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재래시장은 예전의 활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주거지역 구석구석까지 파고드는 대형마트의 전방위적 성장 탓일 게다. 선거 때만 되면 ‘재래시장을 살리겠다’는 공약이 남발하지만,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명절 때 어머니 손을 잡고 장을 보러 다녔던 그 시절의 시장의 정취를 다시는 느낄 수 없을 것이란 마음에 허전한 마음까지 든다.
중소기업청은 2009년 7월 재래시장을 살리자는 취지로 온누리상품권을 내놨다. 하지만 이 상품권은 재래시장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다.
인근 재래시장을 찾아갔다. ‘온누리상품권을 환영합니다’라는 글귀의 현수막이 곳곳에 있었지만 해당 상품권을 취급하는 곳이 별로 없었다.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재래시장의 한 상인은 “온누리상품권은 신용카드처럼 수수료가 붙지 않지만, 환전과정이 까다로워 현금이 필요한 상인들에게는 애물단지로 여겨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상인은 이어 “받지 않는 게 아니라 못 받는 것”이라며 “상인 대부분이 40~70대가 많아 상품권 환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도 했다.
실제 1만원권과 5000원권 등으로 구성된 온누리 상품권은 시장상인회와 대구은행, 우정사업본부, 신협, 새마을금고, 기업은행, 광주은행, 부산은행, 전북은행, 경남은행 등 7개 금융기관에서 구입할 수 있지만 환전이 까다롭다.
온누리상품권을 환전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개인 시장상인이 해당 금융기관에 신청서를 등록하려면 확인절차가 필요한데, 이에 걸리는 시간은 약 4~7일. 또 확인결과에서 ‘거부’ 판정이 나올 수도 있어 환전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시장상인회가 온누리상품권 회수를 대행하는 방법도 있다. 상인회가 해당 금융기관에 계좌를 개설하고 상품권 환전신청을 하면, 환전된 돈은 상인회 계좌로 입금되고, 다시 개별 상인계좌로 넘어가는 시스템이다. 상인이 직접 돈으로 받아볼 수 있는 시간은 최소 이틀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유통되는 상품권의 모양새를 따른 것이지만, 보다 빠른 화폐 회전율이 필요한 재래시장 상인들로서는 불필요한 절차로 여겨지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런 상품권에서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을 찾았으니, 상인들 입장에선 답답함이 컸을 것이다.
이는 기업형 슈퍼마켓과 대형마트에 둘째, 넷째 주 일요일을 의무 휴무일로 하자는 주장이 거세져 지난 11일 전주시에서 첫 휴무일을 지정했지만, 재래시장 활성화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는 언론보도 또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