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개관한 이래 회화, 사진, 공예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전이 모두 48회 개최됐습니다. 특히 이 공간은 무명 예술가나 장애가 있는 예술가 등에게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기회를 우선적으로 주고 있다고 하니 보는 사람도 보여주는 사람도 흐뭇하게 해준다는 생각이 드네요.
더욱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작가들을 위해 대여료를 받고 있지 않으며, 도록이나 배너 등도 무료로 만들어 주고 있다고 합니다. 운이 좋으면 작가가 직접 설명하는 작품 해설도 들을 수 있다고 하니 여의도를 들르게 되면 한번쯤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본디 르네상스 시대의 저택이나 왕국에서 좁고 긴 방을 의미하는 건축 용어였던 갤러리는 예탁원이 방문자들의 휴식처로 활용하는 것처럼 과거에도 주로 휴게실이나 미술전시장으로 쓰였는데요. 화랑을 뜻하는 아트갤러리라는 용어는 현대에 와서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갤러리가 시작됐을까요? 찾아보니 우리나라의 갤러리 시초는 1900년 상인 정두환이 서울에 세운 ‘서화포’라고 합니다. 또는 1908년 최영년이 당시 명성이 높은 화가 조석진과 같이 설립했던 한성서화관 등도 들 수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실제적 의미의 현대적 화랑은 1930년대 초 서울 화신백화점과 일본인 경영의 미츠코시 백화점 및 조지야 백화점에 마련된 전시장이었다고 합니다. ‘화랑’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사회적으로 정착된 것도 이때부터라고 하네요.
김달진미술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박물관, 미술관, 갤러리 등 새로 생긴 전시공간은 176곳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는 지난해 대비 20% 증가한 수치로, 갤러리가 더 이상 다가가기 어려운 공간이 아닌 일반 대중들의 생활 속의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최근에는 이색 공간으로 갤러리카페 등도 등장해 사람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갤러리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어감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그동안 갤러리는 비자금 세탁 논란으로 몇 차례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전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에는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돈세탁과 관련해 서미갤러리가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전 한상률 국세청장 청탁 의혹의 대상이 됐던 그림 로비 등도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고요.
갤러리들이 돈세탁과 로비 등의 의혹으로 얼룩지게 된 것은 그림에 정해진 가격이 있는 것도 아닌데다가 거래 흔적이 거의 남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런 까닭에 갤러리는 아직은 가깝고도 먼 존재인 것 같은데요. 갤러리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美)적 공간으로 남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