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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엘피다 인수전 뛰어든 하이닉스 ‘10년 설욕전’

증권가 “실제 입찰보다 경쟁사 정보입수 의도 다분한 듯”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3.30 16: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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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SK하이닉스(000660)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일본 메모리 업체 엘피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하이닉스는 30일 오전 엘피다 매각 주관사인 노무라에 1차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피다 인수전에는 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일본 도시바 등이 참여해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만약 하이닉스가 인수에 성공할 경우 DRAM 시장점유율에서 30%를 돌파하는 외형적 성장이 가능하다. 현재 업계 1위인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44%이며 하이닉스는 23%를 기록 중이다.

시장의 반응은 반반이다. 인수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은 만큼 실제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경쟁업체를 파악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가 인수자금으로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은 1조5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는 논의 중인 엘피다 인수가격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전해졌다.

솔로몬투자증권 임돌이 연구원은 “하이닉스가 엘피다를 인수할 경우 삼성전자와 경쟁할 수 있는 업체로 올라설 수 있다”며 “하이닉스가 가용현금을 다 쓸 수 있다고 가정하면 인수가격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하이닉스의 인수전 참여는 실제 엘피다를 사들이려는 것이 아닌 경쟁사 견제가 목적일 수도 있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석 연구원은 “하이닉스의 경쟁사들이 모두 엘피다 인수에 참여하기 때문에 견제 차원에서라도 하이닉스는 움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엘피다 인수가 실익이 없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도 “하이닉스의 입찰 참여는 정보입수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하이닉스가 워크아웃 과정에 돌입했을 때 미국 마이크론이 하이닉스 인수 협상자 자격으로 내부실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하이닉스에 대한 다양한 정보에 접근했던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 역시 피인수 대상인 엘피다는 물론 경쟁 입찰 업체의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관건은 하이닉스가 엘피다를 인수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향후 인수전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이날 하이닉스에 엘피다 인수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으며 하이닉스는 조회공시 답변에서 “엘피다 인수를 위한 1차 제안서를 제출했으며 최종 입찰 여부는 향후 정밀 실사 등을 바탕으로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엘피다는 이날까지 1차 입찰을 거쳐 다음 달 2차 입찰을 진행한다. 최종 인수기업은 5월 말까지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