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달 30일 오후 12시쯤 광화문광장 사거리를 지나던 길에 한 장군님(?)을 만났습니다. 투구부터 갑옷까지 단단히 갖춰 입은 장군님은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서서 제주도 해군기지건설을 지지하는 1인 시위가 한창이셨습니다.
만약 이순신 장군님이 살아 계셨다면 제주도 해군기지건설에 관해 어떤 주장에 힘을 실으셨을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그런데 혹시 사진 하단에 있는 울퉁불퉁하게 생긴 보도블럭의 용도를 아시나요. 길을 걷다가 비슷한 모양의 노란색 블록을 자주 보셨을텐데요. 바로 시각장애인용 점자보도블럭입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시작장애인에게 길을 유도하고 안내하는 목적으로 설치한 것이죠.
이 점자블럭은 점형과 선형 두 가지로 나뉩니다. 사진과 같은 모양은 점형블럭에 속하죠.
길의 시작이나 갈라지는 위치를 표시하고, 장애물이나 위험지역을 인식하도록 주위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반대로 선형블록은 목적지점까지 방향을 유도하는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시작이나 갈라지는 위치에서 일정한 거리까지 설치해 정확한 방향을 잡도록 하는 것이죠.
이렇게 보도블럭 외에도 표지판이나 안내도 등 우리 주변 곳곳에서 점자를 볼 수 있는데요. 점자의 기원은 19세기 초로 야간 작전 시 암호용으로 프랑스 육군 장교가 최초로 개발했다고 합니다.
처음엔 세로로 6개의 점 2줄로 만들어졌던 12점 암호 점자는 시간이 흘러 지금은 6점 점자로 완성됐습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의 맹아들은 우리글을 배우기는커녕 당시 일본을 거쳐 넘어온 점자를 배우는 등 이중고를 겪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이를 너무 안타깝게 생각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당시 특수교육기관인 제생원의 맹아부 교사였던 박두성 선생인데요. 그는 5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1962년 11월4일 훈민정음 반포일에 ‘훈맹정음’이라는 최초의 한글 점자를 알렸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의 세종대왕이라 불리는 송암 박두성 선생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맹아들을 위해 전국 점자 통신 교육을 하고 죽기 직전까지 200여 개의 책을 점역했다고 합니다.
‘눈이 보이지 않으면 마음이 닫히고 세상도 닫힌다’는 송암 박두성 선생의 말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점자를 찾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점자 안내 표시가 널리 보급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