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미FTA가 타결된 지 4년10개월 만에 한미자유무역협정이 오늘 0시를 기점으로 공식 발효됐다. 한미FTA가 처음 거론된 것은 지난 2003년. 미국을 하나의 전략국가로 꼽으면서부터다. 그렇다면 이번 발효로 우리나라 경제전반에 미칠 영향은 어떨까. 산업군별로 알아봤다.
먼저, 전문가들은 이번 한미FTA(자유무역협정)가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측했다. 관세가 철폐되면서 수입과 수출 모두 늘어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여기에 한미FTA 안에는 투자협정도 포함돼 있어 외국인 투자증대 등 우호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산업분야별로 따져보면, 가장 큰 수혜를 입는 분야는 단연 자동차산업이다. 1270만대 규모의 미국 자동차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업체는 오는 2016년 관세가 완전 철폐되면 3~5% 가량 차값이 떨어진다.
특히, 최대 12.5%에 달하는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자동차 부품업계는 더 큰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미국 현지 완성차업체로의 부품 수출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실제 주문량이 기존보다 2배 가량 늘었다는 소식이 곳곳에서 전해지고 있기도 하다.
◆자동차‧화학‧섬유 ‘반색’…철강‧조선 ‘꼽사리’
이에 따라 주춤했던 철강산업과 조선산업도 덩달아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인다. 철강의 경우 따로 관세가 있는 건 아니지만 자동차나 다른 제조업체에 들어가는 소재로서 간접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한미 양국 정부가 한미FTA를 발효키로 합의한 지난 2월 한국철강‧조선협회는 전폭지지 환영사를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철강협회는 환영사를 통해 “선진 철강국인 미국과의 FTA 발효는 우리 철강산업의 구조를 고도화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신제품 개발, 파이넥스 제철기술의 성공적 상용화는 물론 수요가의 다양한 요구 충족을 위한 기술개발 노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조선협회 또한 “한미FTA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기자재기업과의 동반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2조달러 수출을 달성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공‧해운 등 운송업계 역시 조심스레 기대감 보였다. 운송업계는 교역량 증가로 인한 인적‧물적 수출입 확대로 적잖은 이득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섬유와 석유화학업계 또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평균 13%를 웃도는 관세가 폐지될 경우 국내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올라가 수출증대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이번 한미FTA 발효로 연평균 3006억원의 생산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도 합성수지 등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식품업계도 한미FTA를 발판 삼아 300만 교포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라면 등 면류와 고추장‧된장 등 장류, 김 등 조제식료품 등 6% 이상의 높은 관세가 없어지면서 가격 경쟁력이 생긴 까닭이다.
◆농축산‧제약 ‘울상’…전자‧반도체 ‘시큰둥’
반면, 농축산업계와 제약업계는 벌써부터 울상이다. 미국산 돼지고기와 과일, 브랜드 파워가 있는 미국 의약품의 물량 공세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도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이미 정보기기나 가전제품에 대한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 관세율은 0%며 에어컨‧세탁기‧냉장고 등 가전제품은 제품별, 가격별로 약간 차이가 있으나 1~2%대, TV는 5% 수준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국내 부품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반도체는 이미 IT 무관세 양허품목으로 1990년대 중반부터 무관세를 유지해 온 탓이다. 또한 TV용 LCD패널도 5% 수입관세를 즉시 폐지하는 게 아니라 5년 유예기간을 두고 있는 탓에 당장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