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인터뷰] 독거노인에게 사랑을…‘1661-2129’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센터개소 사람 ‘정’ 느낄 수 있는 통로 마련

김경태 기자 기자  2012.04.03 10:08:10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우리나라는 지난해 독거노인의 수가 102만명을 넘어섰고, 점점 고령화 되어 가면서 2020년에는 15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독거노인은 가족 및 이웃들과의 사회적 교류가 단절되기 쉽고, 현대사회의 병리현상의 상징인 고독사의 위험에 항시 노출돼 있다. 이런 독거노인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이하 센터)의 김현미 실장을 만나봤다.

현재 독거노인이 111만명으로 향후 노인인구 증가와 생활형태 변화 등으로 독거노인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독거노인들은 일반 노인들보다 경제력, 우월감, 고독사 등에 노출이 심해 사회적 문제로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에 지난해 개소한 센터에서는 독거노인을 돕고 독거노인과 관련한 모든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김현미 실장은 “독거노인을 위한 맞춤형 종합서비스 제공과 고독사 예방을 위해 민·관이 협력한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센터가 설립됐다”고 말했다.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김현미 실장
◆기계에서 사람으로 ‘사랑잇기’

센터가 설립되기 전 독거노인은 전국 248개의 기관과 보건복지부 직원 1명이 관리를 하고 있었다. 이때 혼자 사는 독거노인들이 사망을 해도 알 수 없고 길게는 2~3주 후에야 알게 되는 등 고독사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정부에서는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시스템을 설치해 관리를 했지만 사람을 그리워  하는 어르신들이 불편해하고, 시스템의 불빛이 신경이 쓰인다고 해 찾아가는 서비스로 방향 전환을 했다.

하지만 전국적이다 보니 인원의 한계가 있어 예산 집행이 어려웠다. 이에 기업 콜센터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고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 등 어르신들에게 직접 전화해 어려운 상황을 도와주는 콜센터를 지난 2010년 12월에 처음 개소했다. 어르신을 직접 만나지 못하더라도 대화로 사람의 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

이렇게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규모가 커지고 관리가 필요해 지난해 1월에서야 센터를 개소했다.

김 실장은 “어르신들은 혼자서 있기 때문에 항상 사람을 그리워 한다”며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전확인서비스’ 사후관리 철저

“다산콜센터에서 먼저 독거노인에 대한 ‘안전 확인 서비스’를 실시한 것은 알고 있다”고 말한 김 실장은 “다산콜센터에서는 사후관리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산콜센터와 센터에서는 독거노인들에게 연락해 안전 확인과 서로 필요로 하는 점을 매칭했다는 것은 같지만 다산콜센터는 그 후 확인전화를 하지 않아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
다산콜센터에서 독거노인 ‘안전확인서비스’의 초기 목표는 3000명이었으나 담당 직원을 따로 두지 않아 300명도 유지 하지 못했다.

반면, 센터는 나중에 설립됐지만 사후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 센터는 다산콜센터에서 실시한 ‘안전확인서비스’를 한 단계 발전시켜 전국적으로 연락이 일정시간 두절된 어르신에 대해서는 긴급출동 시스템을 갖추고 자원봉사자가 방문 할 수 있게 했다.

김 실장은 “자원봉사자나 참여기업을 비롯한 단체에는 자원봉사교육, 자원봉사시간인증, 어르신과의 통화를 위한 스크립트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독거노인에게 맞춤형 정보 제공과 자원봉사자에게는 연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동기부여와 보상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전화상담부터 방문까지 원스톱

센터에는 10명의 상담원이 2교대로 아침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근무를 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노인복지제도에 대한 안내와 접수대행, 독거노인 지원제도 안내, 자원봉사 및 후원 안내 접수 등을 도와주고 있다. 또 도움이 필요한 독거노인이 도움을 요청하면 지역자원을 발굴해 연계하고 있다.

김 실장은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전부 해결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지역의 사회복지기관, 자원봉사센터, 기업 등과 연계할 수 있도록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센터 콜센터에서는 노인을 비롯한 국민이 노인복지제도와 독거노인지원에 대한 전화상담이 가능한 노인상담전화를 운영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지역사회에서 노인돌보미가 독거노인에게 1 주일에 1번 이상 직접방문, 2번 이상 안부전화를 하고, 기타 생활교육을 하는 ‘독거노인돌봄기본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또 기업의 콜센터직원들이 자원봉사자가 돼 일주일에 2번 이상 안부전화를 하고 노인복지정보를 전달하는 ‘사랑잇는 전화’와 규칙적으로 어르신을 방문하고 가사지원, 후원품을 전달하는 ‘마음잇는 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적절한 정보 제공·매칭 가장 중요

“상담중 중랑구에 사는 말기암 환자에게 연락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는 자신이 죽게 됐을 때 장례에 대해 무척 불안해하고 있었다”고 김 실장은 회상했다.

그때 센터에서는 그 분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의 자원과 연계해줘 그 분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줬다.

또 대부분의 독거노인들이 가족과 사별한 사람들이다 보니 사람을 많이 그리워해 센터에 사람을 소개 시켜달라는 연락도 많이 온다고 한다. 이에 센터는 그 지역사회에 노인 만남을 주선해 주는 프로그램을 소개 시켜주거나 그와 비슷한 센터와 연계시켜 상담을 도와주고 있다.

김 실장은 “센터의 역할은 어르신들이 꼭 필요로 하는 것을 맞게 매칭 시켜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사업 피부에 와 닿는 사업추진

지난해 노인상담전화는 11만2000건의 상담이 진행됐으며, 앞으로 더 많은 문의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센터는 어르신들에게 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규 사업을 추진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 첫 번째로 무연고 독거노인에 대한 장례서비스다. 독거노인 사망시 대부분 병원에서 바로 화장장 등으로 옮겨져 장례가 진행된다. 최소한의 장례의례 없이 존중받지 못하고 행정절차로 처리되고 있는 것.

센터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역 노인돌봄수행기관과 노인돌보미를 활용해 장례의례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웰다잉(well-dying)’을 지원하고자 장수수첩을 제작해 사전교육과 긴급연락처, 종교 등 장례의례에 필요한 정보를 조사해 기업의 자원과 연계해 영정사진을 찍어줄 방침이다.

두 번재로 1·3세대 통합프로그램이다. 세대간 교류 단절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지금 도움이 필요한 독거노인과 가족이나 학생을 결연해 세대간의 소통을 유도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독거노인소원성취사업’이다. 여행, 의료, 주거환경 개선 등 독거노인의 소원을 접수, 기업과 봉사자를 연계해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다. 현재 여행분야는 라이나생명에서 의료분야 중 백내장 수술은 엠아이에셋에서 지원해 주고 있다.

김 실장은 “보건복지부 콜센터가 ‘129’를 콜센터 대표번호로 쓰고 있어 센터 콜센터 번호를 ‘1661-2129’로 정했는데 전화번호가 어려워 상담이나 신청이 많지 않다”며 “어르신들에게 더 쉽고 익숙한 전화번호를 선정해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그녀는 “독거노인들은 사회적 약자이고 보호자가 없어 그냥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센터가 권익을 보호해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행복한 노후, 건강한 노후가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보건복지부 김종덕 주무관은 “처음 시작한 부분이라 전화번호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현재는 내부적으로 4자리 전화번호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가 설립된 지 1년 밖에 되지 않아 아직도 노인분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독거노인들을 더 많이 돕기 위해 앞으로 더 많은 홍보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