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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악몽’ 외인·기관 발 빼자 코스피 2000선 또 위협

코스닥 3거래일 만에 하락불구, 각종 테마는 승승장구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3.12 15: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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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잦아든 줄 알았던 그리스 국채교환 이슈가 또 다시 코스피의 상승 추세를 꺾었다. 주말 이후 2030선을 타진하던 코스피 지수는 개장 초 하락 반전해 2000선 초까지 미끄러지며 불안한 월요일을 맞았다. 12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5.80포인트(0.78%) 하락한 2002.50으로 거래를 마쳤다.

그리스의 국채교환 협상이 성공을 거뒀음에도 국제스왑파생상품협회(ISDA)가 이를 CDS 지급 사안인 ‘신용사건’으로 규정한 것이 증시의 압박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부담은 수급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대외불안 수급에 고스란히 반영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35억원, 1116억원을 동반 순매도했으며 특히 투신은 1036억원어치 주식을 던졌다. 개인만 2892억원의 ‘나홀로 순매수’를 기록해 2000선 수성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었다. 프로그램매매에서도 매도세가 압도적이었다. 차익거래에서 483억9800만원, 비차익거래에서 1521억7400만원의 순매도세가 이어졌다.

업종별로도 하락 업종이 대부분이었다. 통신업, 음식료업, 의약품, 유통업이 소폭 상승 마감한 것을 제외하고 전 업종에 파란불이 켜졌다. 기계업종이 2.47% 하락해 낙폭이 컸으며 종이목재, 철강금속, 전기전자, 화학, 전기가스업, 운수창고, 증권, 제조업 등이 1% 이상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약세로 거래를 마쳤다. 전거래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삼성전자는 금일 1.63% 하락한 121만원으로 내려앉았으며 현대중공업과 LG화학이 각각 2.54%, 3.55% 급락했다. 시총순위 15위 안에서는 현대차, 신한지주, LG전자만 상승했으며 보합을 기록한 기아차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약세를 기록했다.

◆AI 창궐 조짐에 수산株↑

특징종목 가운데서는 원활한 주택분양 계획 진행과 해외수주 개선 기대로 현대산업이 4%대 급등한 것을 비롯해 현대건설 등 건설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충남 계룡시 토종닭 농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사례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수산주의 강세도 돋보였다. 동원수산이 7% 이상 치솟았고 사조오양도 2% 넘게 올랐다. 반면 강세를 보이던 한성기업은 0.88% 하락 반전했다.

BMW3 시리즈 납품 소식에 한국타이어가 3%대 상승했으며 잉곳 매출 대부분을 SunPower에 납품을 발판 삼아 오는 5월 이후 미국시장에서의 본격적인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는 분석 덕분에 웅진에너지도 4.5% 상승했다. 신제품 ‘돈라면’ 출시를 발표하며 3거래일째 강세를 보이던 삼양식품은 장 막판 하락세로 돌아섰다.

중국법인의 실적 급등으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는 분석에 휴비츠가 5% 이상 급등했으며 성창에어텍은 전기차 핵심부품인 인버터를 현대차 그룹에 독점 공급해 고성장이 예상된다는 평가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나대투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그리스 디폴트 우려 완화와 미국의 양호한 고용지표는 긍정적이지만 코스피는 거래량이 적은 가운데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업종별 차별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금주 미국 FOMC 이벤트 등 주요 이슈가 예정돼 있는 만큼 관련 변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또 “대형주에 비해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중소형 실적 우량주에 대한 트레이딩 전략이 유효한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2개를 비롯해 296개 종목이 상승했으며 533개 종목이 하락했다. 63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코스닥 약세 전환 속 테마만 득세

540선 재탈환을 노리던 코스닥도 3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12일 코스닥지수는 전 일대비 3.44포인트(0.64%) 내린 536.11로 마감했다. 개장 직후 소폭 상승세를 보이던 코스닥 지수는 장중 하락 반전한 이후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가 몰리며 낙폭이 커졌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13억원, 15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개인은 289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지수 하락 영향으로 하락 업종이 대부분인 가운데 코스닥 신성장기업이 2.98% 상승한 것을 비롯해 비금속, 제약, 방송서비스 업종이 1% 이상 강세를 보여 비교적 선전했다. 반면 출판/매체복제가 4% 이상 급락했으며 운송과 섬유/의류, 소프트웨어업종이 2~3% 낙폭을 기록해 비교적 하락폭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대부분 약세였으나 '대장주' 셀트리온이 4.76% 급등하며 체면을 세웠다. CJ오쇼핑, 다음 등 시총순위 1~3위 종목도 모두 강세 마감했다. 그러나 시총 순위 15위 내에서는 이들과 동서를 제외한 전 종목이 약세를 기록했다. 젬벡스와 에스엑이 각각 4.10%, 5.47% 하락해 낙폭이 컸으며 서울반도체와 포스코 ICT, 네오위즈게임즈 등도 2% 이상 하락했다.

대부분 업종과 시총 상위 종목이 힘을 못 쓴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각종 테마가 득세했다. 정부가 전남·제주를 잇는 해저 고속철 사업 추진 계획을 밝히자 울트라건설, 특수건설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AI창궐 소식에 대체주로 꼽힌 수산주와 백신주가 급등했다. 반면 닭고기 업체인 마니커, 하림, 동우 등은 동반 하락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15개, 387개 종목이 상승했으며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한 6개를 비롯해 565개 종목이 하락했다. 84개 종목은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