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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제도' 국내 휴대폰시장에 '넘사벽' 구축?

외국 제조사들, 유통채널 확보·대형 유통업체 MVNO 도전 부담

정금철 기자 기자  2012.04.03 15: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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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내달 블랙리스트제도(단말기 자급제도) 시행을 앞두고 국내가 시끌벅적하다. 2012년 기준 남한 총인구인 4886만500명을 앞지른 5251만명이 지난해 이동전화 가입자인 만큼 나라 전체가 관심을 보이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특히 해외에 비해 국내산 휴대전화의 인기가 높은 국내 시장에서 블랙리스트제도 도입으로 이미 높은 장벽이 '넘사벽(넘지 못할 사차원의 벽)' 수준으로 공고해질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투자자들도 이목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이동통신사가 국제단말기 인증번호(IMEI) 등록 단말기만 개통하는 화이트리스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개념인 블랙리스트제도는 기존 이동통신사 외에도 제조사 및 유통업체 등에서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어 공단말기의 사용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도난폰이나 대포폰 등 '블랙리스트' 제품을 제외한 모든 휴대폰을 IMEI를 이용해 개통할 수 있고 유심(USIM)칩 변경만으로 가입 이통사와 관계없이 모든 단말기를 사용할 수 있다.

이 제도는 유통채널 다각화와 단말기 활용의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실시되는 만큼 외산 휴대폰 제조사에게는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팬택 등 국내 대표 휴대폰 제조3사가 휴대폰 유통망을 점진적으로 확장하는 것과 달리 애플을 제외한 모토로라, 소니모바일, HTC 등 외국 제조사들은 제도를 활용할 유통망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이전까지는 이동통신사와 백화점 등 일부 유통채널에 판매를 맡기는 위탁형 판매방식으로 국내 시장에 접근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블랙리스트제도 시행에 편승해 대형 유통업체들이 올 하반기 이동전화 재판매 사업자(MVNO)로 나설 채비를 하는 것도 외국 제조사에 부담이다.

실제 팬택은 지난 1일 유통 자회사인 '라츠'를 설립했고 SK네트웍스 자회사인 전자유통전문브랜드 LCNC의 '컨시어지 모바일', 삼성전자의 '삼성 모바일샵', LG전자 '베스트샵', SK플래닛의 '이매진' 등도 꾸준히 세를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 상당수 전문가들은 블랙리스트제도가 통신업종에 수혜를 안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3일 동양증권 최남곤 연구원은 "블랙리스트 제도 도입의 최종 목적은 요금 인하로 봐도 무방하다"며 "요금 인하가 확정되면 불확실성 해소 이슈가 관련 종목들의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제도 시행 후 통신사들의 요금 관련 정책도 변형될 가능성은 미비하고 재고 소진 여파도 긍정적이라서 통신사업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랙리스트제도로 통신사 간 경쟁이 더욱 심화돼 매출에 신경 쓰면서 서비스질까지 높여야하는 소비자 입장의 선순환 구도가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화증권 박종수 연구원도 "단말기를 자체 유통망에서 소화할 수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은 수혜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정부 압박 등의 부정적 요소는 주가에 선방영됐거나 영향이 미비한 만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부연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