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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카드, 포인트 줄이고 ‘배틀 로얄’ 붙이는 까닭은?

포인트 등 대고객 관리 비용절감에다 ‘세금혜택 보고 입소문’ 꾐수 논란

임혜현 기자 기자  2012.03.22 14: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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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KB국민카드(105560)가 마케팅에도 무한경쟁이라는 키워드를 도입, 집중하고 있어 배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신용카드 시장 점유율 크기에서 신한카드가 23%,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등이 10%대인 상황에,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연간 체크카드 이용액이 12조원대로 은행에서 분사한지 1년여 만에 체크카드 시장을 평정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성공에 ‘슈퍼스타K 시즌3’ 후원 등 젊은층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KB국민카드가 분사 이후 적극적으로 고객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포인트 혜택 등을 축소하는 와중에 고객들을 상대로 무한 경쟁 오디션 프로그램을 답습한 공모전을 개최하는 게 옳으냐는 점은 논의의 여지가 있다. 무엇보다 세금 혜택 등을 노리면서 이 같은 무리수 공모전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의문도 존재한다.
이런 와중에 이달 중순부터는 1억원 상금을 내걸고 광고 공모전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 광고전 역시 서바이벌식 오디션 시스템을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팀을 짜 일본 영화 ‘배틀 로얄’을 연상케 하는 치열한 실력 경쟁을 통해 최종 승자를 가린다는 것이다. 팀을 짜기 어려운 참가 희망자는 적당히 조인트 할 수 있는 길도 열여 주는 등 슈퍼스타K 같은 무한한 입소문을 기대하는 모양새다.

이미 3월 초에 KB국민카드 최기의 사장은 수수료 문제에 대해 당국에 반발하면서 포인트 등 혜택 축소 필요에 대해 역설했고, 실제로 근래 신용카드사들이 포인트 혜택 등을 대거 축소할 때 KB국민카드 역시 주유 30만원 초과 결제금액에 대해 0.1%를 포인트리(국민카드측 포인트 이름)로 적립해 주던 서비스를 오는 8월부터 중단하기로 발표했다. 프리미엄 회원들에게 제공하던 월 최대 0.4% 포인트리 적립 서비스도 5월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요점은 KB국민카드를 위시한 업계에서는 수수료 인하와 경쟁 지양을 주문하는 당국에 불만을 갖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포인트 제공 등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접대비 쓸 필요 없다…불특정 다수 공략하면 절세 등에 유리

이런 가운데, 광고 공모전이나 오디션 프로그램 후원 등을 하는 것이 어떤 효과를 갖는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일단 법인세법 체제의 손금 개념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손금이란 개인이나 개인사업자가 올리는 소득에 과세를 하는 시스템인 소득세법상 필요경비와 유사한 개념이다. 즉, 소득을 올리는 데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비용에 대해 과세시 혜택을 주는 것인데, 법인인 KB국민카드의 경우 손금을 처리할 때 이번 1억원 광고 공모전식으로 서바이벌 게임을 붙이면, 상당히 이점을 기대할 수 있다.

관련 세제의 주무부처 출신 전·현직 사무관들(5급 공무원)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포인트 등으로 마케팅을 하는 것보다 세제 면에서는 이익이 나는 것으로 보인다. A씨에 따르면, “상금을 걸고 이벤트 혹은 공무전을 진행하는 경우에는, 총수익에 대응하는 ‘경비’이므로, 이를 포함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B씨의 설명을 더하면 “(법인세법상 마케팅으로 비용을 지출하는 경우) 개념을 두 가지로 구분하는데, 광고비와 접대비”라면서 “△불특정 다수에게 쓰면 광고비이고 △특정인에게 업무와 관련해 쓰면 접대비”라고 해석했다.

이에 따르면, “용어는 접대비이지만 포괄적인 것”으로 된다. 예를 들어 △우수고객에 대한 선물 △포인트 혜택이나 △콘서트 초청 등은 접대비로 보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저렴한 선물 등을 판촉으로 나눠주는 경우가 광고비가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광고, 즉 △종이 지면이나 방송 등에 광고를 하는 경우도 광고비로 포함된다.

그런데, 접대비의 경우 기업 규모 등에 대비, 상한선이 있으나 광고비의 경우는 전액 인정한다는 것이다. 다만 B씨는 “공모전의 경우 너무 말이 안 되는 수준의 경우만 아니라면, 즉 특정 고객층을 대상으로 해서 응모만 하면 당첨이 되는 식으로 진행을 하면 문제가 되겠지만, 공모전 상금 규모, 속성 등에 대해서는 다른 대회 등과 대비해 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즉, 문제는 서바이벌 형식을 도입, 1등이 승자독식을 하는 제로섬 스타일로 공모전을 진행하는 경우, 불특정 다수에 응모 기회를 열어두기로 하는 점은 충족하지만, 일반적으로 진행하는 공모전 등처럼 일정 수준을 도달, 충족하는 경우에 일정 인원에 등위의 차이를 둬 나눠 시상하는 경우(문예공모 등의 경우 당선 없는 가작, 수상작 없음 등 결정을 하는 경우도 많다)와 달리 개중에 가장 우수한 정도이기 때문에 반드시 수준을 담보한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포괄해 규제한다지만 우려 높아져

따라서, 굳이 포인트 제도를 유지해 가면서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는 데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여신업계에서는 다른 마케팅 전략으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는데, KB국민카드의 경우 이런 여러 장점 때문에 서바이벌 오디션류에 특히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 당국에서는 이처럼 사실상 방송 등에 광고를 집행하는 경우처럼 세제 혜택을 보는 마케팅 기법인 오디션 시스템에도 규제를 가한다고 설명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 C씨는 이러한 공모전 상금 등도 총수익 대비 마케팅 비용의 규제에 포함해서 볼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기존에 무차별적으로 집행되던 광고성 마케팅 비용에 비해, 회사로서는 입소문을 타고 세제상 이점도 누리지만, 일반 금융소비자들에게는 간접적으로 ‘승자 독식 문화’를 전파하는 등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오디션식 이벤트와 마케팅에 대해서는 별도로 제재를 가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