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매해 되풀이되는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영업 강화 전략이 결국 허울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1년 말 현재 국내 증권사의 해외지점과 사무소, 현지법인 등 해외점포는 모두 96개로 같은 해 3분기와 비교해 2개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직전년도인 2010년 91개와 비교해도 5개 늘어난 것에 불과하다. 물론 해외법인과 지점, 사무소는 각각 설립 목적과 규모 등이 상이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해외영업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해외점포가 가장 많은 증권사는 우리투자증권(005940)으로 모두 12곳의 해외점포를 두고 있었으며 KDB대우증권(006800)과 한국투자증권(071050)은 8곳으로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증권(037620)과 동양증권(003470), KTB투자증권(030210)도 해외점포가 7곳으로 상대적으로 해외영업 비중이 높았으며 이외 신한금융투자는 6곳, 삼성증권(016360)과 한화증권(003530), SK증권(001510)은 5개의 해외점포를 갖고 있었다.
특히 최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 중인 리딩투자증권과 키움증권(039490), 하나대투증권, SK증권은 해외점포 수가 증가한 반면 메리츠종금증권(008560), 한화증권, 현대증권(003450), KB투자증권은 해외점포 수가 줄었다.
개별 증권사별로 KB투자증권은 유일한 해외점포였던 홍콩 현지법인을 없앴다. KB투자증권 홍콩법인은 2010년 12월31일자로 영업을 종료하고 지난해 11월 폐쇄 조치를 완료했다. KB증권의 전신인 한누리투자증권 시절 설립된 이 법인은 KB금융지주의 손자회사임에도 불구, 적절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결국 홍콩에서 사라졌다.
현대증권은 지난 2007년 10월 브로커리지와 투자은행(IB) 사업을 벌였던 베트남 호치민사무소를 폐쇄했다. 동남아 교두보 차원에서 설립했지만 현지 파악에 착오를 겪으며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육성에 실패했다.
또 한화증권은 1990년대 미국시장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설립한 미국 뉴욕사무소를 20여 년간 공수표처럼 들고 있다가 작년 말 청산했으며 메리츠종금증권은 홍콩 현지법인인 손자회사 신방향투자유한공사의 30억원 규모의 매각 협상을 국내 타 증권사와 완료한 상태다.
대형증권사 한 관계자는 "해외 비즈니스 강화를 목적으로 1990년대 초 바다건너까지 영역 확장을 노린 증권사들이 많았지만 90년대 중반 IMF와 산발적으로 발생한 주요국가들의 금융쇼크로 사업이 크게 위축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사무소 같은 경우는 직접적인 영업이 없어도 페이퍼컴퍼니 형식으로라도 잡아두려는 경향이 있었지만 근래 들어 해외사업을 초기화하고 원점부터 다시 시작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중심업무지구(CBD)의 핵심 래플스시티 전경. |
이 증권사는 지난해 2월과 7월 SK증권 인베스트먼트 아시아(SKSIA·지주회사)와 SK증권 홍콩(SKS HK·자회사)을 각각 설립했다. 올해 1월 SKS HK는 증권업 라이선스를 취득, 유가증권 거래는 물론 기업 자금조달 및 인수합병(M&A) 등의 금융업무 수행이 가능해졌다.
또한 SK증권은 중국을 포함한 범아시아 시장의 사업 영위를 위해 8월에는 홍콩 내 자산운용사인 PCML(Prince Capital Management Limited)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후 2개월이 지난 10월 홍콩 ICBC(중국공상은행) TOWER에서 PCML을 개소했다.
키움증권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현지법인 한 곳을 추가했다. 지난 2010년 6월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인 동서증권 인수 후 'PT. Kiwoom Securities Indonesia'로 사명을 변경한 키움증권은 이후 지난해 7월 'PT. Dongsuh Investment Management'도 자회사로 삼고 '키움자산운용 인도네시아'로 사명을 변경했다.
리딩투자증권은 지난 2010년 2월 영국 런던과 홍콩 현지의 기존 법인을 인수한 후 지난해 말 현지법인으로 IND-X Securities UK와 IND-X Securities HK를 각각 개소했다. IND-X는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경영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리딩투자증권 각 사업부문에 자원 및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등 효과적인 해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KDB대우증권은 일본 동경사무소 없애고 지난해 11월말 자본금 500만달러들 들여 중화권 영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할 중국 북경 현지법인인 한우성해투자자문유한공사를 설립했고 하나대투증권은 작년 10월 중국 베이징에 북경대표처 사무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