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하루에도 100통 이상의 고객 상담전화를 응대하는 콜센터 상담사에 대한 악성고객들의 언어폭력이 늘어나며 콜센터들이 대책마련에 나섰다.
지난해 한국컨택센터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콜센터 중 약 70%는 악성고객과의 상담이 상담사의 업무 집중도와 이직율에 영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적인 전화 응대만도 버거운데 갈수록 성희롱과 폭언 전화까지 늘며 감정노동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성희롱, 욕설 등 악성고객들의 상담전화로 상담사들의 감정노동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자 카드사, 이통사 등 콜센터 운영기업들이 상담원 지침을 바꾸고 있다. |
이에따라 각 카드사들은 상담사에게 ‘상담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등 악성고객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지금까지는 성희롱 발언이나 욕설 등에도 응대 요령상 먼저 전화를 끊을 수 없었지만 이제 업무와 무관한 얘기를 하는 고객들에게 상황을 설명한 뒤 먼저 전화를 끊을 수 있게 한 것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올 들어 막말 고객들에게 형사처벌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경고성 안내를 하고 있으며 성희롱을 하는 고객에게 상담원이 두 번의 구두 설명을 해도 변화가 없으면 바로 자동응답시스템(ARS)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후 자동응답시스템에서는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12조에 해당하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는 안내 음성이 나온다.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 또한 지나친 성희롱이나 욕설을 하는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고 상담을 중지하도록 했다. 신한카드는 악성고객에 대해 기록한 뒤 이후 다시 전화가 왔을 경우엔 남자상담원이나 업무 경력이 많은 상담사들에게 전화가 갈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한 악성고객을 응대한 상담사들에게는 명상의 시간 등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 콜센터를 운영 중인 기업이나 서울시 다산콜센터 또한 ‘악성고객’ 대처에 발 벗고 나섰다. 다산콜센터의 경우 상습적으로 걸려오는 ‘악성 고객’을 담당하는 별도의 고객관리반을 설치하고 상담사들을 위한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파크CS는 상습적으로 언어폭력을 가하는 고객은 고객명단에서 제명하고 있으며 이후에도 계속 전화할 경우 법무팀에서 검토 후 내용증명을 보내고 있다.
GS SHOP 소비자민원팀은 민원팀을 따로 만들어 ‘못난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 기선애 팀장은 “소비자민원팀 내에 민원팀을 따로 운영하며 악성고객들에게 경고를 주고 계속될 경우 과거이력 등을 검토해 거래를 중단시키고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고객이 악성고객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에 대해선 따로 결정권자를 두고 있다.
한국컨택센터협회 황규만 사무총장은 “대규모 콜센터를 운영하는 이통사에서는 오래전부터 실행해 왔지만 최근들어 보험ㆍ카드사 등 금융권에서도 언어폭력의 심각성을 느끼고 많이 문의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해도 계속해서 콜센터 언어폭력에 대한 간담회를 준비 중”이며 “올해엔 사회적 여론이 형성된 만큼 업종별 대처방안 등 좀 더 심화된 논의를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