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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한 유로존 악재 "풀무질 기다릴 뿐"

스페인·포르투갈 경기 악화 부각…주말 EU 재무회담 주목

정금철 기자 기자  2012.03.28 11:4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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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유로존 이슈가 소강기에 접어들었다. 전달 그리스 민간 협상단의 국채 손실 분담 협상 마무리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저리대출프로그램(LTRO) 이후 유로존 리스크는 시장의 관심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재정위기 이슈가 서서히 부상하고 있어 다시 유로존에 암운이 드리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이번 주말에는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담이 예정돼 유로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이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대한 불안감을 갖는 이유는 당연하게도 양국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28일 동양증권에 따르면 스페인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말 0.25%였으나 현재 -1.2%로 반락했으며 재정적자 규모 전망치도 -4.9%에서 -5.7%로 악화됐다. 포르투갈 역시 2012년 GDP 성장률은 -3.3% 역성장이 예상되며 재정적자 규모 전망치도 당초 -4.5%였던 것이 -5.2%까지 떨어졌다.

이와 더불어 스페인은 29일(현지시간) 노조 총 파업이 예정됐고 여당의 지방 선거 부진으로 긴축 회의론을 따르는 부정적 국민 정서가 번지고 있다. 포르투갈도 현재 노동계가 정부의 긴축 정책에 반대하는 사상 최대 규모 파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재정 적자 감축도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주변국의 부정적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또한 유로존 국가 위험도의 측정 지표 중 하나인 독일 국채 금리와의 스프레드도 작년 위기국인 이탈리아는 하락한 반면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스페인은 여기에 더해 국채 금리의 상승세까지 감지되며 위기 악화에 대한 걱정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 EU 재무장관 회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2010년 6월 가동한 총 4400억유로 규모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유로존 리스크 확산을 막는 방화벽(Firewall) 역할을 해왔던 만큼 이번 회담에서는 7월부터 추가적으로 병행 운용할 유로안정화기금(ESM)과 EFSF의 규모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양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들을 종합해 볼 때, 7000억~9400억유로 규모로 결정될 것"이라며 "병행 운용 기간 동안의 한시적인 9400억유로 증액이 현 시점에서 가장 합리적 방안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 일부 유럽국가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지속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으나 속도가 둔화된 만큼 현재 시점은 유로존 경기가 바닥을 다지는 과정이라는 다소 긍정적인 의견도 있다.

삼성증권 임수균 연구원은 "블룸버그 컨센서스에 따르면 포르투갈과 아일랜드의 금년 경제성장 전망은 소폭 상향됐다"며 "전반적으로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가 완화된 것으로 보여 향후 경제성장률 전망의 추가 하향 폭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독일 경기를 나타내는 IFO와 ZEW 등 주요 경기지수의 반등(왼쪽)과 경기 회복 기대에 따른 독일 고용시장의 호조세를 나타낸 그래프, 블룸버그·삼성증권 제공.
임 연구원은 특히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 관심을 집중했다. 다른 유럽 국가들과 차별화한 회복세를 나타내는 독일이 경기 모멘텀을 바탕으로 유로존 리스크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것.

또 독일의 고용시장 호조세는 내수 소비 증가로 이어져 유로존 역내 경기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독일 경기 전망을 반영하는 IFO 기업환경지수와 ZEW 경기체감지수는 반등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영향으로 경기 회복 기대감이 살아나 독일 실업률도 20년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