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현 기자 기자 2012.03.20 15:13:21
[프라임경제] 부유층 관리에 강점을 가졌던 한미은행과 오래 전부터 국제비지니스 지원에 강점을 가진 씨티은행 서울지점의 합병을 통해 탄생한 오늘날의 한국씨티은행. 한국씨티은행은 이런 연혁에서 보듯, 기업금융과 국제업무, 고액자산층을 중심으로 한 개인금융 등에서 특이한 발전 모델을 구성해 왔다.
이런 점에서 20일 한국씨티은행이 ‘Rethink Banking’이라는 모토로 ‘신흥부유층 고객’을 새 공략 목표로 적극적으로 설정, 영업 활동을 펼친 뜻을 밝히면서 해당 영역(시장)에 대한 분석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씨티은행이 앞으로 이 고객층을 대상으로 일반 시중은행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 것으로 전망된다.
◆부유층 시장 선두주자, 노하우 활용해 자산관리 불안감 불식
한국씨티은행이 이번에 공략층으로 삼은 신흥부유층이란, 초부유층이나 대중적 부유층이 아니고 그렇다고 일반 고객으로 뭉뚱그리기에는 모호한 그룹을 세부적으로 추출, 제 3의 계급으로 설정한다는 것이다.
20일 오후 한국씨티은행 하영구 행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기준으로 한국씨티은행은 금융 자산 2000만원 이상을 기준선으로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흥부유층 고객에 대해 한국씨티은행은 △전담 직원에 의한 자산관리 상담 △ATM네트워크를 통한 수수료 평생 면제 △글로벌 뱅킹 서비스의 수수료 면제 △해외에서의 긴급 자금 대출 대상 지원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아울러 씨티은행 Asian Pacific Region 다니엘 바라놉스키 Head는 “아태 지역의 ‘전략 담당 부서’ 헤드로 있었던 그 경험을 기반으로 말씀드리겠다. 많은 아태 지역 은행들이 이 시장에서 부유층 대상 은행 영업을 하고 있고 우리는 여기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이 신흥부유층을 공략목표로 지정하고 적극적인 영업전쟁에 나설 태세다. 20일 한국씨티은행 하영구 행장이 기자들에게 금융시장 현황과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
바라놉스키 지사장은 “(우리는 부유층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선보여 왔고, 다른 은행들이 저희 서비스를 ‘복제’하고 있다. 저희 직원을 스카웃하는 등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서비스 모델을 모두 복제하기는 어렵다”고 씨티그룹 전반의 부유층 대상 관리 노하우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서 “(이제는 아시아) 각 은행에(서 우리를 복제하거나 벤치마킹한) VIP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신흥부유층 제공에는 각 은행들이 더딘 발전을 보이고 있다. 신흥부유층 고객에는 큰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전의 시장이 이미 레드오션으로 변질됐기 때문에 신흥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는 필요성에 따라 이번 시장 분석에 나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국씨티은행 이흥주 수석부행장 역시 “한국씨티은행에서는 골드 고객이 있고 신흥부유층 고객이 있다. 이들의 니즈가 확연히 다르다”면서 고급화된 서비스 노하우를 가져 오되, 특징 분석 없이 그대로 이 층에 적용해서는 곤란하다는 과제를 이미 인지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싱가포르 등에서 이미 시험 성공,한국 신흥층은 속성 약간 달라?
특히 이 같은 신흥부유층에 대한 영업 공략이 씨티그룹이 진출해 있는 싱가포르 등 주요 아시아 국가들에서 이미 집행된 바 있다는 점은 실패 위험성을 그만큼 줄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바라놉스키 지사장은 최근 아시아 6개국 신흥부유층 분석을 위한 설문조사를 소개하면서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아시아 국가 신흥부유층에 공통점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풀이했다. 바라놉스키 지사장은 “이들은 빨리 많은 신기술을 받아들이고 최고의 온라인 서비스를 원한다”면서 “신흥부유층 대다수는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보고, 휴대전화 특히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뱅킹을 선호한다. 단순히 인터넷 뱅킹을 통한 금융 거래 외에 여러 다른 대체 채널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씨티은행은 ‘신흥부유층 고객=바쁜 생활을 영위하년서 우수한 고객관리 빠른 서비스를 원하는 층’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아시아에서의 주요 공략 실험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이 신흥부유층이 한국씨티은행의 바람대로 빠른 기간 내에 적극적으로 한국씨티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새롭게 활용해 줄 지는 변수가 전혀 없지는 않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당장의 수익성을 보고 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향후 이들이 미래에 부유층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층이기 때문”이라면서 이들이 관리가 필요한 층임을 시사했다.
일명 ‘규모의 경제’ 논리가 적용되어야 해당 공략을 하는 데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씨티은행 이흥주 수석부행장은 “(해당 신흥부유층이 우리에게 예치할 금융 자산 목표의) 평균을 말하면 5000만원이 나온다. (그래서) 2000만원을 하한선으로 해서 하면 적정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는 발언이 이 규모의 경제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신흥부유층에 대한 각종 혜택으로 여러 글로벌 거래시 씨티의 특성을 살려 혜택을 공급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우리 한국의 신흥부유층은 전세계 어디서나 거래할 수 있는 은행을 원하는 문제(아시아 평균 67%, 한국 신흥부유층 51%), 해외 거주 직계 가족 보유 여부(아시아 20%, 한국 11%) 등에서 뒤지는 등 글로벌 감각이 다소 아시아 신흥부유층 평균보다 떨어져 이에 별 매력을 못 느낄 수 있다.
다만, 한국 신흥부유층은 자산관리시 도움을 줄 수 있는 상담직원 필요성 등이나, 향후 미래 자산문제에 대한 불안감 등이 무척 높은 편이어서 이런 점을 잘 공략하는 경우 한국씨티은행이 니치마켓을 선점하는 데 상당한 강점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