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치신인의 등용문이 될 것이고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던 민주통합당 국민경선이 오히려 중진들의 기득권 강화와 계파라인의 등용문이 됐다는 비난 여론이 형성되며 광주 총선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공천심사에서 탈락한 현역의원과 예비후보들이 공천심사가 '원칙 없는 밀실 공천'이라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등 민주당 텃밭 광주에서 반민주당 무소속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조영택 의원(광주서갑)은 지난 14일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조 의원은 이번 경선에 대해 “유권자의 선택권을 무시한 꼼수이자 광주를 마치 지도부의 ‘호주머니 속 노리개’ 정도로 인식한 것이며, 서구민을 우롱한 행위이자, 광주시민을 얕잡아본 행태”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조영택 의원은 “원칙도 기준도 없는 계파 나눠먹기, 밀실 공천으로 조영택을 희생시키려는 음모에 결코 굴복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탈당신고서를 맡긴 수많은 동지에게 그저 참으라고 말릴 수만은 없었을 뿐 아니라, 또 다른 고난과 독배임을 분명히 알지만, 그 잔을 마다치 않겠다”며 무소속 출마의사를 밝혔다.
이어 “내가 알고 있는 노무현 정신은 특권과 반칙이 없다”며 “노무현 정신을 팔고 다니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를 겨냥했다.
김재균 의원(광주 북구을, 59)도 15일 무소속 출마기자회견을 열고 북구 민들로부터 직접 공천을 받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김 의원은 “특정 친노 486은 공천에 원칙과 기준 없이 호남 현역의원만을 탈락시키고 광주시민을 우롱하고 얕잡아보는 공천학살을 자행했다”면서 “민주화의 성지이자 민주정부의 뿌리인 광주의 자존심을 흔들어 버렸다”고 날을 세웠다.
김재균 의원은 “20만 당원에 의해 민주당 광주광역시당위원장에 선출된 김재균을 사전에 공천살생부를 작성해 공천 탈락을 주도한 특정 친노 486의 기획공천, 밀실공천, 계파공천의 결과물로서 굴복할 수 없다”면서 지역민들에게 직접 공천 받겠다고 밝혔다.
광주 북구갑에서 인권변호사 출신 김경진 후보도 15일 광주시의회 기자실에서 ‘공천이 당선’인 광주 정치구도 변혁을 강조하며 무소속 출마의 변을 밝혔다.
김경진 후보는 “민주통합당 공천심사가 국회의원의 자질을 정체성, 도덕성, 정책입안능력, 당선가능성 등의 평가기준을 가지고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특정 세력에 의해 좌지우지됐으며 국민경선이란 구호는 허울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또, “국회의원 후보를 뽑는 과정이라는 것이 단 1분의 자기소개와 두 가지 형식적인 질문, 그나마 꾸벅꾸벅 졸고 있는 일부 공심위원들의 모습은 작은 기업의 면접시험보다 더 무성의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김경진 후보는 “민주통합당이 약속한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구호에 따라 광주북구 주민이 염원하는 국회의원이 누구인지 심판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김영진 의원(서구을)도 무소속 출마를 고민 중이며 조만간 공식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광주 기독교교단협의회(대표회장 이원재 목사)와 서구교단협의회(회장 김정식 목사)는 14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통합당 공천경선에서 탈락한 김영진 의원을 이번 19대 총선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시키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양 교단협의회 측은 “김 의원은 5선 중진 의원으로서 지역발전에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하는데 누구보다도 앞장서 왔음에도 민주통합당의 원칙 없는 공천기준으로 탈락했다”며 “사전 확정된 공천기준인 도덕성, 의정활동 평가, 정체성 등을 갖춘 김 의원의 공천 탈락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무소속 출마를 강력히 추대한다”고 밝혔다.
경선과정에서 자살사건으로 무공천 지역으로 결정돼 다자간 구도로 치러지게 된 동구에서 박주선 의원의 출마설도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은 오는 21일 께 이에 대한 입장을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에 출마한 양형일 전 의원, 이병훈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장도 무소속 출마를 밝혔다.
줄곧 지역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를 얻으며 표심을 잡았던 서구갑 송갑석·김이강 국회의원 예비후보도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민주통합당 현직의원들과 정치신인들의 잇따른 무소속 출전은 이미 형성된 ‘광주 반민주 무소속 벨트’와 함께 이번 광주총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치신인의 등용문이 될 것이라던 민주당 국민경선이 오히려 중진들의 기득권 강화와 계파라인의 등용문이 됐다는 비난 여론은 반민주 전선을 형성했다. 광주 무소속 벨트의 광주 접전이 공천이 당선이라는 정치구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