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4·11 국회의원 선거로 전국이 떠들썩하다. 서로 자기가 각각의 지역에서 최고라고 자부하며 섬기고 봉사하겠다며 한 표를 구걸하고 있다.
구걸이라는 표현이 다소 거칠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필자가 보기에는 지역과 지역민을 위해 한 것도 할 것도 없으면서 무조건 달라고 하니 구걸에 다름 아니다.
또한 무조건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얄팍한 계산속에 지지해달라고, 상대 후보는 이런 저런 문제들이 있다고 지금껏 외쳐놓고, 이제와 슬며시 연대라는 허울 속에 누구를 지지한다며 투표용지에서 사라져간다.
이미 부재자투표가 진행되었는데 투표를 했던 그 표들은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
사라진 후보자와 함께 표를 찍었던 유권자의 마음과 표도 사라졌다. 필자는 지지니 연대니 하는 것은 그럴 수 있겠다고 하지만 그들의 이념과 철학은 어떻게 할 것인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든든하게 지켜주고 믿음을 얻어갔던 그들의 이념과 철학이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것을 보며 내 마음도 찢겨져 버려져 간다.
5일 존경하는 이종범선수의 은퇴기자회견이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야구하나만 바라보고 해왔던 선수의 갑작스러운 은퇴는 타이거즈의 팬들 뿐만이 아니라 야구팬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안타까워한다.
은퇴의 배경에는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해서, 스스로 밝힌 것처럼 “올 시즌 주전으로 뛸 수 없게 되면 5월쯤 스스로 은퇴를 하려고 했다”고 한다.
과연 이종범선수가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갈 수 없었을까. 눈에 보이는 실력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떨어졌던 것일까. 선수 이종범은 눈에 보이는 실력으로만 평가할 수 없다.
덕아웃에 앉아있는 모습만으로도 선수단에는 힘이 된다. 대주자로, 대수비로, 대타로 나서는 모습만으로도 기아타이거즈의 팬들은 열광한다. 자라는 후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한달만 기다려주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선수시절 선동열이 그러했듯 스스로 물러날 기회를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주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과연 그렇다고 이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오로지 이기기만 위해, 보이지 않은 큰 힘을 스스로 버린 것이다.
과연 이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오로지 이기기 위해 이념도 철학도 버리고 심지어 지지했던 표마저 버리는 지금의 정치현실과 너무도 닮아있다.
서글픈 현실이다. 이종범선수의 마르지 않는 눈물이 응원하는 우리들에게는 피눈물이 되어 누군가에게 분노로 되돌아갈지도 모르는 서글픈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