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기자 기자 2012.04.04 15:07:03
[프라임경제] 봄이 됐지만 여전이 쌀쌀한 날씨가 옷깃을 여미던 지난 2일 오전 10시, 일본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서 1시간 반여 가량 차로 달려 교토 저 멀리에 위치한 파란 간판의 ‘산토리’ 맥주 공장이 보인다.
시골스런 마을 속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이곳은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은 프리미엄 맥주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The Premium Malt's)’가 탄생한 곳. 오전 시간대의 공장이라 한산할 법도 하건만, 공장 견학을 위한 수십명의 인파로 안내 건물은 북적거린다. 10대부터 청소년부터 60대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방문객들이 꽃과 같이 화려한 향과 부드럽고 고운 크림거품, 깊고 진한 맛의 비결을 고스란히 담은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의 탄생 비법을 찾아 이곳을 방문한 것이다.
산토리 교토공장 외부 전경. |
공장 관계자는 “지난 1969년에 설립된 이 공장은 현재 1년 방문객이 11만명에 이를 정도”라며 “관광지로써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고 자랑했다.
◆천연수 찾아 일본 내 4곳 공장 설립
공장 안 입구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총 7개의 가마. 텁텁하고 쾌쾌한 곡물냄새가 코를 자극하는 이 장소에서 맥아가 ‘맥즙’으로 탈바꿈된다. 맥주 제조공정은 보통 맥아제조-맥즙준비-발효-숙성-여과-캔‧통 입 등 여섯 단계를 거친다.
산토리 교토 공장 블루 마스터 가츠미 오쉬타 상이 가마 내부를 점검하고 있다. |
공장입지도 눈에 띈다. 맥주의 90%를 구성하는 것은 물. 산토리는 맥주의 주재료인 홉과 맥아의 맛을 가장 이상적으로 이끌어 내는 요소가 바로 이 물이라는 점을 감안해 맥주양조에 적합한 ‘천연수’가 있는 곳을 찾아 도네가와, 규슈, 무사시노, 교토 등 4곳의 장소에 공장을 건설했다.
이곳에서 채수되는 산토리의 천연수는 긴세월 지층에 의해 여과되기 때문에 잡균이나 불순물이 없는 깨끗한 물로 맥주의 품질을 보장하고 효모에도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산토리 해외영업부 아나치상은 “4개 공장 중 생산량 2위를 자랑하는 교토 공장에는 160여명의 공장직원이 하루 평균 10만 케이스(박스)를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줄 보리와 홉. |
독일 할러타우산과 체코 사즈종 아로마홉 등 유럽산 아로마 홉 가운데 공급회사와 계약된 약 100개의 농장에서 엄선한 홉을 100% 사용, 꽃과 같이 우아한 향기를 지녔으면서도 강한 쓴맛이 느껴지지만 한순간에 사라지는 ‘맥주의 참맛’을 찾아냈다.
◆세계최고 맥주 맛 찾아 10년 연구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 야마모토 류조는 맥주의 본고장인 유럽으로 혈혈단신 건너가 여러가지 맥주를 연구하다 ‘세계최고의 맥주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열망을 품은 것이 ‘더 프리미엄 몰츠’ 탄생의 시발점이다. 그 후로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연구를 하다, 체코와 독일의 필스너 맥주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지난 2010년 12월 오비맥주를 통해 소개된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는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판매량만도 전년 대비 103% 증가한 1499만 박스. 출시 당시 50여개 고급주점과 호텔에서 병 제품과 생맥주만을 판매했지만 2012년 현재 전국 고급 호텔 레스토랑, 고급 일식주점 및 Bar 등 1500여 곳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더 프리미엄 몰츠’는 맥주의 본고장 유럽에서 개최된 세계최고권위의 식품 품평회 ‘몬트 셀렉션(Monde Selection)’ 맥주 부문에서 2005, 2006, 2007년 3년 연속 최고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1세기가 넘는 역사를 지닌 산토리는 일본 국민 기업으로, 많은 일본인의 사랑을 받는 음료, 주류 기업이다. 지난해 판매량만도 25조원, 영업이익은 1400억엔을 기록했다. 산토리 식음료와 주류 사업부는 산토리 기업의 양대 축으로 각 사업부는 각각 전체 기업 활동의 약 60%, 33%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