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허가특허 연계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미국과의 분쟁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제약 영역에서 미국의 제약 관련 법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에 따라 지난 22, 23일 양일간 한국신약개발조합 주최로 한국교총회관 및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약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경쟁력강화 국제세미나’가 개최되는 등 관련 제도 배우기에 대한 열기가 표출되고 있다.
이 세미나는 △미국 ‘Hatch-Waxman Act’에 따른 의약품 허가와 특허 연계 조항 및 미국 ANDA 소송을 위한 대응 전략 △한미FTA에 따른 약사법 개정 및 특허연계 내용에 따른 국내 제약기업들이 소송 회피 또는 소송부담 최소화를 위한 미국 특허소송 대비 전략 △국내 제약기업의 미국소송 실제 사례 등에 대해 소개하고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 세미나 발표자로 여러 미국 변호사들이 자리에 섰다. 동시통역도 준비돼 있었다. 하지만 ‘제네릭 의약품(=복제약)’, ‘API(=원료의약품)’ 등 용어를 그대로 사용해 동시통역사도 큰 도움이 되진 못했다.
조금 다른 얘기일 수 있지만, 최근 ‘신흥부유층’이라는 신개념을 발표, 공략에 적극 나설 것임을 천명하는 자리에서 한국씨티은행 하영구 행장의 발언을 살펴봐도 불필요한 외국어 남발 경향이 두드러진다.
몇 건만 추려봐도, △트레이드 플로우(=무역에 따른 거래 흐름)보다 캐피탈 플로우(=자금 투자에 따른 흐름)에 의한 자금 이동량이 더 많다 △글로벌 인베스트(=국제 투자)를 하는 서비스를 강화하는 해외에 있는 글로벌 인베스터들(=해외 투자자들)이 필요한 종합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 △주식이나 채권을 사기 위해 브로커리지(=중계업무), 또한 투자자들이 해외에 대안을 찾을 때 대안투자를 할 솔루션(=해법, 대응책)을 강화해야 한다 등등이다.
영어단어를 그대로 표현해서 국제 금융 일선의 긴장감이 살기도 하지만, 괄호 안에 적어 본 것처럼 해도 뜻이 통할 터다. 기자는 미국 미시간대에서 국제경제학을 공부했고, 짧지만 경제를 다루는 기자 생활을 했으니 겨우 알아듣지만, 이는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말하기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플레인 잉글리시(Plain English)’라는 말이 있다. 일반인들도 알기 쉬운 영어라는 뜻이다. 최근 유학, 어학연수를 다녀온 사람이 늘어나며 영어를 외래어처럼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영국에서는 공문서 등에 불필요한 어려운 표현을 고치도록 유도하고, 쉽게 표현해 한 명이라도 더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시민운동단체도 있다. 이 단체 이름도 플레인 잉글리시다.
기왕 어렵게 전문가들 모셔놓고 청중을 초대한 자리라면 일반인들이 듣더라도 이해하기 쉬운 말로 설명하는 게 맞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해서야 FTA 관련 논의의 저변이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광우병
어려운 정보는 어려운 정보대로 그 의미가 있겠지만, 노력하면 알 수 있는 정도로 보급판이랄까 다리랄까 그런 역할을 하는 전달자들이 늘었으면 하고 생각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