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잃어버린 영광 되찾을 윤용로식 구상, 모습드러내

선택적 해외진출에 합병 시너지 적극주도 등 특징있는 추진할듯

임혜현 기자 기자  2012.03.15 15:17:21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외환은행(004940)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이를 바탕으로 과거 외환은행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윤용로 신임 행장의 의지가 뜨거운 가운데, 그 공략 포인트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외환은행이 화력을 집중할 주요 요소들은 외국환 분야와 대기업 영업, 그리고 신흥시장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한 해외 진출이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윤 행장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직원들의 마음을 보듬고 과거의 외국환 전문은행, 글로벌 뱅크로서의 외환은행 명성을 되찾겠다"는 입장을 확인하고, "외환은행이 잃어버린 부분과 (다른 은행에) 뺏긴 고객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그간 외환은행이 론스타 산하에서 치른 여러 갈등 국면에서 고객들을 뺏아간 다른 시중은행들에 대한 '선전포고'인 셈이다.

윤 행장은 "과거 우리는 외국환 전문은행이었고 카드와 대기업금융에서도 강점을 가졌지만 현재 다른 은행이 이 분야에서 많이 따라왔다"고 위기감을 드러내는 현상 진단을 내렸다. 윤 행장은 이어서 "과거의 명성에 걸맞는 △외국환역량 △대기업금융 △신용카드 △트레이딩 △투자은행업무(IB) 분야 등의 핵심역량을 회복하고 고객을 늘리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본점 슬림화, 외국환 역량 살린 중기 지원도 관심

구체적 방안으로 윤 행장은 본점의 조직을 슬림화해 영업조직을 확충하고 중소기업금융 대출과 관련해서는 외국환 서비스를 강화해 시장점유율을 늘리겠다는 방침도 설명했다.

해외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는 하나금융과의 시너지를 고려하되 동북아 지역과 미국 서부·동부, 남미 지역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밝혔다.

윤 행장은 스페인의 걸출한 금융기관인 산탄데르은행을 예로 들면서도 이 곳이 벤치마킹 대상이지 단순한 답습의 모델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윤 행장은 "사모펀드 론스타가 지배하면서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중소기업 대출은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하나금융 인수로 국내금융회사로 돌아왔는데 기조 변화가 있는가?"를 묻는 기자들에게 이런 경향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우리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좋은 편이지만 자본에 있어서 대기업과의 거래가 많다보니 동일인 한도(1인당 대출해줄 수 있는 한도)와도 연결이 된다. 이 때문에 자본을 확충할 필요성도 느끼고 있다. 앞으로 다른 은행의 배당성향이나 우리의 적정한 대기업영업에 따라 필요한 자본량을 감안해 적절한 배당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해 배당 축소 방침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중소기업대출의 경우에도 "그동안 시장점유율이 계속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수출기업의 비중이 큰 나라인데, 수출입 관련 외국환 관련해선 외환은행이 좋은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이런 분야 서비스를 늘려 중소기업금융 부문의 시장 점유율도 회복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하나와 시너지에 많은 신경쓸 것

한편 하나금융과의 시너지 효과 창출에 대해서도 외환은행의 일방적 희생에 의한 효과 발휘가 아닌 대등한 경쟁과 협력에 의한 평가를 당부하는 입장도 내비쳣다.

윤 행장은 예를 들어 해외 진출시 중복된 법인·지점 처리 방향에 대해 "현지법인이 함께 있는 나라는 중국과 인도네시아"라면서도, "현재 하나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은 현지사람을 대폭 채용하는 등 현지경영에 강점이 있고, 외환은행은 현지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과 그 협력 중소기업과의 기업금융에 강점이 있다. 이 부분에서 시너지 낼 수 있다고 본다. 서로의 대기업 고객과 현지 직원을 공유하면 대기업 서비스와 리테일 영업에서의 시너지가 날 수 있다. 다만 홍콩과 싱가포르 등에는 겹치는 지점이 2개인데 그 곳에서의 시너지는 지주 내부 글로벌 전략실에서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 일방적으로 어디가 없애고 어디가 남는 게 아니라 여러 방안에 대해 좋은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영업에 대해서도 "하나SK카드가 외환카드 가맹점 공유, 하나대투증권 상품 판매, 방카슈랑스 등 하나금융에(만) 유리한 시너지가 많다. 외환 쪽 유리한 점이 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하나SK카드에 외환카드 가맹점을 같이 쓰면 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늘어난다. (하나SK 40만개, 외환 250만개) 또 하나대투증권이 있으므로 퇴직연금 상품을 개발할 때 금융·증권이 결합할 수 있다"고 말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윤 행장은 외환은행의 계열사에도 독자 경영 5년 보장 방침이 적용되는가의 문제에 대해 "하나SK카드도 합작사고 하나캐피탈도 합작사로, 지분 문제가 있어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많다. 합병이 나을지, 따로따로 갈지, 전략적 제휴가 유리할지 지주 차원에서 함께 협의하는 단계다. 자리가 잡히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열린 경쟁을 지향하는 태도를 보였다.

은행의 점포를 늘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큰 그림에서 생각해야 한다면서, 점포의 역할은 은행 전체 업무의 10%대 정도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므로 단순히 늘리는 것보다는 모바일 뱅킹 전략을 어떻게 갈지와 연관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점포 증설에 대해서는 "사업계획을 보면서 조정하겠다"고 말해 조만간 어느 정도의 그림을 추가로 언론에 제시할 뜻을 시사했다.

하나와 합친다고 걱정마라, 믿고 일하라 강조

한편 인사철학 등을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 등에서도 윤 행장은 외환은행 직원들의 역량 발휘와 애사심 확인을 주문하는 태도를 여러 번 내비쳤다.

임원 인사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론스타에서 인사를 하다보니 언제 외환은행의 매각 이뤄질지 몰라서 임원 등이 다른 은행에 비해 오래 재임했다. 임원인사 부분은 오래 된 임원분들이 용퇴하면서 부담을 덜어줘 후배에게 승진 기회를 주게 됐다"고 큰 폭의 교체를 설명했다. 직원 인사에 대해서는 "인사 철학은 취임사에서도 강조했듯 '외환은행 인사는 직원이 한다'는 것이다. 청탁이나 혈연, 지연, 학연에 구애되지 않는 인사를 하도록 할 것이며 실적이나 직원들의 평가에 따라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