신중함을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힘이 있는 사람과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 중 어떤 후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승패는 갈릴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들은 선거철에만 요란하고 당선되면 얼굴도 비추지 않는 ‘높으신 분’ 보다 첫 출발을 앞둔 세종시의 발전과 주민들의 속내를 알아줄 수 있는 후보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금까지 여론조사는 민주통합당 이 후보가 앞서고 있다. 심 후보가 그 뒤를 잇고 있으며, 신 후보는 뒤지는 모양새다.
지난 5일 충청투데이가 코리아 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가 47.0%로 1위에 올랐고, 심 후보는 27.0%, 신 후보는 9.4%의 지지를 얻었다.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33.5%, 심후보 30.2%를 보이며 접전을 보였지만 한달이 지나자 이 후보의 지지율의 13.5%p 대폭 상승하면서 격차를 벌인 것.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신뢰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최근 세종시 민심은 특히 안개속을 걷고 있는 이유에서다. 실제 일부 주민들은 여론조사 전화에 일부러 반대로 답하기도 하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대로 혼 좀 나보라는 속내다.
결국 세종시의 승패는 뚜껑을 열어봐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종시 승패는 조치원읍에서 갈를 가능성이 높다. 조치원읍의 유권자 비율은 전체 유권자의 43% 가량으로 조치원읍 주민들의 정치 신뢰도는 바닥을 치고 있는 상태다.
세종시 추진과정에서 연기군 전체(조치원읍 포함)가 포함되면서 정부청사가 위치할 세종시 남부지역에 비해 조치원읍이 상대적으로 소외될 우려감을 갖고 있는 것.
각 후보마다 조치원읍을 중심으로 한 ‘균형발전론’을 내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