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총선판세⑦ 서대문갑] 이성헌 vs 우상호…12년 혈투

16대총선부터 19대까지 4번째 ‘맞대결’…연세대 81학번, 승자는?

이보배 기자 기자  2012.04.04 14:46:03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4·11 총선 격전지로 분류되는 서울 서대문갑은 12년째 같은 여야 후보가 맞붙고 있어 더욱 관심이 쏠리는 지역구다. 새누리당 이상호 후보와 민주통합당 우상호 후보가 바로 그들.

   
이번 4·11 총선 서울 서대문갑에서 4번째 맞붙는 새누리당 이성헌 후보(좌)와 민주통합당 우상호 후보(우).

이 후보와 우 후보는 1981년 나란히 연세대학교에 입학한 동기이면서 각각 1983년 1987년 총학생회장을 지낸 것으로 유명하다. 정확히 표현하면 이 후보는 학원민주화과정의 간선 ‘총학생장’ 출신이고 우 후보는 직선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같은 듯 다른 두 사람…엇갈린 행보 

연세대학교 총학생장 출신으로 이후 민주화추진협의회와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 본부 등에서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이 후보는 1993년부터 청와대에 근무, 최연소 정무비서관으로 국정운영에 직접 참여했다.

우 후보 역시 동대학 총학생회장을 역임하면서 1987년 6월 항쟁의 중심에서 민주화운동을 이끌었으며, 이한열 추모사업회, 연세민주동문회, 나라사랑 청년회,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전대협동우회 등에서 주요 직책을 맡아 우리 사회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쉬지 않고 달려왔다.

대학 졸업까지 비슷한 인생을 걸어온 두 사람은 정계에 입문하면서 행보가 달라졌다. 이 후보는 보수정당을 택해 김영삼 정부 시절 최연소 정무비서관을 지냈고, 현재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반면 우 후보는 진보성향의 정당을 선택, 참여정부 시절 대표적 386정치인으로 활동했고, 현재 한명숙 대표 체제를 떠받치는 486 그룹의 핵심 멤버다. 때문에 두 사람의 대결은 각 당을 대표하는 ‘상징성’도 지닌다. 양당 대표의 ‘대리전’으로도 볼 수 있는 것.

앞서 말했다시피 두 후보는 16대 총선부터 이번 19대 총선까지 무려 4번, 12년째 맞붙는 그야말로 ‘맞수’다. 지금까지 성적은 이 후보가 2번, 우 후보가 1번 번갈아가며 승리했다. 서대문갑 유권자들의 선택이 매번 달랐던 것.

결국 서대문갑 주민들은 여야 어느 한쪽에 마음을 몰아주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갈대’와 같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두 후보의 숙제인 셈이다.

두 후보의 네번째 대결을 바라보는 서대문갑 주민들의 시선은 크게 다르지 않다. 매번 나오는 사람이 나오다 보니 두 후보의 장단점을 꿰뚫고 있어 누가 낫다 아니다 여부를 말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많다.
 
또 두 후보가 번갈아가면서 당선이 됐지만 그때마다 달라지는 게 없다며 다른 인물을 원한다는 의견도 있다. 결국 정당을 보고 뽑아야 하느냐고 결론 짓는 유권자도 존재했다.

◆‘인물론’ vs ‘심판론’…유권자의 선택은?

이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주거 환경과 치안, 교육시스템 개혁을 강조하며 생활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우 후보는 신촌과 이대 부근의 전통적 상권 활성화와 초중등 교육환경 개선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지역 최대 현안은 북아현동 뉴타운 사업이다. 이 부분에 대해 두 사람은 이미 철거가 완료된 지역의 사업은 속도를 내 빨리 마무리 해야 한다는 같은 의견을 내면서도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우 후보는 “이미 집을 다 철거한 지역은 빨리 진척시킬 수밖에 없지만 주민 반대가 많은 곳은 출구전략을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이 후보는 “사업이 더딘 곳은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다수의 뜻을 따라야 한다”면서 “출구전략이라는 모호한 표현보다는 현실성 있는 대안을 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런가 하면 우 후보는 다른 야권 후보가 그렇듯 ‘정권심판론’이 이번 총선에서 유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년 간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 아래 힘들었다면서 이번 총선은 이에 대한 평가이자 시험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

반면 서대문갑 주민들에게 두번 선택받은 이 후보는 ‘지역인물론’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의정활동 기간 동안, 홍제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고 안산을 정비하는 등 지역구내 성과를 내세우며 지역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론조사 초박빙…오차범위내 격차

여론조사 결과도 초박빙이다. 이 후보가 앞서고 있긴 하지만 격차가 1.4%p에 불과하다. 지난 3일 문화일보와 리서치앤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는 36.7%의 지지를 얻었고, 우 후보는 35.3%를 차지했다. 오차범위 ±4.4%p에도 못 미치는 1.4%의 격차를 보인 것.

서대문갑은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특성 때문에 그만큼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무당층이 많고 대학이 많아 젊은 층의 표심이 민감하게 작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모름·무응답층은 28.0%로 조사됐고, 19~29세와 30대 투표층에서는 우 후보의 지지율이 두 배 이상 앞섰고, 50대와 60대 에서는 이 후보가 두 배 이상 앞서는 반대 경향이 나타났다. 투표의 승패를 나눈다는 40대 투표층에서는 이 후보가 34.6%, 우 후보가 30.5%의 지지를 얻었다.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투표층은 76.8%로 집계됐고, 이들 중 40.7%는 이 후보를, 36.0%는 우 후보를 지지했지만 격차는 역시 오차범위 이내였다.

오차범위 이내이긴 하지만 지지율에서 격차를 보이는 것에 대해 우 후보는 낙관적으로 받아들였다. 지역분위기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보다 좋다면서 충분히 역전 가능하다고 믿는 눈치다.

이 후보 역시 자신감을 보였다. 정권심판론 탓에 지역분위기가 다소 침체되기도 했지만 새누리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으며, 지역 일꾼이라는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3선을 확신한다는 주장이다.

어린 시절부터 서대문에서 성장, 서대문 소재 명지고등학교와 연세대를 졸업한 후 지금까지 서대문에 살고 있는 이성헌 후보와 새로운 각오로 99%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진정한 국민의 대변자가 되고 싶다는 우상호 후보의 운명의 ‘리턴매치’ 결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