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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평범한 고무의 ‘명품타이어’ 변신…‘볼수록 신기하네~’

한국타이어 전신 조선다이야공업, 70년만에 글로벌 7위

전훈식 기자 기자  2012.03.14 11: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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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타이어 부문 글로벌 매출 6조4844억원을 달성한 한국타이어가 글로벌 탑 7위를 굳건히 지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최초 공장인 영등포공장을 설립한지 70년 만에 올린 쾌거다. 일반 고무에서 ‘명품 타이어’로 재탄생시키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타이어의 제작 과정을 살펴봤다.

지난 1941년 5월10일, 한국타이어는 ‘조선다이야공업’이라는 이름으로 창립됐다. 이후 1년 만에 영등포공장에서 타이어 생산을 시작한 한국타이어는 1979년에 본격적인 생산라인을 갖춘 대전공장(연산 150만개)을, 1991년에 최첨단 생산 설비를 자랑하는 금산공장(연산 1000만개)을 연이어 설립하며 대규모 생산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세월이 흐른 지금,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빠지지 않는 명품 브랜드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지속적인 기술투자와 품질향상으로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GM △폭스바겐 △르노닛산 △토요타 등 글로벌 ‘빅5’ 자동차 회사에 타이어를 공급하는 활약상도 펼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빛나는 활약을 보이고 있는 한국타이어의 대전공장에서 명품 타이어의 생산과정을 하나씩 파헤쳐 봤다.

◆주행성능과 안전성 ‘좌우’…여러 과정 거친 조립품

타이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이 분야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이라면, 대개 커다란 고무를 깎거나 아니면 붕어빵처럼 고무를 녹인 물을 일정한 틀에 부어 제작할 것이라 생각하기 십상.

하지만 타이어는 교체 하나로 주행성능과 안전성에 가장 큰 개선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과정을 거친 다수의 고무가 서로 조립되면서 하나의 제품으로 탄생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타이어는 트레드(tread)·카커스(carcass)·비드(bead)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직접 노면에 접하는 부분인 트레드는 잘 마모되지 않는 튼튼한 고무로 제작된다. 접지 면에서는 트레드 패턴이라고 하는 무늬가 새겨져, 차의 방향유지성·코너링 포스·노면유지성능·브레이크 성능 등의 기능이 생긴다.

타이어 골격인 카커스는 차체 하중을 지지하고 끊임없는 굴곡운동에도 충분히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되며, 많은 코드(cord)가 겹쳐진다. 타이어의 등뼈 부분에 해당하는 비드는 카커스 코드의 끝에 감겨져 있다. 이 비드 부분이 바퀴의 림에 고정돼, 십여 줄의 와이어를 사용해서 보강하고 있다.

◆장인이 ‘한땀 한땀’ 수놓아…

대전공장에 들어서면서 제일 처음 눈에 띄는 것은 ‘밴버리 믹서(Banbury Mixer)’라는 기계다. 천연고무와 합성고무를 분쇄하고 다른 합성물질과 고무를 혼합하기 위해 사용된다고 한다. 이곳이 타이어 제조의 시작에 해당하는 바로 정련공정으로, 원재료인 고무의 생산을 맡고 있다.

   
타이어 생산과정 중 하나인 가류공정에서는 비완제품인 그린타이어를 일정한 금형에 투입, 높은 열과 압력을 가하면, 비로소 타이어 완제품으로 탄생하게 된다.

원재료인 천연고무와 알지 못하는 재료들이 들어간 밴버리 믹서에서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검은 고무시트를 쉬지 않고 배출해 냈다. 카본블랙을 혼합하는 1차 혼합과 유황을 혼합하는 2차 혼합을 거친 고무에 타이어 특성이 부여되면서 최종원료인 파이널믹싱(Final Mixing)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얼마나 정확한 비율로 혼합되는지의 여부가 타이어 가치를 좌우하기 때문에, 공장 내 핵심 시설로 여겨지고 있었다.

물론 천연고무를 비롯해 합성고무 및 유황과 같은 화학물질을 혼합하는 과정이다 보니, 유해가스 발생의 위험성이 다른 공정에 비해 높아 보였다. 실제로도 다른 공정에 비해 유독 고무 타는 냄새를 풍기기도 했다. 근로자들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고, 공장 측에서도 다수의 환기통 설치로 조금이라도 건강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한 흔적이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최종 원료로 모습을 드러낸 고무시트들은 구분된 형태로 분류 되면, 좁은 공간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근로자들이 직접 지계차로 압출과 압연 그리고 비드 공정으로 옮겨간다.

