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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스포츠카 몰려온다 ‘한국판 이니셜 D’

토요타 86, 부산모터쇼 전격 출시…다양한 라인업 구축

전훈식 기자 기자  2012.04.03 09: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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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에서 보기 드문 스포츠카들이 상륙하기 시작했다.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속에 등장한 모델들이 자사 브랜드의 시장점유율 증대를 지원하기 위해 속속히 모습을 드러내면서 한국판 ‘이니셜 D’를 방불케 하고 있다.

스포츠카는 무서울 정도로 빠르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부담 없이 어디든 타고 다닐 수 있는 차는 아니다. 세심한 컨디션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하고, 주행 중에는 계기판에서 눈을 뗄 수도 없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관리를 위해서는 비용적인 측면은 물론 손도 많이 가게 된다.

여기에 스포츠카업계에선 국내 시장은 무덤으로 불린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국산 스포츠카는 제네시스 쿠페(현대)와 스피라(어울림모터스), 카마로(쉐보레)까지 3종. 하지만 이마저도 도로에서 찾아보기란 ‘하늘에서 별 따기’만큼 어렵다.

실제 제네시스 쿠페의 지난 1월 판매량은 97대에 불과하며, 카마로와 스피라의 판매 대수를 더해도 국산차 월 평균 거래 대수인 10만대의 0.1%에도 못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본 브랜드들이 자국의 애니메이션을 등에 업고 ‘대중 차량’이라는 한 쪽으로 치우친 전략이 아닌 튼튼한 라인업 형성이라는 무기로 ‘스포츠카’들을 국내에 상륙시키고 있다.

◆켄메리 GT-R ‘붉은 심장’ 재시동

“내가 좋아하는 건 당신의 켄메리 미등이 춤추는 걸 바라보면서 달리는 거야(일본 만화 ‘상남2인조’ 인용)”

때는 제2회 일본그랑프리(1963년). 수입차 개방으로 인해 참가자격을 얻은 포르쉐904에게 앞서는 스포츠카가 등장했다. 비록 한 바퀴 반에 그쳤지만, 이로 인해 유명세를 탄 스포츠카가 닛산 고성능차의 모태인 프린스 스카이라인(1969년)이다. 그런 프린스 스카이라인 혈통이 닛산에서 이어진 것이 바로 KPGC-10형 스카이라인(하코스카)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고 시대를 휘어잡았다.

   
프린스 스카이라인의 혈통을 이은 ‘닛산 GT-R’이 지난해 7월 2012년형으로 국내에 출시됐다.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닛산은 스포츠카 생산에 주력했으며 C110모델로 풀체인지한 C110형(통칭 켄메리GTR, 1972년)에서 정점을 찍었다(켄메리는 CF에서 등장한 켄과 메리 이름). 디자인은 좀 더 날렵해졌고 직렬6기통 24벨브 C20엔진을 이어받은 ‘켄메리’ 또한 레이스 무대에서의 주목이 남달랐다.
 
하지만 시대의 부응에 따라 오일쇼크, 배기가스 규제로 인해 사실상 판매가 중단되면서 197대의 판매로 막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때를 마지막으로 초대 GTR은 모습을 감췄고 일본 내에선 더 이상 구할 수 없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 켄메리는 실제 유명한 만화 속에서도 속속히 등장하는 등 희소가치와 동경의 대상이 되며 마니아층의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렇게 일본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스카이라인은 2009년 7월 ‘닛산 GT-R’ 이름으로 국내 정식 데뷔했으며, 이 후 2년이 지난 2011년 7월에는 2012년형으로 재탄생했다. 닛산 플래그십 모델 GT-R 라인에 새롭게 추가된 신형 GT-R은 레드 색상의 엔진 커버를 새로이 도입해 ‘붉은 심장’으로 강력한 힘을 암시했다.

3.8ℓ 트윈터보 V6 VR38DETT 엔진을 탑재한 GT-R은 최고출력 530마력(기존 모델 485마력), 최대토크 62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또 6단 듀얼 클러치를 포함한 독립형 리어 트랜스액슬 아테사(ATTESA) E-TS 사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해 8.3Km/ℓ의 연비 및 미국 ‘ULEV’ 기준에 부합하는 친환경성을 실현했다.

스포츠카에서 볼 수 없는 최첨단 편의장치와 부드러운 주행감, 연비까지 갖추면서 닛산의 최첨단 기술을 다시 한 번 실감케 했다.

◆‘두부가게’ 86, 하반기 국내 전격 상륙

평소 멍해 보이고 차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이는 고교생 주인공 ‘탁미(일본명 타쿠미). 사실은 아버지의 두부 배달을 중학교 때부터 거들며 신기에 가까운 운전기술을 익히고 있었다.

10년도 더 된 구형차인 ‘86(토요타 AE86 스프린터 트레노)’을 몰고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스피드(고갯길 내리막이라는 전제조건이 붙지만)로, 여타 드라이버와 차의 도전을 차례차례 이겨나간다. 이 작품은 공공도로에서 자동차를 고속 주행하는 ‘거리경주’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니셜 D’라는 일본 만화다.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이니셜 D'의 주인공이 몰았던 AE86을 계승한 후륜 구동 소형 스포츠카 신형 ‘86’이 부산모터쇼를 통해 국내에 공개한다.

주인공이 몰았던 AE86을 계승한 차량으로도 유명한 후륜 구동 소형 스포츠카 신형 ‘86’이 오는 5월24일 개막하는 부산모터쇼를 통해 국내에 공개한다.

사실 ‘86’은 본사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대규모 리콜사태와 일본 대지진을 겪은 이후 ‘신생 토요타’를 외치면서 캠리와 함께 대표주자로 내놓은 스포츠카로, ‘아키오차’라고도 불린다. 아키오 사장은 지난 제42회 도쿄모터쇼를 통해 ‘Fun To Drive, Again’이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발표한 바 있어, 사실상 캠페인의 첫 작품인 셈. 이 모델은 지난 1983~1987년 생산됐던 후륜구동 경량 스포츠카 ‘AE86(트레노 스프린터)’의 계통을 이어받아 20년 만에 출시되는 것이다.

토요타가 스바루와 함께 개발한 신형 86에 장착된 ‘2.0 수평 대향 D-4S 엔진’은 스바루 전매특허인 ‘박서엔진’과 토요타의 직분사 기술(D-4S)이 결합됐다. 박서엔진은 일반 V자 배열 엔진과 달리 실린더가 수평으로 마주보고 누워 있어 피스톤이 권투선수가 펀치를 날리듯 움직인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일반 엔진보다 무게중심이 낮아 코너링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드리프트 마니아를 겨냥한 86으로썬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최고출력은 200마력이지만 스바루의 오랜 WRC 기술력과 토요타의 축적된 레이싱 기술로 엔진을 전륜 차축보다 후방에 배치하는 프론트 미드십 스포츠카를 만들어냈다. 실제로 이 차는 박서엔진을 고집하는 포르쉐 박스터를 벤치마킹했다. 연비도 13.4㎞/로 실용성도 잡았다.

우수한 라인업 형성과 동시에 브랜드 제고 및 이미지 향상을 위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일본 스포츠카들. 많은 매니아들의 관심이 점점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 일본 스포츠카들이 국내 시장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 올지 기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