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수첩] ‘기발한 광고’ 득과 실

노현승 기자 기자  2012.04.06 17:15:22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최근 속옷 브랜드 ‘보디가드’가 기발한 광고로 눈길을 끌고 있다. 보다가드 공식 홈페이지에서 공개된 이 영상은 체리, 사과와 수박 등 둥근 모양의 각종 과일과 풋고추, 파프리카 등 길쭉한 모양의 채소 등만 등장시켰는데, 이는 신체 부위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위험한 수위를 넘나드는 광고임에도 유튜브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이 광고는 영상 퍼가기 이벤트 효과로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광고를 본 누리꾼들은 “참신하고 기발하다”, “광고가 섹시하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미지가 좋은 모델을 기용해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는 기업도 있다. ‘피겨여왕’으로 잘 알려진 김연아가 출연한 맥심화이트골드 TV CF는 공개되자마자 월간 광고효과, 광고효율성 부문에서 1위를 싹쓸이하며 ‘여왕’의 저력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렇듯 하나의 브랜드 광고는 유사 브랜드들로부터 차별화를 효율적으로 촉진시켜 강력한 브랜드 아이덴티티(Identity)를 구축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브랜드 자산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기업들은 기발한 광고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광고로 모든 기업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는 것만은 아닌 듯싶다. 최근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으나 뜻하지 못한 역풍을 맞는 광고도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투쿨포스쿨(too cool for school)’이란 화장품 브랜드다. 이 브랜드는 신제품 ‘McGirly’를 출시하면서 독특한 거리광고를 시도한 것이다. 상품명은 밝히지 않고 약간의 단서만 줌으로써 관심을 유발하는 일종의 ‘티저광고’였다.

역풍의 발단은 “너를 만나면서 나는 늘 너라는 사전을 본다”라거나, “나는 뜨거웠다 말하고 너는 서늘했다 말한다” 같은 연서(戀書)에서도 요새는 잘 안 쓰는, ‘오글거리는’ 문구의 편지가 고객들에게 발송되면서부터다. 서울 신당동이라는 우편소인과 ‘M’이라는 이니셜만 있을 뿐 발신인조차 없는 글이 수차례 전달되자 여성고객들이 불안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스토커라고 오인한 여성고객도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짧은 시간 안에 제품을 인식시켜야 하는 만큼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다. 기발한 광고, 특색 있는 광고로 소비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고객을 공포로 몰아넣기까지 하는 엽기적인 광고로 흐른다면, 과연 긍정적인 광고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러니, 광고인들은 자기 작품이 “한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자극한다”며 찬사를 받을지, “상식의 한계선을 넘었구만?”이라고 손가락질 받을지 한 번쯤 생각해 보아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