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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반일감정과 오보, 햄버거를 죽이다

노현승 기자 기자  2012.03.20 10:5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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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SNS를 통해 일본에 본사를 둔 모스버거에 대한 루머가 퍼져 나갔습니다. 일본의 인기 수제햄버거 업체인 모스버거에 대해, 제조공장이 원전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에 있다는 것이 일본 내에 알려지면서 매출이 급감해 이를 만회하고자 한국으로 진출했다는 것이 골자였습니다.
 
이 트윗(Tweet)은 여러 번 리트윗 되면서, 사실인 양 확산됐죠. 네티즌들은 모 언론에서 원전 사고 1년을 다룬 기사에서 해당 버거 관련 내용이 언급됐다는 점이 이번 논란을 키웠다고 이야기합니다. 원전 이후 달라진 일본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다루면서 모스버거의 매출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이고, 이것에 반일감정이 결합되면서 문제가 커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검증없는 인기 블로거 글의 리트윗은 큰 파장을 일으킨다.

 
하지만 실제로 모스버거는 그 이전부터 한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제조공장이라는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후쿠시마 공장은 성립할 수 없었다고 하네요. 후쿠시마 돕기 차원에서 그 지역 야채를 쓰겠다는 이야기가 잠시 나온 적은 있다 합니다. 또 매출도 원전 사태 이전에 비해 급감하지 않았다는 반박이 한 블로거에 의해 제기되는 등 이 문제가 논란을 빚으며 인터넷을 달구고 있습니다.
 
최근 마녀사냥과 음모론의 진원지로 보수언론에게 지목당하고 있는 SNS와 인터넷이지만 실제로는 오보만큼이나 그 수정이 빠른 것도 인터넷입니다. 다시 말해 인터넷은 이번 사건처럼 이용자가 자극 받을만한 내용의 원전이 빠르게 퍼지고 다시 그 오류가 빠르게 수정되는 공간인 것입니다.
 
반면, 언론사는 다릅니다. 언론사가 핵에 대한 공포와 반일감정이 복합되어 독자들에게 빠르게 퍼질 만한 선정적인 미끼를 (고의는 아니었겠으나) 공급했다는 의혹을 받는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네티즌은 언론의 무책임한 기사나 기사 수정에 민감하다.

 
공교롭게도, 이 매출 반토막 문제는 일본의 기업 공시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고 네티즌들은 개탄합니다. 이런 한탄은 무분별하게 글을 쓴 유력 블로거나, 리트윗을 한 사람들에게라기보다는 언론을 향한 것으로 보입니다. 보도 내용이 어떤 감정과 결합하면 근거 없는 루머를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습니다. 모두 주의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