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자동차보험료가 4월 중순까지 각 업체별로 인하될 전망이다. 대형 손해보험사의 경우 대부분 1일 보험료 인하를 실시했으며, 중소형 업체들도 중순까지 보험료 인하를 마칠 계획이다.
운전자들에겐 더없이 좋은 소식이 됐지만 손해보험사들은 보험료 인하를 ‘조용히’ 넘어가고 싶었던 것인지 홈페이지 공시에 늦장을 부린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소비자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도입된 자동차보험료 가격공시 제도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0년 3월 자동차보험 경영안정화 대책 중 하나로 ‘보험료 수시공시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보험사가 자동차보험료를 인상ㆍ인하하기 전 해당 회사 홈페이지에 미리 공시해 소비자들이 다른 보험사로 옮길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는 것이다. 당시 금감원 측은 “보험료 조정에 대한 불신감을 없애고 소비자의 알 권리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시행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금감원의 시행 취지에도 불구하고 제도는 ‘유명무실’한 상태다. 1일 일제히 보험료를 인하한 손보사 ‘빅5’ 업체를 대상으로 자동차 보험료 공시 현황을 조사한 결과 현대해상(001450)만이 30일 사전에 가격공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000810), 메리츠화재(000060)는 인하가 시작된 1일 보험료 인하를 공시했으며 동부화재(005830)와 LIG손해보험(002550)은 그 이후 홈페이지를 통해 보험료 인하를 알렸다. 대부분 보험료 인하가 시작된 이후 가격공시를 했으며 2일 전 가격공시를 한 현대해상도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주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홈페이지 내에서 보험료 조정현황을 찾아보는 일도 쉽지 않다. 시장점유율이 높은 ‘빅5’의 홈페이지만 살펴봐도 자동차보험료 조정현황을 확인하려면 하단에 작게 쓰여진 ‘보험가격공시’나 ‘상품공시’란을 찾아들어가야 한다. 공시란을 찾아 들어가도 이후 한두번의 클릭 후에야 보험료인상이나 인하를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인 공지사항 등을 통해선 보험료 인상ㆍ인하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었다.
금감원은 현재까지 ‘날짜’ 등의 공시기준이 명확하지 않았고 ‘사전에 공지하라’는 지침만 내려진 상태여서 손해보험협회에 공시기준을 만들도록 지시한 상태라고 밝혔다. 규정이 시행된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공시기준도 없고 그를 바탕으로 관리ㆍ감독도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는 보험료를 인상ㆍ인하하기 며칠 전까지 홈페이지에 보험료 조정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규정이 명확히 없다”며 “협회가 기준을 만들고 나면 업계안에서 제재가 가해지고 자율규제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사전 고지’에는 동의하나 홈페이지 업데이트가 늦는다고 크게 문제될 건 없다고 반박했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경우 가격이 인하ㆍ인상돼도 개인계약 내용을 바탕으로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며 “미리 고지되지 않았다 해도 가입설계 받을 때 변경된 요율이 안내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보험료 인상ㆍ인하 전 사실을 알려야 하는 것이 맞지만 자동차보험 계약이 1년에 걸쳐 이뤄지고 가입시기가 다 다른 만큼 고객들에게 큰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보험료 수시공시 제도’는 고객과의 관계에 있어 믿음을 돈독히 하겠다는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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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고객에게 큰 피해가 없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은 옳지 않다. 홈페이지의 작은 공지일 뿐이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서비스부터 책임지는 손보사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