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치에서 성공하려면 시대정신을 읽으라고 한다. 시대에 정신이 있다는 말인데 이해하기가 좀 어렵다. 그냥 현재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생각하는지 그걸 읽고 거기에 따르라는 말이 더 쉬울 것 같다.
‘이런 나라 물려줘서 정말 미안해’는 바로 그 X세대들이 언제부턴가 사람들로부터 잊혀져 버렸다(forgotten)는 의미의 F세대로 자신들을 자리매김 시키는 책이다. 베이비붐 세대보다 50여만 명 많은 최다 인구층임에도 386(지금은 486) 형들에게 가려 주목 받지 못하고 잊혀진, 현재 나이 40세 전후 1966~1974년생 750만 명이 그들이다.
이들의 특징은 서태지와 함께 했던 화려한 출발과 달리 유독 힘겨운 청∙중년기를 보내면서 내재된 분노, 신구세대 중간의 낀세대, 쇼설미디어 특공대로 압축된다. ‘1987년 체제’에 대응해 올해 두 차례 선거를 치르면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사회 전반의 변동을 주도할 태풍의 주역들이다. 이미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40대의 67%가 표몰이를 통해 당적 없는 박원순 후보가 당선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들은 유년을 8비트 컴퓨터, 램이 1메가 정도였던 286 AT PC와 시작했다. 천리안 하이텔 PC통신, 채팅, 게임, 블로그, 싸이질, 페이스북, 트위터, 태블릿PC, 스마트폰이 이들의 성장 아이콘이다. 그렇게 날고 기었던 X세대, 그러나 인생경로는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IMF 경제위기에서 직격탄을 맞은 두 불운한 세대가 바로 ‘58년 개띠 세대’와 F세대였다. 전자는 중년의 한복판, 효율 대비 인건비에 대해 고용주가 이제 막 저울질을 시작할 나이라 구조조정의 1순위로, 후자는 물정 모르는 인턴사원 중에 경비절감 대상이 됐거나 취업재수생으로 학교 문을 나섰다.
맞벌이는 기본이지만 허리 휘는 사교육비, 집 때문에 융자 낸 은행이자와 집값 하락의 이중고, 국민연금 말고는 달리 대책도 없는 노후, 그렇게 쌓인 그들의 분노는 촛불과 유모차부대의 선봉이 되었다. ‘광주’와 ‘서태지’가 공존하는 F세대, 희망과 분노, 책임감이 함께하는 F세대들이 지금 가장 고민하는 대한민국의 문제와 이들이 제시하는 해법은 무엇일까.
F세대들은 베이비부머 선배들이 전가의 보도로 여기는 ‘민주화’ 이후 우리 사회가 지금처럼 양극으로 치달은 데는 민주주의를 생활 속에 뿌리내리지 못한 채 승자독식의 무한경쟁 문화와 세대이기주의 정책에 그들이 슬며시 합승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사명은 2013년 바로 그 생활민주주의 시대를 여는 것이란다.
2030 아우들의 맏형으로서, 386 세대의 막내로서, 대한민국의 엄연한 허리층을 감당하고 있는 750만 F세대, 바로 이들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막연한 감정적 토로가 아니라 정확한 취재와 조사분석, 데이타를 담고 있어 영양가 만점이다. 유명 경제신문의 3040세대, 현직 기자 6명이 썼기 때문이다.
프라임경제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