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미국과 중국, G2(주요 2개국)의 엇갈린 경기 방향성과 유로존의 경기 불확실성이 국내 수출경기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미국이 경기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중국 경기는 상승탄력이 꺾인 상태고 유럽은 재정 위기국들의 금융리스크가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에 따라 국내 수출경기를 예측하면 수출 악화에 대한 우려는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각 국의 통계와 다소 차이가 있으나 우리나라 통계와는 거의 일치하는 만큼 국내 지표로 삼아도 무방하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1월 현재 미국과 일본 주도로 3개월 연속 반등하고 있고 반등 폭도 넓혀가는 추세다. 주요 33개국 가운데 23개국의 선행지수가 상승하고 있어 글로벌 경기의 상승모멘텀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작년 기준 국내 상위 수출 15개국 중 OECD국가의 경기선행지수는 대부분 확장 또는 회복국면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경기모멘텀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우리나라의 주요 대수출국의 경제 성장이 상승국면에서 접어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미국의 OECD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9월을 하단으로 4개월째 반등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선행지수가 실물경기에 1~2분기 정도 앞서는 점을 감안하면 2분기 중반까지는 미국의 경기 회복이 꾸준히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가능하다. 이는 국내 수출시장에 무엇보다 우호적인 현상이다.
유로존의 조짐도 나쁘지 않다. 유럽 주요국가들도 경기선행지수가 1월 들어 반등하면서 경기 모멘텀의 변화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는 것. 물론 한 달 반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억측을 야기할지도 모르나 선행성을 보이는 6개월 연율 기준 경기선행지수도 지난 10월을 저점으로 반등하고 있어 이와 맞물릴 경우 2월 경기선행지수 역시 재차 반등할 여지가 충분하다.
또 유로존은 경기선행지수가 회복국면에 머물고 있는 만큼 모멘텀이 긍정적으로 변화되고 있어 이들 지역으로의 주력품목 수출 환경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LIG투자증권 지기호 투자전략센터장은 "유로존 리스크가 잠재적 성향에서 실제적 파장으로 번진 시점이라 회복 신호가 감지되는 것도 어찌 보면 상당한 발전"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유로지역 내 역내 차별화가 좀 더 심화될 수 있지만 독일을 중심으로 펀더멘털(기초여건)이 비교적 양호한 국가에서 개선의 여지가 보이며 1월 독일 OECD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하며 회복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수출에서 24% 정도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의 OECD 경기선행지수의 하락세가 빨라지는 것은 부담이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수요 회복을 통한 국내 수출의 흐름이 중국에 막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박희찬 연구원은 "선진국의 경우 경기 회복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지만 중국은 경기 하강 위험이 높다"며 "이는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수출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보다는 유동성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다. 실물지표는 통상적으로 유동성 개선에 1분기가량 뒤따르는 만큼 2월 광의통화(M2)증가율 및 금융기관 대출 증가세의 반등은 중국 경기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분석처럼 2분기 중 중국 경기 모멘텀이 살아나 선진국 수요와 합쳐질 경우 국내 수출경기 역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
KTB투자증권 김유미 연구원은 "OECD 중국 경기선행지수의 경우 1월 들어 하락폭이 추가로 확대되며 부진한 것이 사실이지만 중국의 유동성 개선세 등을 고려할 때 1분기 선행지수의 저점 형성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잘라말했다.
또 김 연구원은 "유동성 개선을 통한 실물지표의 개선이 뒤따르면서 2분기 중 중국 경기 모멘텀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돼 선진국 수요와 더해지며 국내 수출 기대감은 좀 더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OECD 경기선행지수는 △100을 웃도는 '확장' △100을 웃돌다가 떨어지는 '후퇴·하강' △100을 밑돌다가 다시 하락하는 '수축·침체' △100을 밑돌다가 오르는 '회복' 등 4단계로 경기순환 국면을 구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