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SKMS/Supex에서 추구하는 창의력 중 첫 번째는 개인 단위의 창의력인데, 이는 구성원 개개인이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이익 단위인 일 덩어리’의 일부(一部)로 파악하고 이에 두뇌활용을 통하여 창의적으로 접근하여 이윤극대화를 달성케 하는 능력이다.
그러나 만약 그 일이 상하좌우의 관련 업무와 어떻게 연결되어 이익을 창출하는 최소단위가 구성되는가 맥락을 잘 파악하고, 그와 같은 이윤 창출 목적에 한 방향 정렬하여 각자가 맡은 일을 창의적으로 수행하도록 이끌 수 있다면, 그 ‘일 덩어리’가 창출하는 이윤은 극대화 될 것이다.
공장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례 중 하나를 검토해 보자.
“공장장님, 빨리 나와 보세요. 보일러 스팀 출구 파이프에 Hair Crack(아주 미세한 균열)이 생겼습니다.”
SKC의 박 공장장은 전화를 받고 황급히 보일러 현장에 나가 보았다. 과연 운전원(공장조업원, Operator)이 가리키는 곳을 보니 문제의 파이프를 싼 보온재(保溫材)에서 아지랑이 같은 고압, 고온의 수증기 기운이 아주 미세하게 피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할 수 없군. Feed(원료 투입) 낮추고, 전 공장 비상 조업정지 준비.”
높은 압력의 수증기를 운송하는 파이프의 균열은 이내 더 벌어질 것이고, 보일러뿐 아니라 고압수증기를 주요 동력(動力)으로 삼는 전 공장의 비상 조업 정지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그러면 적어도 3일 간은 죽어야 하는데, 아뿔싸, 이번 달은 뱀 잡았구나!”
박 공장장의 뇌리에는 엊그제 Supex 추구 회의에서 ‘우리 제품은 생산만 하면 전량 판매 되니까, 공장 어깨에 회사의 이익이 달려 있다. 하루 조업정지 하면 3억원이라는 이익이 날아가고 만다’는 사실을 운전원들에게 주지시켰던 것이 스쳐갔다.
“공장장님, 잠깐 기다려 주세요. 아이디어 한 가지만 시도해보면 안될까요?”
낮 교대(交代) 운전을 책임 맡고 있는 근무팀 팀장이 공장장을 제지하면서 나섰다.
“한번 Shutdown(조업중단) 하면 10억원이 날아가잖아요.”
“…”
“우리가 진흙으로 한번 막아보겠습니다.”
의아해 하는 공장장을 설득하는 한편, 팀장은 두 명의 운전원과 함께 어느새 가져 왔는지, 우주복처럼 생긴 방열복(防熱服)을 입고 있었다.
사상(史上) 최초로 시도하는 진흙으로 Hair Crack 막기. 방열복 입은 팀장과 운전원들이 달려들어 수증기가 새는 부위의 insulation(보온재)을 제거한 뒤, 진흙을 균열 부위에 개어 바르고 이를 마포(麻布)로 싸발라 수증기 누출을 임시로 차단하자, 대기하고 있던 공무부의 용접원(熔接員)들이 달려들어 준비해온 원주(圓柱) 모양의 대구경(大口徑) 파이프 토막을 반으로 갈라 그 위에 덮어씌우고 hot tapping 용접작업에 들어갔다.
보일러 주변의 뜨거운 열기(熱氣)보다, 이를 아랑곳 않고 땀을 뻘뻘 흘리며 보수(補修) 작업에 매달린 그들의 열기가 훨씬 더 뜨거워 보였다.
결론은 해피엔딩, 운전원들의 창의적인 진흙 활용 아이디어와, 방열복 입고 고압수증기 누출 부위에 접근을 감행한 패기(覇氣) 덕분에 공장은 비상 조업 중단을 피할 수 있었다. 균열이 간 보일러 파이프는 후일 정기보수 기간을 기다려 수리를 마쳤으므로 회사는 10억원의 기회손실(opportunity profit lost)을 방지하게 되었다.
팀장과 운전원들이 Supex 추구 교육을 통하여 공장 조업 중단이 하루 3억원, 한 차례의 비상조업 정지가 도합 10억여원의 이익 감소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다면 과연 이런 창의적인 모험 아이디어가 생겨났었을까? 설사 운전원 중 누군가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있었더라도, 공무부(工務部)원까지 모두 합심하여 일사불란하게 그 작업이 수행될 수 있었을까? 돌이켜 생각해보게 된다.
자발적, 의욕적으로 두뇌활용을 일으켜 이 작업을 완수한 용기 있는 작업자들에게는 응분의 포상이 주어졌음은 물론이고, 이 사례는 성공적 Supex 추구 사례로 기록에 올려져 칭찬 받고 그룹 내에 회자(膾炙)되었다.
주목하여야 할 점은 이 창의적 작업에 참여하였던 아무도 10억원 손실을 방지하였으니, 회사가 적어도 10%는 포상하여야 하지 않느냐는 둥 타산적(打算的)인 금전적 보상을 주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음 회엔 ‘두뇌활용과 창의력③ 집단창의력’ 편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