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연 기자 기자 2012.04.02 08:53:28
[프라임경제] 매년 연예인들의 갑작스런 자살에 ‘베르테르 효과’가 우려되고 있다. 유명 인물의 자살이 일반 사람들에게 모방 자살로 이어져 자살률이 급증하는 등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 살아가지만 갈등과 외로움을 떨쳐내지 못한 채 막다른 골목의 길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어 이에 대한 예방책 마련이 강조되고 있다.
‘생명의 전화’가 ‘얼굴 없는 친구’를 자처하며, 이러한 사회적인 문제 예방에 한창이다. 한국 생명의 전화(1588-9191)는 현재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세계 19개 국가와 국내 19개 도시에 상담센터 등을 운영 중이다.
생명의 전화는 365일 24시간 자원봉사 상담원이 고객의 상담을 해주고 있다. |
지난 1963년 호주 시드니에서 창립돼 이후 1976년 서울로 들어온 ‘한국 생명의 전화’는 올해 37주년을 맞이했다. ‘국내최초 상담전화’라는 이름에 걸맞게 현재 다양한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생명의 전화 상담 체계는 전화 상담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면접상담(내방상담), 사이버상담, 의료상담, 법률상담 등 다양한 서비스까지 진행하고 있다.
생명의 전화에 벨이 울리면 걸려온 고객은 가까운 지역 상담센터와 연결된다. 생명의 전화에 따르면 “죽고 싶다”는 말이 남발되고 있지만, 상담원들은 끝까지 경청하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또, 재치 있는 유머와 사회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등 한 통의 전화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상담전화뿐만 아니라 직접 상담소 방문날짜를 정하면 전문상담원과 일대일 면접 상담도 이뤄지며, 사이버상담 또한 활발히 운영 중이다.
생명의 전화 상담원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365일, 24시간 5교대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생명의 전화 상담소는 하루에도 수많은 전화들이 걸려온다. ‘생명’이라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상담을 다루기 때문에 평균 30~60분의 장시간 상담이 주를 이룬다.
지난해 전화건만 해도 1만8000여건. 고민을 털어놓고 대화상대가 필요한 상담을 원하는 사람이 매년 늘어나 지난해 한남대교, 마포대교에 ‘생명의 전화’가 새롭게 설치하기도 했다.
지난 2011년 자살예방을 위해 한남대교에 생명의 전화를 설치했다. |
이와 함께 생명의 전화는 광안대교 역시 다리 상판과 하판에 각각 생명의 전화 3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생명의 전화기는 ‘상담용’, ‘신고용’의 버튼이 있다. 상담용 버튼은 생명의 전화로 즉시 연결되며, 신고용 버튼은 ‘119’로 연결된다.
대부분 콜센터나 상담센터는 비정규직과 기간제 근무자로 운영되지만, 생명의 전화는 ‘생명’을 다루는 만큼 일반적인 근무형태와는 다른 자원봉사자들이 상담원으로 나서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이상 학위를 받은 사람들은 생명의 전화 상담원이 되기 위해 1년간 주어진 교육 프로그램(AIR 트레이닝)을 받아야 한다.
AIR 트레이닝(Awareness, Intervention, Referral Training)은 총 2학기로 구분돼 죽음·성·폭력 등 주제별로 나뉜 상담교육이 18주간 진행된다. 이 과정이 끝난 뒤 실제전화상담교육을 직접 경험하고 경청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받아야 진정한 상담원의 자격이 주어진다.
현재 전국 생명의 전화 상담원만 평균 총 4500명, 모두 자원봉사자로 ‘무료봉사’라는 속 깊은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이밖에도 생명의 전화는 교정기관인 교도소와 구치소, 군부대, 학교, 시설 및 단체 등 지역기관을 방문해 자살예방 교육을 실천하고 있으며, 청소년 생명존중 프로그램 지도자 양성을 위한 워크숍을 매년 준비하고 있다.
생명의 전화는 매년 다양한 캠페인과 봉사활동을 끊임없이 실천하고 있다.
매 3년마다 생명의 전화 세계대회와 아시아 전화상담대회를 개최하는 것. 아시아 전화상담대회는 대만, 일본, 한국 등 3개국의 상담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수 및 정보를 교류하는 장을 마련한다. 또, ‘후원의 밤’인 만찬회가 매년 열려 외부에서 생명의 전화를 적극적으로 후원해준 사람들을 초대한다.
이밖에도 생명의 전화와 국민일보의 주최아래 ‘생명사랑 밤길걷기’라는 캠페인을 매년 서울, 대전, 대구, 부산 등 총 4개의 도시에서 실시한다. 이 캠페인은 언론 홍보의 효과를 이뤄내 매년 참가비 1만원을 받아 모아진 돈으로 후원금을 마련하는 자리로 거듭났다.
한편, 생명의 전화는 자살이라는 선택을 해버린 자살자뿐만 아니라 남겨진 가족, 친구, 이웃, 동료 등 그들의 충격과 혼란을 위로하고자 ‘자살자유가족 지원센터’를 마련했다.
이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아 남겨진 유가족들을 돕기 위해 상담, 자조모임, 연구 등 사후예방을 실천하고 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고통과 슬픔을 들어주고 이해해주며 행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끊임없는 자조모임을 계획하고 있다.
자조모임은 7주간 주 1회 모임을 가져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끼리 만나 서로의 위로를 통해 심리적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밖에도 생명의 전화는 자살유가족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의 회복’이라는 핸드북을 발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