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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박근혜 위원장의 ‘착한 기사관리’ 스타일

이보배 기자 기자  2012.04.03 17: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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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4·11 총선이 8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본격적인 선거유서에 들어가면서 국회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 입니다. 대부분의 의원들은 자신이 출마하는 지역구에서 선거운동이 한창이고, 여야 지도부 역시 지원유세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국회 출입기자 역시 후보들을 따라 지역구를 도느라 국회 의원회관은 물론 기자실까지 예전보다 다소 썰렁합니다. 

때문에 최근 국회에 들어오면 경력이 오래된 원로기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기자와 수십년 경력 차이가 나는 선배들과 지내다보면 가끔 재미있는 정치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전국을 돌며 총선 후보자들의 지원유세에 나서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습니다.

본격 지원유세에 나서기 전 박 위원장은 “잠도 자지 않고 지원유세를 다니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만큼 이번 총선 지원유세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미겠지요.  

실제 박 위원장은 장거리 이동도 마다하지 않고 지원유세에 총력을 다 하고 있습니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3월29일 서울중동부와 경기도 동남부 16개 지역을 시작으로 제주·부산·광주 등을 돌며 10분 단위로 지원유세 연설에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한 뒤 피곤한 몸을 이끌고 귀가한 후에도 박 위원장이 잊지 않는 일정이 하나 더 있다고 합니다.

주요 포털사이트에 ‘박·근·혜’ 이름 석자를 검색해 보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검색창에 자신의 이름을 검색해 그날 생산된 관련기사를 확인하는 것은 여러 정치인에게도 낯설지 않은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기자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기사의 종류를 가장 단순하게 양분하자면 포지티브와 네거티브로 나눌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포지티브는 긍정적, 네거티브는 부정적 성격의 기사입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언론에 비친 자신의 모습, 혹은 네티즌들의 평가가 궁금해 인터넷 포털에 자신의 이름을 검색해보곤 합니다.

하지만 이후 행동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포지티브 기사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반면 네거티브 기사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실제 일부 국회의원들은 자신에 대한 네거티브 기사가 검색되면 해당 신문사나 기자에 전화를 걸어 기사를 내려줄 것을 요구하고, 응하지 않을 경우 법적조치를 운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팩트에 근거해 기사를 썼을 경우 당사자가 네거티브라고 판단했을 지라도 그 기사를 삭제해야할 의무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기자들이 기업, 정치인, 사회단체 등으로부터 이 같은 일을 겪어봤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의 기사관리 비법은 이와 정반대라고 합니다. 자신의 이름 석자로 검색된 기사들을 일일이 확인하고, 마음에 와 닿는 기사나 자신의 뜻을 잘 대변한 기사가 있으면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하는데요.  

물론 다른 정치인들도 박 위원장과 같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많은 정치인들이 그렇게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깐깐하고 도시적 이미지가 강했던 박 위원장이, 평소 기자들과의 사이에서도 할 말만 하고 말을 아꼈던 박 위원장이 기사 검색과 감사전화를 직접 한다고 하니 새삼 놀라웠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기라는 점도 놀라움을 더했습니다.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할 때 누군가에게 칭찬이나 감사 인사를 받을 목적으로 기사를 쓰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평소 생각과 판단에 따라 소신껏 기사를 작성하는 것이죠. 때문에 자신의 기사에 대한 긍정적인 목소리에 힘이 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네거티브에 ‘발끈하는’ 목소리를 내기보다 포지티브에 ‘흐뭇해하는’ 박 위원장의 기사관리 스타일에 기자의 귀가 쫑긋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