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숙박업소 업주들의 얄팍한 상술에 고개가 가로저어 진다. 서울시내 호텔·모텔·여관 밀집지역(방이동, 신림동, 천호동 등) 78개소의 음용수 수질검사를 실시한 결과, 검사 대상의 30%에 이르는 24개소의 음용수가 ‘먹기 부적합’ 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일부 업소에서는 대장균군이 검출됐고, 오물에서나 볼 수 있는 분원성대장균군까지 검출됐다는 소식에 헛구역질이 나올 지경이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객실내 음용수의 수질기준 적정 제공여부 △객실내 침대주변, 시트 등 위생관리 상태 등 업자가 지켜야할 위생관리 기준 준수여부를 집중 단속했다.
그 결과 24곳이 적발됐으며, 이 중 대장균이 검출되거나 생수병을 재활용해 사용한 9곳을 형사입건하고, 일반세균이 기준치를 초과해 음용수의 수질기준을 위반한 15곳에는 행정처분 조치를 내렸다.
위반 사례는 정수기 물을 오랫동안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냉·온수기 물통을 재활용하면서 물통을 불결한 바닥에서 취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손님이 사용한 생수병을 재활용하거나, 생수병 마개만 교체해 진짜 생수인 것처럼 냉장고에 보관하고 손님에게 제공한 사례도 있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번 단속 결과 6개 업소의 경우, 분변오염이 의심되는 분원성대장균군과 총대장균군이 검출됐다는 사실이다.
분원성대장균군은 대장균 중에서도 사람이나 동물에게서 나오는 배설물에서 발견되는 간균을 말한다. 하룻밤 머물고 가는 숙박업소라고 하지만 사람 먹는 물을 이같이 관리했다는 사실에 분통이 터진다.
지난해 숙박업소 음용수 수질검사 결과 64%가 부적합판정을 받은 것에 비하면 올해 30% 업소의 부적합판정은 상황이 나아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내용으로 봤을 때, 이게 과연 나아진 것인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다른 사람이 마시던 물통을 재활용하고, 이를 들키지 않기 위해 뚜껑만 바꿔 눈속임을 하는 업주들. 1000원짜리 물 한통 아끼기 위한 이들의 행태가 애처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