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행장이 을지로 본점으로 첫 출근하던 날 노조 측은 장미꽃 한 다발을 선물했습니다. 당시 꽃다발을 받아든 윤 행장은 “장미꽃처럼 (외환은행을) 활짝 피우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습니다. 노조 측이 준비한 장미는 바로 외환은행을 상징하는 꽃입니다.
외환은행의 행화(行花)인 장미는 꽃 중의 꽃처럼 최고의 은행, 일과 인생에 대한 정열, 고객 및 동료에 대한 사랑을 의미합니다. 지난 1968년 적금명칭 공모에서 ‘장미적금’ 당선 이후 이미지 부각으로 장미를 대내외적으로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입출금 전표에도 장미 꽃 그림이 새겨져있을 뿐만 아니라 우수 텔러를 칭하는 명칭도 ‘로즈 텔러’ 등으로 행화인 장미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각 은행을 상징하는 꽃보다는 행명 등을 응용해 만든 로고로 그 트랜드가 변하며 행화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과거 1990년대만 하더라도 행가, 행화를 정해 은행의 특징을 살리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합니다. 상징물은 그 은행이 추구하는 바를 보여주죠. 그럼 여타 은행들의 심볼은 무엇인지 살펴보았습니다.
과거 국민은행을 상징하는 것은 ‘까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KB금융그룹이 출범한 후 10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는 KB금융 모든 계열사의 심볼은 Star-b 즉, ‘별’입니다. 이는 KB금융의 미래지향적인 모습과 금융의 ‘별’이 되겠다는 높은 의지를 나타냅니다.
기업은행의 이미지 로고는 기울어진 사각형으로 정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가고자하는 역동성과 진취성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또 사각형 내부는 IBK를 도형화해 디자인한 것으로써 기업은행이 고객과 함께 하늘을 열어가는 큰 새의 날개처럼 밝은 미래를 열어간다는 약속을 의미합니다. 기업은행의 독특한 점은 행가(行歌)가 두 개라는 것입니다. 은행 창립(1961년) 당시 만든 행가가 있으나, 이 행가가 너무 오래돼서 기은찬가(2005년)라는 것을 새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우리은행은 ‘한새 여자프로농구단’ 등을 운영하며 ‘한새’를 은행의 마스코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새’는 크다는 뜻을 지닌 두루미나 황새의 순 우리말입니다. 날개를 펼쳤을 때 최대 3m에 달하는 ‘한새’는 큰 동작과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매너로 코트를 압도하는 우리은행 여자농구단의 특징을 그대로 형상화했다는 것입니다.
반면, 출범 시점부터 행가 혹은 행화 없이 시작한 은행도 있습니다. 그곳은 바로 하나은행입니다. 하나은행은 틀에 잡혀있는 관료제, 정체된 조직 분위기를 탈피해 유연한 사고와 조직 체계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은행을 대표하는 심볼이 없는 것은 아니죠. 하나은행의 심볼은 ‘ㅎ’와 흡사합니다. 이 문양은 하나의 ‘ㅎ’을 모티브 삼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