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4·11 총선 최대 격전지로 분류되는 정치1번지 종로에 나서는 여야 후보들의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새누리당에서는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일찌감치 종로 출마의사를 밝히면서 공천신청을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공천위는 종로에 6선 중진 친박 홍사덕 의원을 공천했고, 공천에서 탈락한 이 전 수석은 탈당 뒤 무소속 출마도 불사할 뜻을 밝혔다.
그랬던 그가 13일 돌연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종로 승리와 정권재창출의 밀알이 되겠다는 것. 그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총선 출마를 접으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전 수석은 “적전 분열로 제가 4년간 이명박 대통령을 모시고 일했던 청와대 앞마당인 종로를 야당에 내 줄 수는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총선 불출마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 11개월 이상 남은 이명박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마무리와 정권재창출을 위해서 어느 곳에서든 제가 할 수 있는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종로 승리를 위해 흔쾌히 돕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번 공천을 과학적 공천이나 국민적 눈높이에 맞는 공천이라고 하기에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이제 대승적으로 수용하기로 한 이상, 이 문제에 대해 더 거론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공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한때 집단 탈당 사태가 예상되기도 했지만 의외로 새누리당 공천 탈락자 상당수가 당에 남아 백의종군 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새로운 국면을 보이고 있는 모양새다.
그런가 하면 같은 날 야권에서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후보가 종로의 야권연대 후보 자리를 놓고 경선을 치를 것을 밝혔다.
당초 민주통합당 4선 정세균 의원은 홍사덕 의원과 맞붙을 것으로 기정사실화 되면서 일찌감치 종로 표심 닦기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주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야권연대 협상에 성공하면서 종로는 두 정당의 경선 지역으로 분류됐다.
민주통합당의 정세균 의원과 통합진보당 김원열 후보는 이날 국회 정론관을 찾아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1번지 종로에서도 야권연대 경선을 실시한다”면서 “멋진 연대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 의원은 “우리 두 후보는 중앙당의 선거연대 합의를 흔쾌히 수용하고 연대 정신을 살릴 것”이라면서 “경선을 통한 후보 단일화뿐만 아니라 이후 공동 캠페인 등을 통해 기필코 새누리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눌러야 한다는데 공감했다”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 김원열 후보는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의 정책 등이 동일하지는 않지만 시대의 절박함과 국민의 요구에 야권연대 합의를 이뤘다”면서 “정치적 상징성이 큰 종로에서 새누리당을 심판하고 진보적인 정치가 이뤄지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여야 모두 상대를 견제하며 자리를 지키려는 의지가 확고해 보인다. 다만 새누리당의 경우 당 내부의 분열을 막고 야당에 틈새를 보이지 않기 위해 탈당 대신 ‘백의종군’을 선택, 결집력을 단단히 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반대로 야당은 어떻게든 새누리당을 눌러 정권교체를 이루려는 복안으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던 야권연대에 극적으로 합의, ‘어떻게 가든 서울만 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움직이는 모양새가 강하다.
실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김원열 후보의 말마따나 새누리당을 심판하자는 기본 기조만 같을 뿐 추구하는 정책 등은 일치하지 않는다. 야권연대와 경선이 내심 불안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편,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두 후보의 경선은 오는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