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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도덕 불감증' 올해도…횡령·배임 증가

올 초 SK그룹 포함 대기업 건 엮이며 전년 동기比 70%↑

정금철 기자 기자  2012.03.27 11: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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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상장사 결산시즌 막바지에 마니커, 한화 등과 같이 횡령·배임 등의 행위가 발생하거나 SK C&C, SK텔레콤처럼 자율공시를 통해 관련 공소 제기 사실을 알린 기업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현재까지 횡령 및 배임,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관련 사실이 발생 또는 확인되거나 자율공시한 상장법인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모두 17개사로, 전년 동기 12개사에 비해 5곳이 증가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전년 3월까지 3곳이었으나 올해 현재 9곳으로 단순 수치상 300% 급증했고 코스닥시장은 지난해 9곳에서 이달까지 8곳으로 별 차이가 없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SK C&C(034730), SK가스(018670), SK텔레콤(017670), 대한전선(001440), 티이씨앤코(008900), 마니커(027740), 한화(000880), 보해양조(000890), 태광산업(003240) 등이 불명예스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 1월말 792억3000만원에 이르는 임직원 등의 횡령 및 배임행위 사실이 확인된 태광산업은 올해도 여섯 명의 임직원이 무자료 거래와 허위 회계처리, 설비부품 대금 횡령 및 조세포탈 등의 비위를 저질렀다. 사실확인금액은 총 231억원가량인 것으로 지난달 24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의해 밝혀졌다.

또한 지속적으로 사회 이슈로 부상 중인 SK그룹 최태원 회장 형제의 펀드자금과 관련된 SK 계열 3사가 자율공시를 통해 밝힌 혐의발생금액은 SK가스의 경우 자기자본 6708억원 대비 4.47% 규모인 300억원, SK C&C는 97억원, SK텔레콤은 468억원에 달한다.

코스닥시장은 에이원마이크로, 온세텔레콤(036630), 이지바이오(035810), 에어파크(060900), 파나진(046210), 휴바이론(064090), 엔티피아(068150), 씨앤에스테크놀로지(038880)가 관련 비위행위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또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현재까지 횡령·배임 등 공시와 관련한 상장폐지가 한 곳도 없었고 코스닥시장은 에이원마이크로 한 곳이 지난 1월 17일 증시에서 퇴출됐다. 

유가증권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 훈영 1개사가, 코스닥에선 유비프리시젼, 스톰이앤에프, 유니텍전자, 넥서스투자, 에듀패스, 맥스브로 6개사가 관련 리스크로 상장폐지된 바 있다.

다만 코스닥기업 중 파나진과 휴바이론, 씨앤에스는 상장폐지 실질심사로, 엔티피아는 최근 4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 발생으로, 에어파크에 대해 주주총회소집 결의 및 임시주주총회 결과 지연공시에 따라 현재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관계자는 "코스닥 한계기업 외에도 올 초반 SK그룹 등 대기업들의 횡령 및 배임건으로 숫자가 다소 늘었다"며 "관련 행위가 상장폐지로 직결되지는 않지만 일반 기업에 비해 퇴출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에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