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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현대차 유아마케팅, 어린이대공원에 무슨 일이…

유아용 제네시스쿠페·쏘울 초등생 대상 베라크루즈 등 약 40여대 운영

김병호 기자 기자  2012.03.23 14:5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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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영유아 마케팅’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흔한 말이 됐다. 어느새 자동차 기업에서도 유아마케팅을 쓰고 있다. ‘유아용 카시트’, ‘장난감 자동차’ 등이 언뜻 떠오르지만, 그렇지가 않다.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치밀하고 체계적이다. 자동차 전시장에서 실시하는 ‘성장세대마케팅’, ‘어린이용 운전면허’ 이런 용어를 들어봤는가?

지난해 현대기아차그룹은 성장세대마케팅이라는 취지 하에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지점 전시장 한켠에 영유아들을 위한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는 어릴 때부터 어린이들에게 쉽고 친근한 자동차 회사라는 사회공헌적인 마케팅을 말한다. 취재를 진행하던 중 이와 비슷한 취지의 교육장을 발견했다. 지난 2009년 4월30일 어린이 대공원 내부에 개관한 어린이교통안전체험관 ‘키즈오토파크’가 그것. 처음엔 ‘자동차놀이동산’쯤으로 생각했다.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현대기아차그룹에서 후원하고 있는 키즈오토파크.
어릴 적 추억이 살아 숨 쉬는 그 곳. 가는 곳마다 한손에는 부모의 손을 잡고, 다른 한손에는 풍선과 사탕 등을 먹고 있는 아이들이 눈에 뛴다.

정문입구에서 48번 키즈오토파크의 위치를 확인한 후 담당자를 만났다. 예상과 달리 평일이라 한산한 분위기였다. 단아한 인상의 이경선 소장을 만나 얘기를 나눴다.

입구에는 어린이 교통안전체험관 키즈오토파크라는 현판이 있었다. 역시 바로 밑 현대차그룹이라는 글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붐비지 않는 평일 오전이라 바로 현장 확인에 들어갈 수 있었다.

울타리 안쪽에는 조그마한 자전거 도로와 비슷한 시험장 같은 시설이 배치돼 있었고, 곳곳에 작은 어린이용 키트 같은 자동차모형도 눈에 띄었다. ‘실외 놀이동산인가?’ 생각이 들었다.

이 소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전적으로 사단법인 한국생활안전연합에서 운영하고 있었으며, 현대차는 매년 지원금과 아이들의 교재 등을 여러 가지를 지원하고 있었다.

키즈오토파크는 특별한 행사를 제외하고 하루 2회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었으며, 한 타임에 40명 인원의 수용이 가능했다. 교육시간은 인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풀타임으로 약 2시간에 해당된다.

   
키즈오토파크에서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하면 '어린이교통안전면허증'을 발급한다.
먼저 첫 번째 입체영상교육시간에는 보행 중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간접체험하며 위험요소와 위험 행동의 결과를 알아본다. 두 번째는 보행체험교육으로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와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안전하게 건너는 방법, 골목길에서 안전하게 다니는 방법, 조심해야 하는 자동차 주변 위험요소 등을 실외에서 체험하고 실천해 본다.

세 번째는 안전띠 체험교육으로 실제 자동차로 만들어진 체험기구에 탑승해 안전띠의 효과를 체험함으로써 카시트의 중요성을 배운다. 끝으로 주행체험교육에서 어린이 전기자동차를 운전하며 운전자의 입장을 체험하며, 자동차의 특성에 대해 이해하고 안전한 보행행동 등을 습득하게 된다.

이 밖에도 인형극과 함께하는 교통안전교육,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교통안전체험, 안전지킴이와 함께하는 교통안전 등 여러 기획을 통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한국생활안전연합 교사 6명과 자원봉사자들은 하루 두 번에 걸쳐 80여명과 이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는데, 여간 힘든 일이 아닐 것이란 생각부터 들었다.

이 소장은 “이곳 키즈오토파크는 어린이들에게 자동차에서 시작해 생활 모든 것에 대한 안전의식의 고취를 위해 기획됐다”며 “좀 더 재미있게, 사명감을 가지고 운전하고 질서를 지키는 교육을 위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키즈테마파크에선 운전면허시험시 사용하는 차량으로 유아용 제네시스 쿠페와 쏘울, 초등학생 대상 베라크루즈 등 약 40여대를 운영을 하고 있다.
이 소장은 “어렸을 때 아이들의 교통이나 안전교육은 매우 중요한 인식을 심어준다”며 “운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은 사회적인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도 있지만, 어린 아이들에게 ‘자동차 문화’를 꼼꼼히 이해를 시켜주기란 쉽지 않은 일일텐데, 이런 교육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지 궁금했다.

이 소장은 “이곳에선 6세에서 7세 아이들과 1학년에서 3학년까지 아이들을 나누어 눈높이에 맞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안정적인 교육을 하고 있다”며 “우선 3D 등을 이용한 시각적인 안전교육과 이후 실습을 통해 어린이용 운전면허증까지 아이들과 교감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건물 밖에 설치된 시설은 자동차 운전면허 시험장인 셈이다. 돌발 상황도 있고 어린이 보호구역도 설치돼 있다. 오르막길과 빙판길 운전코스까지 갖춰져 있다. 생활의 필수품이 돼버린 자동차, 이에 두려움을 멀리하고 철저한 안전의식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 비치된 자동차들은 유아용으로 제네시스 쿠페와 쏘울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는 베라크루즈 약 40여대를 운영을 하고 있다. 벨로스터 등 향후 다양한 모델들을 추가적으로 제작 지원할 것이라고 한다.

한편, 키즈오토파크는 어린이날을 맞아 평소 2회로 진행하던 교육을 4회로 늘려 진행할 계획이다. 교육신청은 사전 인터넷 예약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날은 어린이대공원을 찾은 어린이들을 위해 현장접수 위주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무료로 진행되는 만큼 예약을 어길 시에는 1년 동안 접수가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