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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한 안경테 쇼핑몰의 작명센스

박지영 기자 기자  2012.03.23 10: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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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어느 한 안경테 쇼핑몰의 기막힌 작명센스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입니다. 최근 모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안경테 쇼핑몰의 작명센스’라는 제목의 그림파일(JPEG)이 여러 장 올라와 눈길을 끌었는데요, 바로 아래 사진이 그중 일부입니다.

   
 
언뜻 보기엔 일반 안경테와 별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사진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개별 안경테마다 조그맣게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이 쇼핑몰 대표의 작명법은 의외로 쉽고 간단한데요,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그 안경테의 모양을 유추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김구가테’는 김구선생을 연상시키는 동그란 모양의 안경테고, ‘교회오빠가테’는 교회오빠들이 쓰면 어울릴 법한 이미지를 풍깁니다. 또한 ‘해리포터가테’와 ‘베트맨가테’는 영화 속 주인공들이 착용하는 안경테와 흡사하죠.  

다들 눈치 챘겠지만, 이들 제품명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같다’와 ‘테’의 합성어라는 점인데요, 여기서 ‘테’는 안경테의 ‘테’자를 따온 듯합니다. 이도 아니라면, ‘◯◯◯ 같아’에서 ‘같다’를 소리 나는 데로 풀어쓴 것일 수도 있겠네요.

과정이야 어찌됐든,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느 누구하나 쇼핑몰 대표의 작명에 굳이 ‘토’ 달 사람은 없어 보입니다. 그만큼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는 얘기겠죠.

하지만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딱히 맞는 작명법도 아닌 것 같습니다. 학생은 제자 같지 않고, 선생은 선생님 같지 않으니 말입니다. “조용히 해.” 이 한마디에 선생 뺨을 스무 차례나 때린 학생이나, 많은 이들 앞에서 칠판지우개로 학생의 머리를 때린 선생이나 ‘~답지’ 못해 보입니다.

이뿐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기껏 소방서에 전화해 자신의 이름만 대다 끊은 도지사도 도지사답지 못하고, 정‧재계 눈치 보느라 제목소리 한번 못내는 언론도 제대로 된 언론 같아 보이진 않습니다. 기업은 또 어떻고요. 이윤추구 보다 ‘뒤 구린 회장님’ 뒷수습하는 데 더 바쁘고, 투자할 돈으로 재갈 물리는 데 씁니다.  

저 높은 ‘푸른 집 사람들’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뒷골목 깡패나 해야 할 쌈질을 버젓이 하고, 심부름센터에서나 할 법한 뒷조사를 대놓고 하니 말입니다. 미쳐 날 뛰는 세상. 어느 누구 하나 ‘◯◯◯ 같아’ 보이는 사람이 없으니…, 입맛이 텁텁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