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상승 모멘텀 부재에 빠진 국내증시의 4월 향방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연초 급등세를 이끌었던 유동성 랠리가 끝나고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과 기업 실적 모멘텀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하다.
솔로몬투자증권은 4월 월간 증시 전망에서 점진적으로 주가 조정 요인들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동성 장세 끝났다”
강현기 연구원은 “현재 미국의 고용개선 정도를 볼 때 QE3(3차양적완화) 시행을 단언하기 어렵고 6월말까지 유럽 금융기관들이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도 있어 유동성 장세가 거의 끝난 것으로 판단된다”며 “여기에 최근 미국 소비심리 등 일부 선행지표가 하락하는 등 경기 모멘텀 조정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데다 유가 수준도 부담스러운 것 등도 주가 조정 요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다만 최근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으며 4월이 실적 발표 시즌이라는 특성에 따라 월초~중반까지는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하거나 유지될 수도 있다”며 “월말로 갈수록 주가 조정 가능성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솔로몬투자증권은 이 같은 분석에 따라 4월 주식시장이 ‘전강후약’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상 코스피 밴드로는 1940~2110선을 제시했으며 월말 조정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유통, 생활용품, 음식료 등 방어적 섹터 비중을 소폭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하이투자증권도 주가가 1분기 강세 국면 이후 2분기 약세, 하반기 다시 강세 국면에 접어드는 ‘N자형 장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익재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말부터 올해 1분기까지 유동성 랠리가 진행됐지만 3분기부터는 글로벌 경기와 기업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소위 ‘실적 랠리’가 진행될 것”이라며 “2분기는 과도기적인 기간조정 국면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조 센터장은 “최근 세계적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며 “유동성 랠리는 계속 돈을 풀고 금리를 낮춰야 원동력을 유지하는 만큼 이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 가솔린 소매가격이 전 고점에 육박해 있고 모기지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한 것이 가장 치명적이다. 2분기에는 글로벌 경기를 바탕으로한 실적 랠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조 센터장은 “미국 경기가 2분기 정체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이를 상쇄할 중국 경기가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보여 실적랠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10월 열릴 중국 당대회를 감안하면 3분기가 진정한 성수기가 될 것으로 보여 증시는 2분기 기간 조정을 거친 후 하반기에 다시 강세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이투자증권은 2분기 초반 어닝시즌을 겨냥해 실적이 양호한 반도체, IT, 보험, 은행, 자동차 섹터의 매수를 추천했다. 2분기 후반에는 주가가 크게 하락한 화학, 철강 등 원자재 섹터 비중확대를 제안했다.
◆“4월 어닝시즌의 힘 믿어라”
반면 4월 실적 발표 시즌을 맞아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주가도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하나대투증권은 상반기보다 개선될 경기와 기업 실적 모멘텀을 바탕으로 ‘상저하고’ 장세를 전망했다. 2분기 이후 주가 상승 동력이 유동성에서 경기로 옮겨지며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유로존 재정위기 조기 해소를 반영해 2분기 코스피 하단을 1950포인트로 상향 조정했다. 연간 고점은 4분기 초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경식 투자전략부 이사는 “다만 2분기 초반에는 연속 상승에 따른 피로와 경기 회복 지속성에 대한 논란을 반영해 다소 요철 구간을 보일 수도 있다”며 “이 때가 주식 비중을 늘릴 수 있는 최적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이사는 “4월에는 글로벌 국가병 경기와 엔화약세, 벨류에이션 및 실적 시즌인 점을 감안해 반도체, 은행, 건설, IT, 하드웨어 섹터 등의 비중 확대를 제안한다”며 “IT는 휴대폰 호조와 실적 상향 조정으로 벨류에이션 부담이 해소되고 있고 은행은 유로존 리스크 완화와 낮은 벨류에이션이 매력적이며 건설은 유가 고공행진과 해외수주 기대감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철강, 화학 섹터에 대해서는 비중 축소를 권했다.
동양증권(003470)은 실적 모멘텀이 가시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주가의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주형 투자전략팀장은 “1분기 기업 실적 전망이 상향되고 있고 이는 2~3분기 실전 전망 상향으로 이어져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주요 기업들의 당기순이익 전망치가 2~3% 정도 높아져 추세적으로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신영증권(001720)은 4월 중 ‘2차 상승장’이 도래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신영증권은 2차 상승을 이끌 유망업종으로 IT와 은행, 건설, 중국 관련주를 꼽았다. 4월 예상밴드는 1980~2130선을 제시했다.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경기 모멘텀이 1분기를 저점으로 돌아서고 중국 양회 이후 바닥까지 떨어진 긴축 완화 기대심리가 반전될 것”이라며 “기업 이익 예상치가 터닝하는 시점에서 외국인 유동성도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