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알리안츠생명이 연이은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보험왕’으로 이름을 날린 설계사가 고객 보험금을 가로채 회사 얼굴에 먹칠을 한 데 이어 지난 28일에는 설계사가 실적 압박에 자살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올초에는 몇 년간 끌어오던 노조와의 싸움에서도 패했다.
알리안츠생명에서 보험설계사 일을 하던 한 50대 여성 A씨는 불어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자 28일 오전 인천 남구 한 아파트 16층 베란다에서 투신자살했다. 숨진 A씨는 설계사 일을 하던 중 한 개 보험 상품에 문제가 생겨 보험 상품 가입자들의 해지가 잇따르자 손해를 본 것으로 밝혀졌다. A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쪽지에는 ‘빚이 너무 많아. 자식들에게 줄 재산도 없다’고 적혀 있었다고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보험왕’으로 이름을 날린 설계사가 거액의 고객 보험금과 투자금을 가로채는 일도 일어났다. ‘간판 설계사’로 명성을 누리던 B씨가 자신의 고객이던 동대문시장 상인 50명으로부터 ‘투자만하면 고소득이 보장된다’고 속여 투자금 명목으로 50억여원을 받아 챙긴 것. 5년 연속 ‘보험왕’에 선정됐던 B씨는 실적유지를 위해 고객 돈에 손을 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건은 이후 B씨에게 사기를 당한 상인들이 알리안츠생명 본사로 찾아오며 뒤늦게 드러났다.
이밖에도 알리안츠생명은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의 ‘보험설계사 보험료 횡령’ 조사 결과 4건이 적발, 8명의 설계사가 제재조치를 당해 보험사 중 가장 많은 문책조치를 받기도 했다.
보험설계사들의 자살과 사기 사건에는 ‘실적압박’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을 못하는 설계사들은 성과급을 받기 위해 스스로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도 흔하다. 새로 가입해 받은 성과급으로 매달 보험료를 내고 돈이 떨어지면 또 스스로 보험을 들어 성과급을 받는 ‘돌려막기’는 이미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얼마전 자살한 설계사는 알리안츠생명 전속 보험설계사가 아니라 알리안츠생명과 계약한 대리점의 모집사용인”이라며 “자사 직원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한편, 알리안츠생명은 올해 초 노동조합과 2008년부터 5년간 진행해온 파업 관련 소송에서도 패소했다. 파업이후 파업지도자들의 처벌을 법원판결에 따르기로 했지만 1심에서 판결이 벌금형에 그치자 사측에서 항소, 상고를 이어갔다. 2심 판결 후 3년만에 진행된 대법원 판결에서는 원심을 뒤집은 사안 없이 모두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는 판결이 나와 파업은 정당하다고 결론지어졌다. 이에 따라 파업지도부는 100~200만원의 벌금형만을 선고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