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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달라진 ‘택시 카드결제’가 반가운 이유

이보배 기자 기자  2012.04.02 14: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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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평소 택시를 이용할 때 현금보다 카드결제를 자주 하는 기자에게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전국 최초로 2일부터 서울시에서 ‘택시요금 온·오프 자동결제시스템’이 실시된다는 것. KB·삼성·수협카드는 2일부터 우선 적용되고, 4월내에는 모든 카드로 확대될 예정이다.

‘택시요금 온·오프 자동결제시스템’은 시스템 장애가 일어나 온라인 결제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카드결제단말기에 내장되어 있는 오프라인 자체 승인 시스템으로 전환돼 정상 결제가 이뤄지게 하는 시스템이다.

기존의 택시요금 카드결제기는 이동통신사를 통해 실시간 온라인 방식으로 신용카드사의 승인을 받아 결제했다. 때문에 통신이 원활하지 않은 지역에 가거나 통신·카드사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면 결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하지만 바뀌는 결제 시스템은 온라인 결제 장애 시 자동으로 오프라인 결제 시스템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실제 기사나 탑승객은 시스템 장애가 발생 했는지조차 모른다.

이로 인해 앞으로는 통신이 원활하지 않은 지역에서도 안심하고 결제를 할 수 있고, 기사가 카드결제시스템 불통이라는 핑계로 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앞서 서울시는 2008년 6월부터 시스템 장애가 아닌 카드결제기계 고장으로 결제할 수 없을 때는 승객이 택시요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택시요금 대불제’를 시행해 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승객들은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했고, 알고 있는 고객이라 하더라도 목적지 도착 후 카드결제기계 고장을 이유로 요금을 낼 수 없음을 밝히면, 기사들의 태도가 돌변했다.

“진짜 현금이 하나도 없느냐”고 다그치는 기사부터, “계좌번호를 알려 줄테니 입금 시키라”는 기사까지 다양한 유형의 기사들과 실랑이를 벌여야 했던 것.

실제 기자의 경우, 목적지 도착 후 카드결제기 이상으로 결제가 불가능해지자 당시 이용했던 개인택시 기사는 “어떤 식으로든 비용을 지불하라”면서 자신이 피우는 담배 한 보루를 카드로 구입해 줄 것을 요구했다.

서울시에 택시요금 카드결제가 시작된 것은 2007년으로 당시에는 카드결제를 싫어하는 기사가 대부분이었다. 수수료도 하나의 문제가 됐고, 일일이 영수증에 서명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무시할 수 없었다.

때문에 카드로 요금을 결제하는 승객들은 스스로 작아져야 했다. 현금이 아닐 뿐 카드로 정당하게 요금을 결제함에도 불구하고 택시에 탑승하기 전, “카드 됩니까?” “어디까지 카드요~”라며 기사에게 허락(?)을 맡는 진풍경이 벌어졌던 것.

서울시가 이번에 도입한 ‘택시요금 온·오프 자동결제시스템’이 반가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또 승객 편의를 위해 1만원 미만 소액 요금은 서명 없이 결제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택시기사의 경우 1만원 미만 소액이라 할지라도 나중에 결제 카드가 주운카드나 불법카드로 밝혀질 경우 고스란히 그 금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했다.

때문에 꼭 서명을 받아야 한다며 승객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던 것. 하지만 앞으로는 1만원 미만 소액 카드결제로 발생하는 문제는 카드사가 책임을 지기 때문에 택시기사와 승객의 부담이 사라졌다. 

또 서울시는 올해 6000원 이하, 내년에는 1만원 이하의 택시요금 카드결제 수수료를 전액 지원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근거리 이동의 경우 수수료 때문에 카드결제를 부담스러워 했던 택시기사와 가시방석에 앉아 이동하는 듯 했던 승객의 불편은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카드택시 도입 이후 서울 택시요금 카드결제율은 매년 꾸준히 늘어 현재 40%대를 넘어섰다. 또 1만원 이상의 카드결제율은 90% 이상에 이르는 실정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서울시의 이 같은 시스템 도입은 카드택시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을 덜고, 택시가 버스, 지하철과 함께 대표적인 대중교통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