그 다음에 살펴본 코스는 압연공정. 압연은 돌고 있는 한 쌍의 롤러 사이에 고무시트(스틸코드: 트레드 부위에 접착해 내구성 강화)를 통과시켜 고무를 입히는 작업이다. 스틸코드를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하고, 스틸코드 양면에 일정한 두께의 고무를 연속적으로 입혀졌다. 공장 관계자는 “이렇게 입혀진 코드들의 위치나 개수 그리고 각도에 따라 타이어는 고무 덩어리가 아닌 타이어 고무로써의 기능을 발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압연공정 코스를 지나 압출공정에 도착했다. 이곳에서는 타이어의 각 부위별 특성에 맞는 고무를 일정한 폭과 두께로 압출하며, 트레드와 사이드월 전용으로 제조된 고무시트를 원하는 규격에 맞춰 일정한 크기로 가공했다.

그 옆에는 비드공정이 자리 잡고 있었다. 타이어 부품 중 자동차 림에 직접 장착하는 역할인 비드를 생산하는 공정으로, 사측은 1mm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다(물론 다른 공정도 마찬가지겠지만)고 말했다. 도금된 강철 와이어에 고무를 코팅한 다음, 규격에 따라 와이어를 감았다. 감는 횟수는 가지각색. 와이어를 많이 감을수록 힘을 많이 받는 차종의 타이어이라는 설명이 덧붙었다. 이렇게 제작된 비드에 얇은 고무를 덧붙여 강도를 보강했지만, 아직까지 타이어로써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붕어빵 제조로 타이어 ‘펑’

타이어 제작과정에 있어서 가장 신기하고 의외라고 생각한 공정이 ‘성형공정’이다. 성형공정에서는 근로자들이 위의 여러 공정들을 거친 재료들을 조합한다. 1차적으로 타이어 본체에 해당하는 부분에 카카스·비드·사이드월 등을 붙인 다음 2차 성형기로 옮겨 벨트와 트레드를 붙이면 타이어의 형태를 띤 그린 타이어가 완성된다.

   
교체 하나로 차량의 주행성능과 안전성에 큰 개선을 가져올 수 있는 타이어는 여러 과정을 거친 다수의 고무가 서로 조립됨으로써 탄생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기계의 힘을 필요로 했다. 하지만, 다른 공정과 달리 근로자들의 손길에서 처음과 마무리를 책임졌다. 재료들의 불순물을 재확인하는 검증을 통해 완성도 높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최근 다른 공장에서는 자동화시설의 구비로 근로자의 재확인 절차는 생략됐지만, 대전 공장에서 만큼은 오히려 불순물 확인 및 제거에 있어서 숙련된 근로자들의 손을 거쳐 제품 완성도에 신뢰를 높여줬다.

완성된 그린 타이어는 타이어로써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부족함이 없지만, 고무 탄성은 만족할 만큼은 아니었다. 이를 위해 가류공정으로 이동해 기능성을 향상시키는 과정으로 이어지게 된다.

가류공정에서는 그린타이어를 일정한 몰드(금형)에 투입해 높은 열(170~180°)과 압력을 가하자, 고무 탄성이 증가한 타이어가 ‘펑’하고 모습을 드러냈다. 유황과 다른 화학 약품이 고무와 반응을 일으키는 과정인지라 근접해서 볼 수 없었지만, ‘붕어빵 제조’를 연상케 했다.

제품마다 필요로 하는 고무 탄성이 달라, 소요시간 역시 상이했다. 승용차용 타이어는 약 10~12분 정도, 트럭용의 경우 30~40분 정도 시간이 걸렸다.

공장 한쪽에는 ‘손 모아 품질개선, 마음모아 혁신활동’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한낱 고무가 여러 공정을 거쳐 하나의 타이어로 재탄생되는 시간은 3~4시간에 불과하진 모르지만, 대전공장 근로자들에게서 느껴지는 명품 타이어에 대한 자긍심은 현재 한국타이어의 위상을 대변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