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철호 기자 기자 2012.03.19 15:41:58
전남 최초로 도로공사에 도입된 U자형 식수대. 대형차량이 많이 통행해 우측편 인도를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불만이다. |
로터리에 설치된 U턴 방지봉이 너무 좁아 대형차량 운전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
로터리에 설치된 U턴 방지봉이 너무 좁아 대형차량 운전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안전한 보행환경조성을 위해 만들어진 국가지방도로가 사고 위험성을 내포하는 등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로터리 도로 공간이 협소해 대형화물차 운전에 장애가 되고 있는데다 차도와 인도 사이에 나무를 식재해야 할 숙제를 관할 지자체로 떠넘길 예정이어서 반쪽짜리 준공이다는 빈축을 동반하고 있다.
19일 전남도와 곡성군 주민들에 따르면 전남도는 지난 2009년 12월30일 ‘곡성~고달간 안전한 보행환경조성사업’ 3.92㎞ 구간을 착공해 2012년 2월22일 준공했다.
총 사업비 107억원이 투입된 이 국가지방도로는 2차로와 인도.자전거도로로 구성됐으며, 그 사이 공간에는 나무를 식재할 수 있는 U자형 식수대 2.5m를 확보하고 있다.
전남도는 이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 보행자.농기계 등 교통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전남 최초로 U자형 식수대를 설계에 반영했다. 또 로터리는 U턴 방지봉(시선 안내봉)을 촘촘히 세워 속도를 줄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것이 전남도의 설명이다.
하지만 공사 준공전부터 주민들의 원성이 빛발쳤다. 주민들은 대형차 통행이 많기 때문에 U자형 식수대 만으로는 인도로 넘어오는 차량을 저지할 수 없다는 것.
또 턱이 없이 설치된 로터리 U턴 방지봉(시선 안내봉)은 지나치게 협소하게 배치된데다 차선을 넘을 경우 대형사고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U자형 식수대에 나무를 심어야하는 숙제는 도로유지 관리권을 도청에서 지자체인 곡성군으로 이관한 뒤 시행할 것으로 알려져, 예산낭비다는 비난을 동반하고 있다.
전북 남원과 전남 여수를 자주 오간다는 대형차 운전자 최 모씨는 “로터리에서 속도를 줄이는 것은 좋지만, 길이 너무 좁아 운전하기 매우 불편하다”면서 “공무원들이 탁상에서만 일하다보니 운전자의 편의는 안중에도 없다”고 비난했다.
곡성군민 박 모 씨는 “도로공사전 주민 설명회 때는 차도와 인도 사이에 나무를 식재한다고 했는데 전남도가 주민들을 속였다”면서 “하루빨리 로터리와 식수대 시설을 보완해 주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달면에 거주하는 장 모 씨는 “대형차들이 많이 다니기 때문에 U자형 공간으로는 인도로 돌진하는 차량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사람 죽기 딱 좋은 도로다”고 비아냥 거렸다.
이에 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로터리의 경우 속도를 줄여 안전성을 높이자는 취지며, 차도와 인도 사이의 식재는 향후 도로 유지관리권을 지자체에 이관한 뒤 식재할 것”이라면서 “지금 당장은 눈에 익지 않아 불편을 호소하는데, 어느 정도 적응되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