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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판세⑥ 동대문을] 홍준표 vs 민병두…‘MB심판’ 관건

초반 지지율 ‘엎치락뒤치락’ 초박빙…‘리턴매치’ 두 후보 최후의 승자는?

이보배 기자 기자  2012.03.30 09:5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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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동대문을은 서울 동북권의 판세를 가늠해볼 수 있는 전략지로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강북 공략의 거점이다. 강북이면서도 보수 정당 지지성향이 강한 이유에서다. 이번 4·11 총선에서도 동대문을은 최대 격전지로 분류된다. 동대문을이 관심을 끌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여야 후보가 ‘리턴매치’로 맞붙는데 있다. 동대문을에서 내리 3선에 성공한 새누리당 홍준표 전 대표와 당내 전략가로 명성이 자자한 민주통합당 민병두 전 의원의 이유있는 ‘혈전’이 기대된다.

   
4·11 총선 서울 동대문을에서 4년만에 다시 맞붙은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좌)와 민주통합당 민병두 후보(오).

동대문을을 전동동과 답십리, 장안동을 아우르는 지역으로 서민층이 두텁지만 보수 정당 지지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지난 17대 총선에서는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홍 후보가 42.3%의 지지를 얻어 41.1%의 지지를 얻은 상대 후보를 꺾었고, 18대 총선에서는 홍 후보가 56.8%의 지지율로 41.1%의 지지를 얻은 민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1987년 민주화 이후 한 번도 보수 계열 정당이 당선을 놓친 적 없다는 점도 이채롭다. 지역 토박이와 고령인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정치문화가 보수적인 편이라는 게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 한다.

◆이겨도 늘 근소한 차이로…

동대문을은 지역구의 특성과 홍 후보의 높은 인지도로 야권이 들고 나온 ‘정권심판론’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해볼 만한 지역으로 꼽혔다. 때문에 당 지도부는 지역구에 공천신청을 하지 않고 당의 뜻을 따르겠다는 홍 후보를 동대문을에 전략공천 했다.

하지만 안심 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보수 정당이 승리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항상 근소한 차이로 승부가 갈렸기 때문.

특히, 지난 18대 총선에서 홍 후보와 맞붙은 민 후보는 이후 4년간 동대문을을 떠나지 않고,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바닥 민심’을 얻는데 공을 들였다. 이 같은 민 후보의 행보는 야권연대의 ‘이명박 정권 심판’이라는 목표와 일맥상통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표심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까지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에 잘 반영되어 있다. 지난 14~15일 동아일보와 리서치앤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는 35.1%의 지지율을 보였고, 민 후보는 32.8%로 홍 후보가 2.3%p 앞섰다.

앞서 11일 공개된 국민일보 여론조사에서는 민 후보가 43.5%, 홍 후보가 39.7%의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집계, 민 후보가 홍 후보를 3.8%p 앞섰다.

두 후보간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 오차범위 내에서 초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그럼에도 홍 후보 측은 관력의 여유를 보였다. 민 후보와 비교했을 때 선거운동 시작 시점이 다소 늦었지만 인지도가 월등히 높아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지지율 격차는 자연스럽게 벌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홍 후보의 선거 프레임 역시 ‘인물론’이다. 동대문을에서 내리 3선을 하는 동안 추진해온 경전철 사업과 청량리 역세권 개발, 중랑천 수상공원 개발 등의 매머드급 개발 사업을 마무리 할 수 있는 사람은 집권 여당 대표를 지난 정도의 무게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

선거 전략 역시 동대문을 지역을 샅샅이 훑고 돌아다니는 민 후보와는 달리 ‘지역발전 적임자’에 맞추고 있다. 과거 이승만 대통령, 장준하 선생이 출마했던 지역으로 지역주민 역시 큰 인물을 선호한다는 분석에서다.

홍 후보는 ‘함께 가는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는 개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청량리 재정비 촉진지구 사업 △경전철 사업 △과학고 설립 재추진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금까지 추진해온 일들을 19대 때 마무리 지어야 하고, 대형 국책사업이나 대규모 도시계획사업은 할 수 있는 사람(홍 후보)이 계속 해야 한다는 것.

◆‘홍준표 심판이 이명박 심판’

반대로 민 후보는 ‘심판론’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명박 정권 집권 여당에서 원내대표, 최고위원을 거쳐 당대표까지 지낸 홍 후보도 ‘이명박 정권 심판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준표 심판이 곧 이명박 심판’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민 후보는 ‘중산층을 튼튼하게 서민들을 따뜻하게’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이명박 정권에 실망하고, 내리 3선을 하는 동안 나아진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이 많은 만큼 중산층을 대변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지난 17대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민 후보는 2007년 대선 당시 정동영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BBK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홍 후보에게 패했고, 이후 절치부심하며 4년을 기다려왔다. 이 기간동안 민 후보는 동대문을 떠나지 않고 지역구민들과 동고동락하며 민심을 파고든 것으로 유명하다.

민 후보는 지금도 평일, 휴일을 가리지 않고 동대문을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하루 소화하는 일정만도 1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명 ‘밑바닥 훑기’ 전략으로 바닥 민심까지 헤아리겠다는 것.

민 후보의 주요 공약은 △동대문 둘레길 및 생태마을 조성 △주택단지 생활개선사업 맞춤형 지원 △인문계고 신설 등이다.

서민들이 많이 사는 지역인 만큼 민 후보의 공약 역시 지역 주민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당초 정치적 중량감을 생각했을 때 홍 후보에게 유리한 선거를 예상했지만, 초반 민 후보의 지지율이 홍 후보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오는 등 반전이 이어지고 있는 동대문 을. 홍 후보가 거물급 정치인이긴 하지만 민 후보가 정권 심판론으로 총공세에 나설 경우 당을 녹록지 않은 싸움이 될 수도 있다.

관록의 여유를 보이고 있는 홍 후보와 4년간 칼을 갈아온 민 후보…‘리턴매치’로 다시 맞붙는 두 후보에게 승리의 여신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 벌써부터 그 결과가 궁금하다. 

한편, 동대문을 지역구에는 열린우리당 시절 동대문을 지역위원장을 지낸 정통민주당 정병걸 후보와 동대문구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을 역임한 무소속 김재전 후보도 출마해 홍 후보, 민 후보와 표 다툼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