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귀엽네...’
거리에서 ‘미니(MINI) 쿠퍼 컨버터블’를 보면 누구나 이렇게
생각한다.
앙증맞은 차체나 둥근 헤드라이트로도 모자라 오렌지 블루 레드 그린 등 깜찍한 컬러까지 아기자기함이 끝이 없다.
실내도 다를 것 없다. 스티어링 휠이야 당연히 둥글어야겠지만 속도계 타코미터 연료계 수온계도 둥글고 하다 못해 문 여는 장치까지 그렇다. 게다가 시트를 제외한 전체 컬러는 보디 컬러와 똑같아 한결같이 아기자기하다.
누군가는 ‘꼬마 자동차 붕붕’이라고 부른다. 얼핏 보면 승용차가 아니라 어느 ‘재벌 4세’를 위한 커다란 ‘미니카’라고 착각할 만하다.
연예인에 비유한다면 누가 좋을까. ‘국민 여동생’ 문근영이 알맞겠다. 그러고 보니 모 정유사 CF에 그녀의 애마로 나오는 차가 바로 이 차다. CF 전문가들 역시 그녀의 밝고 명랑한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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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동을 걸자 만화영화 속 ‘붕붕’은 이내 게임 포트리스의 ‘탱크’로 변신한다.
붕붕 아니 탱크를 타고 일요일 오전 8시 경부고속도로에 도전했다. 가속 페달을 밟자 115마력의 1.6L 직렬 4기통 DOHC 엔진에 힘입어 폭발적이진 않지만 도발적으로 달려나간다.
작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안정감 있다. 톡톡 튀는 것은 겉모습뿐이었다. 저속주행 시 다소 무거웠던 핸들이 오히려 안정적이다. 스포티한 시트는 몸을 딱 감싸줬고 생각 보다 하드한 승차감도 고속으로 달리니 어느덧 편안해졌다.
속도계가 시속 160km를 가리켰다. 안전 최고속도는 시속 182km. 이렇게 달려도 되는지 걱정도 들었지만 고강성 강판을 겹쳐 만든 튼튼한 차체를 믿어보기로 했다. 에어백 6개와 ABS, EBD, CBC, ASC+T, DSC 등의 최첨단 주행안전장비 역시 든든했다.
영동고속도로를 거쳐 에버랜드로 빠지는 국도로 접어들었다. 소프트톱을 열어 상쾌한 아침 공기를 호흡하고 싶었다. 하지만 쌀쌀해진 겨울 날씨 탓에 완전히 여는 것은 부담스러웠다.
이럴 때 거의 모든 컨버터블의 선택은 두 가지뿐이다. 그냥 톱을 열고 추운 날씨에 몸을 맡기거나 톱을 닫은 채 창문만 살짝 내리는 것이다. 선루프가 없는 탓이다.
그런데 이 차엔 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었다. 톱 개폐 전동스위치를 조금 누르니 톱 앞부분만 40cm까지 열리며 선루프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열리는 폭도 조절할 수 있다. 계속 누르고 있으니 이내 하늘과 나 사이에 장애물은 아무 것도 없어진다.
좌석 조절 장치가 수동이라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크루즈 콘트롤과 시트 히팅 기능은 만족스럽다.
차가 작아서 다 못 싣는 것일까. 멈췄을 때나 달릴 때나 개성과 즐거움이 자꾸만 넘쳐 흐른다. 3850만원.
사진= 톱레이싱 모델 이현진양이 미니쿠퍼 컨버터블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