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전남 곡성교육지원청(교육장 고광운)이 초·중학생 해외체험단을 선발하면서, 일부 학교에서 임원들에게만 가산점을 줘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곡성교육지원청은 학교장에게 학생 선발을 위한 자체지침을 마련토록 위임해 특혜 논란의 빌미를 제공했으며, 형평성을 잃었다는 비난도 동반되고 있다.
24일 곡성교육지원청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곡성교육지원청은 올해 교육과학기술부 학생 해외체험단 공모 사업에 선정돼 5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곡성교육지원청은 1차 사업으로 관내 11개 초.중학교에서 140여명 규모(다문화가정학생 64명, 사회적배려학생 15명, 일반학생 61명 예정)의 해외 연수단을 선발해, 여름방학중 필리핀, 일본, 중국, 베트남&캄보디아 등 4개국을 7박8일간 일정으로 해외연수를 보낼 예정이다.
다문화학생과 사회적배려학생 연수 경비 전액은 교육청이 지원하고, 일반학생 경비는 30%를 자부담한다.
곡성교육지원청은 다문화가정학생을 제외한 사회적배려학생·일반학생 선발권을 학교장에 위임해 추천토록 했고, 교육청은 별도의 선발지침을 내리지 않았다.
이로 인해 상당수 학교들이 특정학생들을 염두에 둔 지침을 만들어 빈축을 사고 있다.
10여명의 일반학생을 선발하는 곡성J초등학교의 경우 성적과 임원여부, 그리고 각종 경연대회 수상실적을 수치화했다. 임원을 맡고 있는 반장과 회장은 18점, 부회장과 부반장은 16점의 점수가 주어져, 사실상 당락의 좌우하는 변수가 됐다.
반면 옥과초의 경우 학생들의 자기소개서와 활동계획서를 무기명으로 작성하게 한 뒤 4명의 심사위원이 평가토록해, 객관성을 담보했다.
곡성J초등학교 한 학부모는 “성적은 좋은데 임원점수에서 0점 처리돼 해외체험단 선발에서 떨어졌다”면서 “돈없는 부모 때문에 아이가 상처받은 것 같아 속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시골학교에서 학급·학교 임원을 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면서 “임원에게 가산점을 주고 선발하는 것은 짜고치는 고스톱”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옥과초 정균태 교장은 “체험단 선발을 좀 더 투명하게 하고, 성적보다는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기 위해 자신의 포부를 담은 계획서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곡성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장이 재량에 따라 규정을 만들어 해외연수단을 선발토록 했다”고 전제한 뒤 “학교장의 경영방침에 따라 임원을 보내고 싶으면 그곳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고, 성적 우수자나 대외 수상 경력자에 대해 높은 비중을 둘 수 있다”면서도 “학교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곡성교육지원청은 23일 오후 6시까지 학교별 대상자를 추천받았으며, 오는 29일 최종 참가 대상자를 안내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